챗GPT 성교육 - AI보다 현명한 부모의 우리 아이 지키기
이석원.김민영 지음 / 라온북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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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가 먼저 챗 GPT를 배워 내 자녀만이라도 분별력을 갖추고 자기만의 기준이 있는 아이로 자랄 수 있게 해주자. 안전한 온라인 세상은 다 함께 노력해야 만들 수 있다.

이 책은 챗 GPT의 딥페이크 기술의 위험으로부터 아이들을 보호하고 가정과 사회를 안전하고 행복하게 만들기 위한 가이드북이다.

딥페이크란 딥러닝(Deep learning)과 가짜라는 페이크(fake)의 합성어로, AI 기술로 만들어낸 가짜 이미지, 오디오, 비디오 등을 말한다. 건강하고 안전한 사회는 사회적 약자인 아이들을 보호하고 위험한 요소를 제거하기 위해 함께 노력하는 사회다.

저자는 성교육은 서로의 경계와 인격을 존중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교육이라고 한다. 아이들 스스로 분별력을 갖추고, 윤리적으로 AI를 활용하며, 사회적 책임감을 갖게 해주어야 한다. 성에 대한 호기심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잘못된 환상이 디지털 성폭력으로 이어지고 그 정도가 심각해지는 것는 충분한 성교육이 이루어지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나는 딥페이크 성적 영상물을 생성하고 유포하는 문제의 중심지가 한국이라고 해서 놀라고, 거의 국가 재난 수준이라니 그 심각성에 또 놀라고, 70% 이상이 10대 청소년인 것이 충격이었다.

AI와 친숙한 알파 세대는, 다른 사람의 인권을 짓밟고도 가짜니까 괜찮고, 시간이 지나면 잊히니까 상관없다며 장난처럼 여긴다. 그런데 피해자는 현실에 존재한다. 부모님도 애가 장난으로 그런 걸 뭘 그렇게 유난이냐고 했다니,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의 부모였어도 그렇게 말할 수 있었을까?

디지털 성폭력 피해자들 대부분은 여성이고 아무도 나를 도와줄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불신은 무기력과 좌절을 가져온다. 희망도 없고 어떤 반격도 할 수 없기에 견딜 만큼 견디다 삶을 끝내기도 한다.

우리가 메타버스를 다 알기도 전에 챗 GPT가 나왔고, 아이들은 챗 GPT 기술에 즉각 반응하고 활용하고 있다. 특히 생성형 AI Sora는 텍스트를 사진도 아니고 영상으로 만들어준다. 실제 사례를 읽다 보니 AI가 만들어낸 창작물이 너무나 놀라워서 학생들이 빠져들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이런 환경에서 우리 아이들을 지키는 방법은 예방이 최선이 아닐까?

정부는 2025년부터 초중고에 AI 디지털 교과서 도입을 추진한다고 한다. 앞으로 더욱 챗 GPT 사용이 증가할 텐데, 아바타 성폭력, 딥페이크 성범죄와 같은 새로운 형태의 성범죄 등을 처벌할 수 있는 법률 제정은 느리다. 딥페이크 콘텐츠를 걸러내는 기술 역시 완벽하지 못하다.

그래서 예방이 최선이라는 것이다. 미디어 리터러시, 즉 미디어 독해력을 키워야 한다. 아이들이 사용하는 AI에 관심을 갖고 어떤 생각을 하며 보고 있는지 많이 질문하고 대화해야 한다.

저자는 AI 챗봇에 성적인 질문을 하며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는 자녀의 부모님과 상담했다. 성교육과 양육 코칭을 병행한 결과 자녀와의 소통 시간이 늘고 AI 챗봇에 의존하는 시간이 평균 2시간에서 20분으로 크게 줄었다고 한다. 혼자 고민하지 말고 상담을 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인 것 같다.

아이가 음란물을 보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화를 내거나 다그치지 말고 아이의 말을 무조건 믿고 대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부모도 성교육이 필요하다. 이 책에 나온 연령대별로 제공해야 할 성 지식 역시 챗 GPT가 알려준 것이다. 걱정만 하지 말고 이렇게 검색하고 공부해서 부모가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야 한다. 더 이상 부모가 손 놓고 있으면 피해는 고스란히 아이들 몫이 된다.

챗 GPT는 사람의 편의를 위해 만들어졌다. 그런데 부작용이 이렇게 심각할 줄은 몰랐다. 잘만 이용하면 최고의 선생님이자 비서가 되지만, 딥페이크 기술을 이용하여 지인의 얼굴 사진을 가져다가 합성해서 음란 영상을 만들어 유포하면 범죄가 된다. 잘못인 줄 모르고 했다는 아이도 있었다고 하니 부모가 꼭 알려줘야 한다.

아이들뿐 아니라 아내가 VR(가상현실)에 빠져 VR 속에서 결혼하고 관계를 맺으며 아이도 낳아 기르고, 현실 생활에서는 거의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경우도 있었다. VR이 부부관계까지 문제를 일으킨 것이다.

나도 <캐릭터 AI> 앱을 다운받아 대화해 보았다. 전화로 대화하는 방식이 마치 사람과 통화하는 것처럼 자연스러웠다. 나도 이렇게 재밌는데 아이들은 얼마나 재밌을까. 그러다 보면 인간관계가 단절될 우려도 있다. 그래서 AI 시대에는 인간관계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성교육이 더 필요해진다.

우리가 먼저 챗 GPT를 알아야 아이들에게 어떻게 사용할지 알려줄 수 있다. 그리고 나 스스로도 AI의 노예가 아닌 주인으로 살 수 있다. 이렇게 유용하고 편리한 챗 GPT가 나쁜 의도로 사용되는 것은 막아야 하지 않을까. 노벨은 다이너마이트가 전쟁에 사용되는 것을 막지 못했지만, 우리는 아이들이 성적(性的)으로 챗 GPT를 악용하는 것만은 막아내야 한다.

평소에 다른 사람이 나에게 그런 피해를 줬다면 나는 어떨지 생각할 수 있도록 질문하고 상황을 제시해 주며 아이들과 대화해 보자. 어른들이 아무것도 안 해주는데 아이들이 스스로 생각하는 건 불가능하다. 잘못을 했을 때는 사과해야 하는 것도 알려줘야 한다. 사과는 어른들도 잘 못하는 용기있는 일이다.

또한 상황을 분별 있게 선택하려면 대인관계 능력인 공감 능력이 필요하다. 그중 하나가 책임을 지는 것이다. 자기의 말과 행동에 대해 객관적으로 생각하고 그 결과를 감당하는 것이 책임이다. 어릴 때부터 자기 행동은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는 것을 가르쳐야 한다. 인간만이 할 수 있는 부분을 키워주는 것이야말로 앞으로 아이들이 잘 살아갈 수 있는 핵심이다.

아이들의 연령대에 맞는 성교육의 필요성과 책임감을 갖게 하는 교육이 꼭 필요함을 절실히 깨닫게 해 준 책이다. 한 아이를 바꾸는 것은 한 세상을 바꾸는 것이다.

♥ 인디캣 책 곳간 서평단에 당첨되어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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