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지친 사람을 위한 만화
연유샘 지음 / 마음의숲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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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이 지친 사람을 위한 만화>의 저자인 연유샘은 20대 시절 여러 가지 활동 경험을 하였고, “실패만 했던 몇 년 간의 경험들은 나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 줬다.”고 말한다.(p22) 그런 덕분에 비교적 이르게 스스로에 대한 깊은 고민들을 했고 ‘내가 잘하고 좋아하는 것’을 찾아서 하나씩 해나갈 수 있었으며, 그 결과 지금의 ‘연유샘’이 탄생하게 되었다고 한다.(p23-24) 그 후로 저자는 무엇이든 꾸준히 즐거운 마음으로 하고 있다고 하는데, 만약 누군가가 저자에게 좋아하는 것을 묻는다면 “운동이 제일 재밌다.”고 말한다고 한다.

“운동이 제일 재밌다고?!”


저자는 그 이유를 이렇게 말한다.

첫째, 운동은 보상이 확실하다 못해 흘러넘치는 수준이다.

둘째, 할 수 있는 만큼만 하도록 스스로 조절하는 것도 큰 장점이다.

저자는 ‘운동은 남일’이라고 십수 년을 살아왔기에 ‘거부감’이 있었고 남들이 ‘운동은 노잼’으로 느끼는 것도 이해한다는데, 막상 저자 스스로가 운동을 해보니까 “그냥 밥 먹고 잘 자고 산책하고 그런 것처럼 운동도 그냥~ 일상”임을 깨달았다고 한다.(p27)

내 경우는 과거의 저자처럼 “운동의 남의 일”, 남들처럼 “운동은 노잼”이라고 생각하는 한 사람이기에, 이 책을 여기까지 읽었을 때는 그리 큰 공감을 얻지 못했다. 그러나 이 책을 다 읽었을 때는, 저자의 말에 공감할 수 있었다.


저자는 20대 시절 수많은 실패들 속에서도 4가지 작은 성공을 이뤘다고 자부한다. 원했던 대학 입학, 스스로 출발 자금 마련, 카카오톡 이모티콘 승인, 책 쓰기.(p30-33) 이런 작은 성공들을 이루기 위해선 ‘열심히 살았던 하루들’이 필요했는데, 저자는 그 에너지를 ‘운동’으로 채웠다고 한다. 일단 운동하러 나가서 목표를 해낸 것 자체가 큰 ‘성취감’을 주었고, 이게 쌓여 ‘체력과 근육’을 얻는 건 덤이었으며, 이를 통해 ‘자존감’도 막 올라갔다고 말한다.

비유하자면, “운동이 내 마음을 막고 있던 커다란 돌 하나를 치워준 셈”이라는 것이다.(p42)



저자는 처음에 필라테스를 시작으로 운동을 하게 되었는데, 어떤 단기적 목표(예를 들어 굶으며 다이어트 운동 등)에 연연하지 않고 일상 속에서 부담 없이 자연스럽게, 조바심 내거나 남과 비교하지 않고 “내가 원하는 나의 모습”을 상상하며 ‘운동의 습관화’를 이루었다고 한다.

이렇듯 저자는 운동을 하며 느낀 바운동으로 만들어가는 단단한 인생을 통해 멘탈과 마음을 건강하게 할 수 있음을 독자들과 함께 공유하고 싶어 이 책을 썼다고 말하며, “몸이 힘들다고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라는 메시지를 담았다고 밝힌다.(표2 저자소개)


나도 ‘운동의 효과’에 대해서는 대략 알고는 있다. 많이 들어봤고 많이 보았기 때문이다. 단적인 예로 ‘2019년 제24회 WBC피트니스 오픈 월드챔피언십’에서 38세이상부문 2위를 차지했던 당시 75세의 임종소 할머니(지금은 79세로 시니어모델도 겸한다고 한다.)에 대한 언론기사를 읽었을 때는 무척 놀라웠다. 임종소 씨가 운동을 하게 된 계기는 허리가 아파서였다고 한다. 생각해보니, 나는 “알고는 있으나, 해보려 하지 않았”던 거 같다. 어릴 때나 젊을 때는 건강에 대해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았으나, 점차 세월이 흐르면서 몸 어딘가가 불편하거나 몸이 힘들고 지친다는 느낌이 느껴진다. 70대 할머니도 몸이 아파 운동을 해보게 되었던 것이다. 이를 통해 아팠던 몸을 회복하였고 점점 운동의 습관화가 이루어지면서 피트니스 대회에서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으리라. 그 이면에는 분명, <몸이 지친 사람을 위한 만화>에서 말하는 ‘내가 원하는 나의 모습’을 상상하며 ‘운동의 습관화’를 이루었기에 가능했으리라. 이를 통해 몸이 점점 나아지고 체력이 키워지면서 멘탈도 딴딴해지는 효과가 나타나고, 성취감에 더해 자존감까지 올라가는 효과도 있으리라.


그 첫 단추는, ‘실천’이겠다.

그 실천법은 이 책에 차근차근 소개되어 있다. 페이지 60에 소개된 ‘호흡법’을 시작으로 필라테스를 기반으로 하는 다양한 운동법이 어깨와 등, 손목, 거북목, 척추, 복근, 다리, 발 등의 부위별로 나와 있다. 흔한 운동 관련 책들은 운동자세와 세트, 횟수 등이 사진 이미지와 함께 실려 있는데 다소 딱딱한 느낌이다. 반면에 <몸이 지친 사람을 위한 만화>는 책 제목처럼 ‘만화’적 기법으로 표현하여 참신하면서도 친근하게 다가오는 게 매력이다.



이 책의 특징을 간추리자면, 앞서 언급한 ‘만화’ 형식이라는 것이 있다. ‘만화’라는 그 자체만으로도 매우 친숙하며 친근하다. 게다가 저자가 이모티콘으로 탄생시킨 ‘연유샘’이라는 귀여운 2등신 캐릭터가 등장하여 우리들, 특히 ‘몸이 지친 사람’을 <몸이 지친 사람을 위한 만화> 속으로 이끈다.



또 다른 특징이라면, 이 책이 ‘운동’에 관한 이야기로 느껴질 수도 있지만 책 제목처럼 ‘몸이 지친 사람’을 위한 책이다. 학업이나 업무 때문에 거북목이나 척추 문제가 우려되는 독자, 근육이 약하거나 몸의 어떤 부위가 불편한 이, 심지어 자존감이 떨어지고 멘탈이 약하다거나 그냥 몸도 마음도 지친 사람들... 10대부터 노년에 이르기까지 나이에 상관없이 읽어보면 좋을 책이다. 특히나 이 책의 부제는 ‘귀여운 2등신 연유샘의 운동으로 나를 응원하기’인데, 이 책을 읽고 실천하다보면 정말 ‘나를 응원’한다는 느낌이 강해질 거 같다.



이 책은 ‘운동’에 관한 내용만 있는 것이 아니다. 다양한 에피소드, 하고픈 이야기들이 중간 중간에 들어 있다는 점이 또 다른 특징이다. 만약 운동의 이유, 운동 기법, 운동 효과 등에 대한 내용으로만 책이 채워졌다면, 아무리 만화로 표현되었다고 해도 읽기가 지루했을 것이다. 그러나 책 초반에 저자의 실패담과 각성의 시간, 예전 함께 일했던 사람과 얽힌 후회되고 숨기고 싶은 이야기, 예쁜 옷을 입고 운동하는 이유와 운동복 빨래하는 방법, 수영 배울 때 느낀 킵고잉, ‘정환’ 님에게서 들은 ‘도리’에 관한 이야기, ‘기버’에 대한 생각 등 그 내용도 다채로워서 지루할 틈이 없다.



책 마지막 부분에 ‘몸과 마음이 지친 사람을 위한 힘이 나는 응원 주문 7가지’가 있어, 다시금 독자를 응원하고 독려하며 실천 의지를 돋워준다.

몸이 지친 사람들이여!

더 시간이 흐르고 더 나이 들고 나서 후회하지 말고, 연유샘과 함께 ‘나를 응원하기’를 해보는 건 어떨까? “몸이 힘들다고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라는 연유샘의 메시지가 내 눈가에 계속 아른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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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원의 발견
박영수 지음 / 사람in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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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생활을 하는 독자라면 이 책<언어의 발견>을 통해 우리말 단어를 적재적소 활용할 수 있고 언어 사용에 자신감이 높아져, 조선 숙종 때 이관명에게 일어난 일이 독자에게도 일어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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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원의 발견
박영수 지음 / 사람in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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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우리말에 관심이 많은 편이다. 그래서 지난번에 신간으로 발간된 <우리말의 발견>을 읽으며 다양한 우리말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 당시 우리말에 대한 정감을 느낄 수 있고 그에 따라 잊혀질 수도 있다는 우려에 공감하며 우리말 단어에 관심도가 높아져 그 쓸모를 다질 수 있었다. 꽤 괜찮은 책이었다고 여기고 있던 중, 박영수 테마역사문화연구원 원장이 또다른 우리말 관련 책을 냈다. 바로 <어원의 발견>이다.

 

흔히 어원이라고 하면, 학창시절에 영단어를 암기할 때가 떠오른다. 영단어의 어원을 공부하면 그에 파생되는 다양한 영단어들을 복합적으로 이해할 수 있었기에, 영어 과목의 공부 필요성 때문에 영단어의 어원을 암기했던 경험이 있다. 물론 시중에 영단어 어원 관련 책들이 끊임없이 생산되고 있다.

 

그럼 우린 우리말의 어원을 공부해 본 적이 있을까?

 

관련 전문직 종사자나 관계자 이외에는 아마도 우리말의 어원을 공부한 사람은 드물 것이다. ‘우리말의 어원을 공부할 필요성을 못 느끼거나 관심조차 없기 때문일 것이다. 또한 우리말을 사용하는 우리나라 사람이기에 태어나면서 자국어로써 자연스럽게 말하고 익숙하기에 그냥 당연하게 생각하고 지나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어릴 때 할머니께서 옛이야기를 해주실 때마다 첫 마디를 옛날 옛적 고리짝에~”로 시작하셨는데 나는 옛날 옛적 오래전에~” 쯤으로 받아들였다. ‘고리짝(옛 고)’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니었다. <어원의 발견>에 의하면, “조선 시대 사람들이 민담이나 전설을 아이들에게 들려줄 때 옛날 옛적 고려적에라고 말했는데, 세월이 흐르면서 옛날 옛적 고리짝에로 변한 것”(p19)이라고 나와 있다.

 

이처럼 우린 잘 알지도 못한 채우리말을 잘못 인식하고 잘못 사용하고 있을 수 있다.

 

나의 경우 수년 전 광고 카피라이터로 일할 때, 우리말에 대한 말맛을 살리며 제대로 광고 카피를 쓰기 위해 우리말에 관심을 보이고 공부를 했다. 이때는 주로 한글 맞춤법, 우리말 단어 등을 공부했는데, 그 당시의 경험 때문인지 여전히 우리말에 개인적인 관심도가 높은 편이다. 그렇지만 우리말의 어원까지는 별다르게 생각해보지 않았다. 왠지 흥미가 느껴져 이 책 <어원의 발견>에 관심이 갔다.

 

저자인 박영수 원장은, ‘어원역사가 있고 그 역할이 크다고 강조한다.

어원은 사소한 역사가 아니고, 그 자체만으로도 흥미로운 작은 역사이므로 간과해서는 안 된다.”(p4)

어원의 역할은 크다. 모든 말과 글에는 근원이 있는 까닭이다.”(p4)

 

이에 더하여 저자는 어원을 공부하는 일에 대해 다음처럼 언급한다.

어원을 공부하는 일은 단지 어떤 말이 생겨서 이루어진 역사적인 근원만 살피는 것이 아니고, 연관된 문화 지식과 역사를 알게 되는 흥미로운 여정이다. 낱말이나 관용어의 어원을 파악하면 글을 쓰거나 대화를 나눌 때 상황에 적확한 말을 골라 쓸 수 있다.”(p5)

 

이 책은 1, 2부로 나뉘어 있다.(p6)

1-의외의 어원을 가진 우리말은 알고 보면 색다른 유래를 가진 낱말을 다뤘고, 2-어원으로 살펴본 우리말 한자어는 자주 쓰는 한자어 중에서 말뿌리를 제대로 알면 이해에 더욱 도움이 되는 단어들을 선별하여 실었다.

 

특히 이 책의 구성 면에서 주목할 점이 2가지 있다.

 

하나는, 고대시가나 근현대소설 등 문학작품 속에서 우리말 단어의 사용 예시를 따왔다.

수많은 작품들 속에서 적재적소에 마침맞은 용례를 뽑아내는 작업은 저자의 우리말에 대한 남다른 애정(愛情)과 공력(功力) 없이는 불가능한 것이다.

 

다른 하나는, 현재 쓰이고 있는 우리말 단어의 유래를 쉽고도 풍부하게 해설해 놓은 점이다.

저자는 독자에게 우리말의 어원에 대해 알리기 위해 단어 뜻풀이와 그 변화, 역사 이야기, 설화나 고문 속에서 찾은 유래, 고어의 변천과정, 외래어, 불교, 단어의 조합 등 다양한 어원의 유래를 총동원하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책을 읽다보니 마치 이야기책을 읽는 듯한데 상식의 폭이 넓어지고 깊어진다. 그도 그럴 것이 우리말의 어원을 밝히기 위해 저자가 총동원하여 해설한 풍부한 읽을거리 때문이다. 그러면서 우리는 우리말 단어(차례 기준 250개 단어)뿐만 아니라 그 속에 담긴 뜻과 유래를 자연스레 알게 된다.

 

앞서 기술한 옛날 옛적 고리짝에처럼,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우리말 유래가 이 책에 담뿍 담겨져 있다.

 


명절 때 가족친척이 모일 때 재미삼아 화투놀이를 하곤 하는데, 마지막에 많이 딴 사람이 잃은 사람에게 개평을 주기도 한다. 조선시대 상평통보(常平通寶)이라고 줄여 말하면서 낱개를 의미하는 ()’자를 앞에 붙인 데서 유래되었는데 그것이 우리말화 된 것이라고 한다.(p18) 놀음 관련으로 유래된 단어로 꼽사리도 있다. 놀음 할 때 판돈 대는 것을 살 댄다라고 했는데, 좋은 패가 나온 사람 편에 서서 살을 댄 데다 또 살을 대는 경우에 수량을 거듭 합친다는 의미의 이 붙어 생겨난 곱살이 유래이다.(p39)



개평처럼 한자어에서 유래되어 우리말화된 단어들이 꽤 있었다. ‘괴롭다()롭다’(p29)에서, ‘긴가민가그러한가 그렇지 않은가라는 의미의 기연(其然)가미연(未然)’(p36)에서 나왔다그런가 하면 내숭속 마음이 흉함을 이르는 한자어 내흉(內凶)’(p47)에서 온 말이고, ‘도무지얼굴에 칠하듯 종이를 붙여 죄인이 질식하게 만드는 형벌을 의미하는 도모지(塗貌紙)’ 형벌에서 온 단어이다.



양아치는 또 어떤가. “외국을 뜻하는 서양(西洋)’그 일에 종사하는 사람을 뜻하는 접미사‘-아치가 결합된 단어인데, 구한말 문물개방으로 우리나라에 들어온 외국인이 우리나라 문화와 관습을 무시하는 행태로 인해 그들을 비하하던 말이었다고 한다.(p94) “철 모르는 어린아이를 지칭하는 철부지또한 계절을 뜻하는 부지(不知)’가 합성된 말이다.(p177) ‘훌륭하다훌륭의 어원은 이지러지거나 모자람이 없이 이루어진 완전한 모양의 덩어리를 뜻하는 한자어 홀륜(囫圇)’이다.(p192)

 


불교와 관련하여 유래한 우리말도 꽤 많았는데, ‘발을 씻다’(p88), ‘살림’(p104), ‘수리수리 마수리’(p112), ‘시달리다’(p114), ‘이판사판’(p157), ‘기특하다’(p216), ‘무진장’(p235) 등의 어원이 불교였다는 점이 매우 신선하였다.

 

이 책을 통해 잘못 알고 있던 우리말 단어의 유래도 바로잡을 수 있었다.

감질나다감질감나무에서 감을 따는 짓쯤으로 잘못 알고 있었는데, 알고 보니 수유나 음식 조절을 잘못하여 어린아이에게 생기는 병감질(=감병)’이 그 기원이었다.(p196)

또한 해가 진 뒤 어스레한 상태. 또는 그런 때를 의미하는 땅거미를 마치 거미가 땅 위를 스멀스멀 거닌다쯤으로 인식하고 있었는데, 알고 보니 ’+‘검다’+‘-의 합성어였다!(p73)

 


더불어 낙서에 얽힌 일본 에도 시대의 이야기(p217), ‘호박씨 까다가 유래된 가난한 선비 부부 이야기 등 다양한 이야기들이 이 책 속에 펼쳐진다.

 

이렇듯 이 책을 읽다보면 우리말 단어와 함께 잘 몰랐던 어원, 그리고 그 속에 숨은 이야기들을 알게 된다. 게다가 책 말미에는 찾아보기부록이 추가되어 있어서 우리말 사전으로도 활용하기 좋다.

 


이 책 <어원의 발견>은 가치가 있다. 저자 박영수 원장 그 가치에 대해 이렇게 말하였다.

낱말의 유래를 깨닫게 되면 ... 적재적소에 활용할 능력이 생기고 언어 사용에 대한 자신감이 높아진다. 사회생활을 하는 누구에게나 필요한 일임이 틀림없다.”(p6)

 

이 책 <어원의 발견>을 읽고나서, 또 누가 알겠는가? 이 책 91 페이지에 나와 있는 조선 시대 숙종 때 어명에 따라 영남 지방 민심을 살피는 임무를 마치고 돌아온 이관명에게 일어났던 일이 독자에게 일어날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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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한국 신화 2 : 세상의 처음, 대별왕과 소별왕 - 어린이를 위한 우리 인문학 만화 한국 신화 2
박정효 지음, 권수영 외 그림, 이경덕 기획 / 다산어린이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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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를 위한 우리 인문학 – 만화 한국 신화」는 ‘한국 신화의 집대성’으로써 우리 한국 신화를 손쉽게 재밌게 열광하며 접할 수 있게 하는 ‘뿌리 인문학 원전’이 될 것이고, 이를 보고 자란 우리의 어린이들은 훗날 ‘세계 문화대국 대한민국’을 견인하는 세대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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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한국 신화 2 : 세상의 처음, 대별왕과 소별왕 - 어린이를 위한 우리 인문학 만화 한국 신화 2
박정효 지음, 권수영 외 그림, 이경덕 기획 / 다산어린이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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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세상의 처음, 대별왕과 소별왕>


우리나라에 신화가 있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모두가 알고 있는 단군 신화.

그리고... 또 있나?

나는 학창시절에 한국 신화를 제대로 배웠다거나, 연구되어 출판된 일반인을 위한 한국 신화 관련 도서를 읽어본 적이 없어서인지 몰라도 한국 신화가 무척 어색하다.

당신은 한국 신화를 알고 있는가?

 

오히려 그리스 로마 신화는 알고 있다. 시중에 관련 서적이 많기 때문이다. 그 이유가 뭘까?

 

200011월에 발매된 가나출판사의 만화로 보는 그리스 로마 신화때문이라고 한다. 이 책은 그리스 로마 신화를 주제로 아동들이 보기 쉽게 만화로 그려놓은 판타지학습만화인데, 본편은 20권과 특별판 5권을 합쳐서 총 25권으로 완결되었다.

신비롭고도 자극적인 신화 속의 이야기들이 흥미롭게 서술되면서도 신들이나 영웅들 등 매력적인 등장인물들이 순정만화 같은 예쁜 그림체로 그려지며, 이 두 가지가 함께 조화롭게 어우러진 덕에 아동들의 흥미를 자극하여 선풍적인 인기몰이를 할 수 있었다. 또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아빠를 이용해서, 이 시리즈가 이 작품의 캐치프레이즈인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교육적인 가치가 있는 필독도서 0순위라는 점을 어필하고 강조하여 아이들에게 책을 사 주는 부모들에게 홍보하는 데 성공하였다. 이처럼 만화로 보는 그리스 로마 신화는 한국에 그리스 로마 신화를 널리 알린 작품이라는 게 중론이다.

 

이 학습만화의 원전은 토머스 불핀치(Thomas Bulfinch)신화의 시대(The Age of Fable)이다. 미국의 문학가, 역사가, 신화학자로 잘 알려진 그는 일반인들에게 서구 문명의 뿌리를 소개하겠다는 목적을 가지고 유럽의 고대 신화를 영어로 저술하는 작업에 들어가, 1855년에 이 책을 완성하였다. 신화의 시대는 그리스 로마 신화를 체계적으로 정리한 최초의 책으로 출간되자마자 당시 지식계층 독자들의 엄청난 지지를 받으며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현재까지도 세계에서 가장 널리 읽히는 그리스 로마 신화의 표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

 


불핀치는 고대 시인들이 저술한 그리스 로마 신화의 내용들을 집대성하여 신화의 시대를 완성하였는데, 고대 시인들은 누구일까?

 

우선 기원전 8세기의 호메로스(Homeros)와 헤시오도스(Hesiodos)를 들 수 있다. 이때 그리스 신들의 구체적인 계보와 신성, 행적 등을 서술하기 시작하였는데, 일리아드(Iliad)오디세이(Odyssey)의 저자 호메로스와 신통기의 저자 헤시오도스는 그리스 신화 서술의 기반을 확립한 시인들이다. 특히 헤시오도스의 신통기는 그리스 신들의 전반적인 계보를 체계적으로 서술하고 있다.

그리고 기원전 2세기경 헬레니즘 시대의 신화 서술로는 아폴로도로스(Apollodoros)가 있다. 아테네 출신 문법학자인 그는 다양하게 전승된 기존의 그리스 신화들을 수집해 선별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한데 모아 정리했는데, 서가(書架)라는 저작은 그리스 신화의 대성을 이루었다고 평가받는 필사본 형태로 전해지는 아폴로도로스의 신화집이다.

마지막으로 기원후 8세기 제정 로마 시대의 시인 오비디우스(Ovidius)가 있다. 서사시 형태로 신화를 집대성한 변신이야기(Metamorphoses)는 카이사르(Gaius Julius Caesar)에 관한 이야기와 함께 예로부터의 신화와 전설 속의 변신이야기를 다루고 있는데, 후세에 그리스로마 신화의 원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한국 신화는 있는가? 무엇이 있는가? 어디에 있는가? 있다면, 무슨 내용일까?

 

말 안 듣는 아이는 삼신할미가 잡으러 온다.”라는 말을 어릴 때 할머니께 들어본 적이 있다.

어릴 땐 그냥 그런 존재가 있나보다 하고 지나갔는데, 지금에 와서 보니 삼신할미가 대체 누구란 말이냐.

알아보니 인간이 태어나도록 아이를 점지해주는 탄생신으로, 창조신 마고할미나 천신 환인과 함께 한국의 전통신격 중에서 매우 유명한 한국 신화의 여신이라고 한다.

그러고 보니, 드라마 <도깨비>에도 삼신할미가 등장하였다. 그리고 주호민 작가의 판타지웹툰인 신과 함께에도 다양한 한국 신화적 존재들이 등장하였다.

이들 콘텐츠는 한국 신화의 요소들을 가미한 창작콘텐츠이기에, ‘한국 신화를 대표하는 것은 아니다. 만약 한국 신화에 관심을 갖고 알아본다면, 창세신화, 고대국가 건국신화 등 꽤 많은 한국 신화 이야기들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토머스 불핀치의 신화의 시대처럼, 가나출판사의 만화로 보는 그리스 로마 신화처럼,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국 신화를 집대성하여 전하는 유명 출판물이 딱히 떠오르지 않는다. 그런데 마침맞게 도서출판 다산어린이에서 어린이를 위한 우리 인문학 만화 한국 신화를 기획하여 출판하였다.

 


이 책을 기획하고 감수한 한양대학교 문화재연구소의 이경덕 교수는 펴내는 글(서문)’을 통해 다음처럼 말한다.

오늘날 K-, K-드라마를 비롯한 한국 문화 또는 K-콘텐츠가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그것은 달리 말하면 세계인이 우리의 세계관과 가치관에 고개를 끄덕이거나 박수를 치며 함께하고 싶어 한다는 현상이겠지요. ... 이런 한국 문화는 오랜 세월 이 땅에서 살아온 우리의 경험과 생각에서 유래한 것이고, 바로 그 뿌리에서 신화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p4)

특히 한국 신화는 그리스 신화나 북유럽 신화와 같은 서양 신화와 달리 여성들이 이야기의 주인공인 경우가 많고, 현대 사회의 가장 큰 문제로 꼽히는 다툼이나 경쟁, 분리가 아닌 조화와 환대를 내세우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현대적입니다. 어쩌면 그렇기에 한국 신화를 뿌리로 삼은 K-문화에 세계인이 지지를 보내고 있는지도 모릅니다.(p5)

 

여기서 한국 신화를 뿌리로 삼은 K-문화라는 말이 매우 인상적인데, 그래서인지 이 책 만화 한국 신화 경쟁보다 조화, 다툼보다 배려 한국인이라면 반드시 알아야 할 뿌리 인문학!’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세웠다.(뒷표지)

 


현재 2권까지 나왔다. 1권은 <신의 아들 단군>이고, 이번에 읽은 책은 제 2<세상의 처음, 대별왕과 소별왕>이다.

만화 한국 신화의 기획 의도는 그리스 로마 신화보다 한국 신화가 더 낯선 어린이들을 위해 쉽고 재미있는 만화로 우리 신화를 알려 주기 위해서이다. ‘신화학자 이경덕의 검증을 거친 스토리와 세련된 만화 스타일로 누구든 순식간에 한국 신화에 빠져들게 하고, 우리에게도 훌륭한 신과 아름다운 신화가 있음을 알고 자부심을 가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책소개를 하였는데, 주인공인 단군이 곳곳에서 인간과 더불어 사는 신들을 만나러 가면서 우리 이야기로 모험하고 성장하는 위대한 여정이 시작된다.

 

2<세상의 처음, 대별왕과 소별왕>, “세상의 시작에 관한 신화인 천지왕본풀이신화의 저승의 신 대별왕과 이승의 신 소별왕에 대한 이야기가 실려 있다.

 


단군은 신시를 떠나 호랑이 범범과 여정을 떠났고, 아버지 환웅의 무녀의 조상을 찾아가라(p11)는 말대로 하여 바리를 만났다. 바리는 환웅의 요청으로 단군이 떠날 여행의 안내자가 되기로 아주 오래전 약속되었던 것이다.(p19~20) 또한 환웅은 신들에게 신시 밖에서 펼쳐질 단군의 모험에 여러 신들의 도움이 꼭 필요합니다.”(p18)라면서 신들의 도움과 지혜를 나누어 줄 것을 부탁하여, 단군이 어려움에 처할 때 신들이 몰래 도움을 준다. 예를 들어 단군은 환웅에게서 비밀을 간직한 허리띠를 하사받았는데, 단군이 절벽에서 그 허리띠를 떨어뜨리는 사고가 났을 때 풍백, 운사, 우사가 몰래 도움을 주었다.(p26-51)



다음 여정에서 하늘의 신 천지왕총맹부인사이에서 태어난 쌍둥이 형제 대별왕과 소별왕을 만나, 각자 저승과 이승을 다스리게 된 이야기, 하늘에 두 개씩이었던 해와 달을 하나만 남기게 된 이야기 등을 듣게 되고, 단군은 대별왕에게서 해 하나를 떨어트릴 때 썼던 화살촉(p134)을 받는다. 그런데 그 화살촉이 단군의 허리띠에 스며들었다.

이는 환웅이 내준 숙제라고 하였는데, 페이지 141에 그 숙제 내용이 나와 있다. 허리띠의 비밀은, ‘신의 시계를 모험하는 데 꼭 필요한 열쇠였던 것이다.(p142)

 

단군의 다음 여정은 생명의 시작에 관한 이야기를 듣기 위해 탄생의 신 삼승할망(삼신할미)’을 만나러 간다.[p160 3권 예고]


 

막상 이 책을 읽고 나니, 무척 흥미로웠다. ‘천지왕본풀이신화를 처음 접하여 생소하긴 했으나, 이렇게 만화로 엮은 이야기를 읽어보니 무척 재밌었다. 또한 [이경덕의 한국 신화 특강]이 책의 말미에 상세하게 실려 있어서 천지왕본풀이신화의 원전 내용을 비롯하여 관련 참고 내용을 알아 볼 수 있게 구성되어 있다.

무엇보다도, 각기 다를 법한 한국 신화의 내용들을 단군의 모험 여정으로 한 데 엮어 낸 스토리텔링이 돋보인다. 또한 만화 속 캐릭터들이 생동감 넘치고 친근하다. 이 책을 그대로 디지털 셀로 그려 넣어 애니메이션화 해도 손색이 없을 거 같다.

 


1900년대 중후반에 일본 만화의 신, 일본 애니메이션의 아버지라 일컬어지는 데즈카 오사무는 다양한 만화 소재의 개발과 왕성한 활동, 출판만화와 매스미디어의 결합, 만화 캐릭터 산업의 개척 등을 통해 일본 만화를 세계 최고의 수준으로 올려놓은 만화가로 평가받는다. 그런 그의 작품들을 보고 자란 어린이들은 훗날 일본 만화와 애니메이션의 새 지평을 열었고, 경제대국 일본을 견인하는 세대가 되었다.

 

이처럼, 앞서 펴내는 글에서 세계인이 지지를 보내는 K-문화의 뿌리는 한국 신화라고 하였듯이, 우리가 한국 신화를 손쉽게 접하여 재미있게 읽고 보고 느끼고 이해하며 열광할 수 있다면, 세계인이 열광하는 K-문화의 새 지평을 열 수 있지 않을까?

도서출판 다산어린이의 어린이를 위한 우리 인문학 만화 한국 신화한국 신화의 집대성으로써 우리 한국 신화를 손쉽게 재밌게 열광하며 접할 수 있게 하는 뿌리 인문학 원전이 될 것이고, 이를 보고 자란 우리의 어린이들은 훗날 세계 문화대국 대한민국을 견인하는 세대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

 


만화 한국 신화속 단군이 펼칠 모험! 이제 다음엔 어떤 모험담이 펼쳐질지, 또 어떤 한국 신화 이야기가 펼쳐질지 무척 궁금해진다. 다음 권이 기대된다.

 

하나 덧붙이자면, 만화 한국 신화의 기획을 어른들을 위한 우리 인문학 - 한국 신화 바이블(가제)로 확장해서 선보이면 어떨까 싶다. 우리나라에도 토머스 불핀치의 신화의 시대에 견줄만한, ‘한국 신화의 표준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우리 신화 이야기의 집대성이 하나 쯤 있어도 되지 않을까 하는 소망이다.


* 이 서평은 도서출판 다산어린이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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