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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택의 영-한 [신세대] 사전 - Win-Win English-Korean 「Newbie」 Dictionary ㅣ 이원택의 영-한 사전
이원택 지음 / 지식과감성# / 2024년 3월
평점 :
품절
이 사전은 정보가 난무하는 세상에서 그것을 통솔해 주는 교통순경이다. 간단한 것이 제일 친절한 것이다.
이원택의 <영한 신세대 사전>은 사전이라기보다는 사전을 찾아가며 읽는 영어 단어 책이다. 가장 큰 특징은 여기에 있는 단어는 정말 필수 단어라서 꼭 알아야 하고, 속담과 숙어까지 알면 금상 첨화라는 점이다. 영어 발음을 한국어로 거의 정확하게 표기해 놓았다. 표기된 그대로 또박또박 끊어 읽는 것이 아니고 굵은 글자로 된 부분을 크게 읽으면 아주 유창한 영어 발음이 된다.
아카시아는 영어로 [아카시아]가 아니다. [어케이셔]라고 해야 한다. 강하게 읽으라고 굵게 표시를 한 곳은 꼭 강하게 읽어야 한다. 만약 [어케이셔]처럼 [셔]를 강하게 발음하면 '어케 이렇게 셔?'라는 우리나라 말처럼 들리니까. talk[터어크]라고 표기되어 있어서 나는 [턱]이나 [톡]이라고 표기해야 하지 않나 싶었는데 직접 발음해 보니 [터어크]가 훨씬 더 원어민 발음에 가까워서 감탄을 했다.
저자는 이 사전을 알파벳 별로 단어 앞에 번호를 붙여가며 정리해 놓았다. 나도 단어장 적을 때 몇 개나 정리했는지 궁금해서 1번부터 순서대로 번호를 매겨가며 적는데, 같은 방식으로 단어 정리가 되어 있어서 반가웠다. A는 792개, B는 1004개, C는 1291개... 이렇게 알파벳 순서대로 번호가 붙어 있어 알파벳 하나가 끝나면 내가 단어 몇 개를 외웠는지 알 수 있다.
이 책은 기본 중의 기본인 단어들과 약자, 속어, 속담, 격언, 숙어 등 쉽게 접하지 못하는 표현이많이 나온다. 고난도 단어를 영어사전처럼 이 사전에서 찾으면 없다. 저자가 작은 글씨로 표시한 단어를 모른다고 이 사전을 찾으면 거의 없다. 다시 네이버 사전을 찾아봐야 한다. debris는 잔해, 파편이라는 뜻인데, 찾아보니 없었다. 즉, 이 책은 사전이라기보다는 정보화 시대에 꼭 알아야 할 단어와 신조어를 공부하는 책이라고 봐야 한다.
변죽을 울리다, 빙빙 돌려 말하다를 beat around the bush라고 한다. 네이버에는 딱 이 표현에 대해서만 나오지만 이 사전에서는 ↔로 반대 표현인 come to the point, \(역슬래쉬,역빗금, ㄱ+한자키로 입력)로 저자의 사견을 덧붙였다. 저자는 역슬래쉬를 '묻지 마 표'라고 한다. hit the nail on the head는 정곡을 찌르다, 정확히 맞는 말을 하다이다. 에둘러 말하다의 정확하게 반대표현이라고 까지는 할 수 없기 때문에 역슬래쉬로 표현했다.
It beats me라는 표현을 영화에서 가끔 접한 적이 있다. 뭐에 맞았다는 거냐 싶어 찾아보니, 잘 모르겠는데요~란 뜻! 단어 앞에 ★별 표가 되어있다. 이 star mark는 신조어나 저자가 특히 강조하고 싶은 말이라는 뜻이다.
* 이 눈표는, 영어로는 asterist[애스터리스크]다. 저자는 정보화 시대에 알아두어야 할 단어 앞에 이 눈표를 해 놓았다. ATM이나 lost cluster같은 것이다. DASH Diet까지 나와 있어서 깜짝 놀랐다. 샾 버튼이나 우물정자는 영어로? 해시태그다. 중괄호{ }, 홑화살 괄호< >, 낫표「」 같은 기호에 이름이 있다는 것도 몰랐다. 영어로도 함께 외워 놓으면 아주 유식해 보일 듯.
부록에도 좋은 정보가 가득하다. 그리스와 로마 신들의 대조표가 있어서 《그리스 로마 신화》를 읽을 때 한눈에 비교하기 좋다. 그리스 신화에서는 미의 여신을 '아프로디테'라고 하는데, 로마 신화에서는 '비너스'라고 한다. 비너스에는 '금성'이라는 뜻도 있다.
불규칙 동사는 수업 시간에 하도 외워서 거의 다 알겠지만, 불규칙 명사의 복수형도 아주 중요하다. 닥터 수스의 유명한 책 제목으로도 알 수 있듯, fish의 복수형은 fishes가 아니고 fish이다. sheep이나 deer의 복수형도 똑같다. aircraft의 복수형도 aircraft인 것은 이 책을 보고 알았다. 보통은 -s나 -es를 붙이면 되지만 불규칙 명사의 복수형은 그냥 외워야 한다. child의 복수형이 children인 것처럼.
data는 그냥 데이터라는 명사라고 알고 있지만, datum의 불규칙 명삭 복수형인 것은 모를 것이다. 아쿠아리움 aquarium[어퀘어뤼엄]은 단수이고 복수형은 아쿠아리아[어퀘어뤼아}다. 박테리아 bacteria[백티어뤼어]는 데이터처럼, 그냥 단수 명사가 아니라 bacterium[백티어리엄]의 복수형이었다.
특히 콩글리시 부분이 재밌었다. 우리가 흔히 쓰는 '빽'이라는 말이 back이라고 쓰여있어서 '등? 뒤?'이게 왜 커넥션이지? 하고 한참 생각했다. 나는 '빽'이 순수한 한국어인 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connection이 올바른 영어다.
물음표, 느낌표, 마침표, 쉼표 정도만 영어로 알고 있었던 나는 이 책을 통해 다양한 구두점의 이름을 알게 되었다.
결혼기념일(~주년) 선물, 월 별 탄생석과 탄생화, 별자리도 필요할 때 찾아보면 좋을 것 같다. 의류 크기 대조표는 해외여행 갈 때 유용하다. 부호 문자 중에서 @은 우리가 흔히 '골뱅이'라고 하는데, 영어로는 at mark/sign이라고 한다.
전산망 약자에서 'ASAP[에이쌥]'은 누구나 다 알 것이다. 하지만 다른 약어들도 엄청 많다! F1 비자라는 말을 많이 들어서 찾아보니 유학생 비자였다. 법정 용어집도 있다. 법정 드라마나 영화를 볼 때 외우고 보면 좋을 듯.
저자는 하루에 10페이지씩 6개월간 꾸준히 읽는 것을 권한다. 그러면 반드시 영어와 사랑에 빠질 것이라고 한다. 나는 이제까지 몰랐던 것들을 안 것만으로도 벌써 사랑에 빠진 것 같다.
굳이 6개월이라는 시간을 목표로 하기보다는 전영관 시인님의 <분갈이>라는 시의 첫 부분처럼 '뿌리가 흙을 파고드는 속도로' 천천히 꾸준히 하루 한 페이지라도 공부하면 한 것만큼 이득이 될 것이다. 나도 이 책 한 권 다 숙독하면 영단어 기본은 좀 된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 지식과감성 출판사 서평단에 당첨되어 작성한 리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