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고 간편한 예술통조림 101 - 예술 취향 스타터팩
팀통조림 지음 / 팀통조림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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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가 무엇을 이야기하고자 하는지라면, 작품은 개별적인 의미와 함께 기획을 시각적으로 체감할 수 있도록 하는 구체적인 것이다.

숫자의 시작은 1이다. 우리나라 도서관 10진 분류는 000의 총론부터 시작한다. 미국 교육 시스템은 100부터 시작한다. 해당 과목의 입문 강좌나 초급 과정이다. 그래서 이 책의 제목에 101/원오원/이 들어간 것 같다. 예술 스타터 팩, 예술의 기초 과정. <쉽고 간편한 예술 통조림 101>을 뜯어보자.

4개의 통조림을 맛본 뒤 나는

클래식 : 늘 흘려듣다가 소리를 해체해서 들어보니 멜로디와 함께 개별 악기 소리도 들렸다.

미술 : 전시를 보는 법을 배워서 미술관 가는 것이 두렵지 않다.

희곡 : 접해 본 적은 없지만, 어떤 목적의 글인지 알고 나니 소설처럼 읽어보고 싶어졌다.

국악 : 당장 '덩더쿵'이라는 라디오 앱을 깔고 국악을 들으며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이 4개의 통조림을 맛보면 다양한 방법으로 스트레스를 풀 수 있다는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CANNED Classic

귀를 열고 눈을 감고 3분 대신 30분 길이의 음악을 들어본다. 내 음악은 어디서부터 비롯되었을까? 나만의 답을 찾아간다.

레퍼토리는 공연할 수 있도록 준비한 곡목, 목록이라는 뜻이고, 리사이틀은 1인 독주회나 독창회를 말한다. 클래식 필청 리스트와 공연장에서 자주 연주되는 곡들의 리스트를 참고로 들어보자

음악에 대한 아주 기본적인 박자와 리듬의 차이에서부터, 공연을 보기 전 확인 사항, 다른 예술 장르와의 관계 그리고 마지막으로 함께 베토벤의 <교향곡 5번>을 분해해서 들어본다.

피아노를 치면 클래식과 가까워질 수 있을까? 저자는 피아노를 쳐서 클래식에 가까워지는 게 아니라 클래식에 가까워지고 싶어 피아노를 치는 마음이 더 중요하다고 한다. 클래식 감상을 위해 악기를 다루어야 하는 건 아니라는 말에 다루는 악기가 하나도 없는 나도 자신감을 갖게 되었다.

내가 다루는 악기가 없는게 아쉬워서 아들에게는 피아노를 가르쳤다. 그런데, 정말 피아노를 친다고 클래식에 가까워지지는 않는 것 같다. 아들이 클래식을 안 듣는 것을 보면 말이다. 하지만 악보를 볼 줄 아니 다른 악기를 금방 배웠다. 특히 중학교 때, 음악은 공부 안 해도 다 맞아와서 국영수 대신 위로를 삼았던 기억이...

CANNED Fine Arts


미술 챕터는 좀 더 재밌게 보기 위한 단계별 제안이다. 작품을 보는 안목을 길러 좋은 미술을 찾는 법을 배워보자. 모던아트, 현대미술이란 1860~1870년까지 인상주의 이후의 모더니즘 미술이다. 컨템퍼러리 아트란 동시대 미술로 현대미술 이후 포스트모더니즘 미술과 우리가 사는 시대의 요즘 미술을 말한다.

나는 미술관은 박물관처럼 큰 곳이고, 갤러리(화랑)는 개인 작품을 전시하는 곳인 줄 알았다. 미술관(Art Museum)은 미술에 특화된 박물관이라 대충 맞았는데, 갤러리가 판매를 목적으로 하는 곳인 줄은 몰랐다. 다양한 갤러리를 압축해서 구경할 수 있는 곳이 아트페어이다.

국내외 아트페어와 비엔날레 리스트, 전시 정보 얻는 법, 미술관 매너, 구조, 내용, 디테일로 나누어서 전시를 찍는 법, 전시를 더 재밌게 더 많이 보는 법, 작품 보기 연습과 미술관 안팎에 숨겨진 재미 찾기, 공공미술에 대해서도 알려준다.

큐레이터는 많이 들어봤지만 도슨트라는 직업이 있다는 것은 몰랐다. 전시 작품을 설명해 주거나 안내해 주는 분들이다. 박물관이나 미술관에서 제공하는 12주 정도의 도슨트 양성 프로그램을 수료하면 된다고 한다. 이 책에서 설명해 주는 작품이 내가 접해 본 것이 아니어서 더 흥미로웠고, 미술관에 가도 이제는 자신 있게 구경할 수 있을 것 같다.

CANNED Drama


나는 희곡은 한 번도 읽어 본 적이 없다. 체홉의 <벚꽃동산>을 읽다가 형식이 낯설어서인지 뭔 글이 이래~ 하면서 포기한 적이 있다. 희곡의 3요소는 대사, 지문, 해설이고 연극 대본이라는 정도만 알아도, 희곡 읽기에 재도전할 의욕이 생겼다.

줄거리와 플롯은 다른 거였다. 줄거리는 시간순, 플롯은 사건 재배열 정도일까? 작가의 의도대로 사건을 재구성한 것을 플롯이라고 한다.

데우스 엑스 마키나(Deus ex machina)는 옷 브랜드인 줄 알았는데, 연극 무대 장치라고 한다. 기계장치로 무대에 내려온 신(God from the machine)이라는 뜻이다. 인간의 능력으로 갈등을 해결할 수 없는 상황에서 갑자기 모든 것을 해결해 주는 조력자가 나타나는데, 당시에는 크레인 같은 기계 장치에 매달려서 등장한 것에서 유래했다. 캡틴 마블과 같은 역할이다.

희곡을 읽고 나서 알면 좋은 것들, 연극 비평과 극작가에 대해, 마음에 드는 연극 고르는 법, 다른 장르에서 희곡의 흔적 찾기, 그리고 마지막으로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 읽기로 끝난다. 여러분을 위한 작은 '시학'이 되었기를 바란다며.

CANNED Gugak

국악은 나라의 음악이라는 뜻. 트로트는 일본 엔카 요나 누키 음계의 영향을 받은 것이다. 일본은 음계를 '히후미이무'라고 했는데 '도레미솔라'라는 서양의 7음계가 낯설어서, 요(파)와 나(시)를 뺀(누키) 음계인 요나누키 음계를 사용했다. 요나누키 음계에는 '도레미솔라'의 장음계와 '라시도미파'의 단음계가 있다. 우리나라 초창기 트로트는 '라시도미파'의 요나누키 단음계로 되어있다.


국악방송 '덩더쿵'이란 앱도 소개받았다. 클래식처럼 잠이 오는 것이 아닌, 가요 같은데 국악인 곡들이 이렇게 많았다니. K-팝이 아닌 K-국악도 전 세계적으로 돌풍을 일으키게 되는 날이 오지 않을까?

국악에서의 음악 기록 법, 남도민요나 경기민요와 같은 지역별 민요 분류, 저자의 플레이 리스트, 서울 곳곳에 숨겨진 공연장 정보, 국악곡을 들을 때의 팁, 국악의 음계와 쉽게 배우는 법, 내 취향 찾는 법 등 국악 하면 지루함만 연상되던 나에게는 신세계였다.


예술은 실천적으로 어떤 의미가 있을까? 이 책을 읽고 난 나의 결론은 스트레스 해소이다. 경기 시나위 오케스트라의 예술감독 '원일'은 잘 노는 것이라고 했지만. 모든 예술은 감동과 즐거움을 선사한다. 그래서 스트레스가 나도 모르게 풀린다. 피카소의 그림처럼 어려운 그림은 스트레스를 받을 것 같지만 세상을 이렇게도 표현할 수 있구나 생각하면 색다른 기분전환이 된다. 모나리자의 미소를 보면 그냥 나도 미소 짓게 되는 것처럼.


이 책의 희곡과 국악 통조림은 내가 마음이 가는 분야가 또 있다는 새로운 사실을 알게 해주었다. 예술의 색다른 감상법과 분야를 접해본 값진 시간이었다.


♥ 인디캣 책곳간 서평단에 당첨되어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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