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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둔감하게 살기로 했다 - 조급하고 예민한 사람들을 위한 마음 처방전, 100만 부 기념 전면 개정판
와타나베 준이치 지음, 정세영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2년 5월
평점 :
인생을 살면서 괴로운 일이 생겼을 때, 일이나 관계에 실패해서 상심했을 때, 주저앉지 않고 다시 일어서게 하는 마음의 힘이 둔감력이다. 둔감한 마음이야말로 신이 주신 최고의 선물이다.
정신 건강을 위해서라도 제발 남의 말을 귀 기울여 듣지 말라. 건강한 사람은 남의 얘기를 잘 듣지 않는 경향이 있으며 듣기 싫은 말에 귀 기울이지 말고 대충 흘려 넘기는 여유로운 성격이야말로 건강의 비결이다. 즉, 남에게 안 좋은 말을 들어도 뒤돌아서자마자 잊는 사람이 정신적으로나 신체적으로나 건강한 사람이다.
둔감하게
느긋하게
너그럽게
마음뿐만 아니라 몸도 마찬가지.
너무 잘 보여도, 너무 잘 들려도, 너무 잘 맡아도 문제다. 예민해서 좋을 것이 없다. 둔감한 사람이 예민한 사람보다 더 오래도록 느긋하고 여유로우며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있다. 그러니 '나는 참 둔감한 사람이었구나.'하고 깨달았다면 당신은 엘리트이다.
수많은 둔감력 중 으뜸은 잘 자는 '수면력'이다. 눕자마자 잠들어서 아침에 일어나는 사람들이 병에도 잘 안 걸리고 수명도 길다.(그동안 베개만 닿으면 금방 잠들어버리는 파워 둔감력을 가진 나는 '돼지'가 아니라 '엘리트'였네.) 쉽게 잠들지 못하는 수면력이 약한 사람은 생각이 너무 많기 때문인데 불면증을 치료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생각하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잠 들려고 초조해하지 말고 차라리 잠들기를 포기해 버리면 사람은 결국 본능적으로 잠들게 된다.(이게 치료법이라니! 생각하지 않으려는 생각을 하는 것도 결국 생각하는 것이다. 초예민한 사람과 살고 있는 산증인으로서 불면증은 그리 간단하고 둔감한 방법으로 나아지기 어렵다. 날밤 새면 결국 잠은 들겠지만 예민한 신경은 더 날카로워진다.)
- 상대방의 칭찬을 단순하게 받아들이고 우쭐하라. 칭찬의 말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여 자신감을 갖고 잘난 체하며 뽐내는 능력이 필요하다.
- 깨끗할수록 면역력은 떨어진다. 적당히 흙먼지 속에서 자라야 면역력도 생기고 몸에 저항력도 커진다.
- 회사에서 정말 싫은 사람이 옆자리에 앉아도 신경 쓰지 않는 둔감력, 이 정도로 둔감한 사람은 강인한 정신력을 가진 사람이다.
- 타인은 끝까지 타인일 뿐이다. 주위의 시선이나 사소한 소문쯤은 신경 쓰지 않는, 당당하게 '나는 내 길을 가겠다'라는 태도가 창조적이고 획기적인 일을 성공시키는 원동력이다.
- 둔감력을 기르는 첫걸음은 너그러운 부모에게 칭찬받으며 자라는 데서 시작된다.
와타나베 준이치가 말하는 둔감력은 자칫 무신경하고 게으른 것처럼 보일 수 있다. 또 자기만 아는 이기적인 인간으로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작가가 하고 싶은 말은 결국 긍정의 힘을 기르라는 것 같다. 사람은 사람 사이에서 살 수밖에 없는데 그 안에서 덜 상처받기 위해서는 좀 무뎌지는 것이 최선이라는 것이다.
사소한 것에 흔들리지 않는 둔감함을 가지라고, 일상의 스트레스를 민감하게 받아들이지 말라고,
둔감하게 느긋하게, 너무 이것저것 눈치 보고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고 말한다.
평범치 이상으로 둔감한('아님 말고'가 선택의 모토인 가벼운 판단력을 지닌) 사람으로서, 와타나베 준이치의 기준에 의하면 나는 '엘리트'에 속하는 부류가 된다. 반면에 워낙 초예민한 사람과 살고 있다 보니 책 속에서 말하는 예민함과 둔감함의 양면적 경험들을 여럿 가지고 있다. 예민한 사람은 멍때리기가 안된다. 둔감해지기가 예민해지기보다 훨씬 훨씬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