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생각보다 멘탈이 강한 사람입니다
박세니 지음 / 다산북스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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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생각보다 멘탈이 강한 사람입니다>를 쓴 박세니는 20년간 대입 기숙 학원에서 학생들의 멘탈 관리로 명성을 쌓았다. 지금은 작가이면서 심리상담가로 활동하며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을 바탕으로 내가 중심이 된 삶과 멘탈 관리, 인간관계에 대한 강의를 하며 월 수익 1억의 소득을 올리고 있다...고 한다.

자기계발서라기보다 가벼운 에세이 정도로 생각하고 읽으면 되겠다.

가정폭력으로 죽고 싶을 만큼 불행했던 가정사를 시작부터 담담하게 쓴 글을 보면서 책을 읽는 독자들이 자신들의 타고난 불행과 어쩔 수 없는 환경에 좌절하지 말고 동질감을 느끼며 읽어주길 바라는 듯했다.

서두에 이렇게 본인의 치부와도 같은 암울했던 어린 시절 이야기를 하게 되면 책을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경계심이나 긴장감을 풀게 하고 공감하며 읽게 만든다.


한두 시간이면 읽을 수 있는 편안한 글이다. 어딘가에서 들어보고 읽어본 내용들이지만 이렇게 또 적절하게 모아진 글을 읽게 되는 것도 나쁘지 않다.

망각 때문에 잊고 사는 좋은 글들을 책을 통해 다시 만나게 되면 좋다.

그래서 책을 읽는 건지도.


절망적인 환경에서 나는 이러이러한 방법으로 멘탈을 관리해서 현재 이만큼 성공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러니 너도 방치해서 나약해진 멘탈을 타고남과 환경으로 핑계 삼지 말고 관리 잘해서 성공적인 결과를 보여라...로 책 전체를 요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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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쿠다 사진관
허태연 지음 / 놀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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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의 배경이 제주라는 것만으로도 일단 호기심이 동하는데 아기자기한 일러스트 표지를 보니 더욱 책장을 넘기고 싶어진다. '하쿠다'는 제주도 말로 '하겠습니다'란다.


제주 여행의 마지막 날 이야기의 주인공 제비는 웬 커플과 시비가 붙고 그 바람에 휴대폰이 고장 나 돈도 찾아 쓸 수 없는 상황에서 훈남 사진관 주인 석영을 만나 사진관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한다. 제주 바닷가 앞에 전망 좋은 사진관, 하쿠다 사진관에는 다양한 이야기를 지닌 사람들이 각각의 목적을 가지고 사진을 찍으러 온다.


제비는 대왕물꾸럭마을의 해녀들과 사진관 주인 석영을 통해 분노 가득한 삶에서 조금씩 행복을 찾는다. 피하기만 했던 힘든 현실을 깨고 한 사람의 성인으로서, 엄마로서, 꿈꾸던 사진작가로서 성장해간다. 읽다 보면 얼마 전 방영이 끝난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와 전개가 비슷하고 주제도 닮은 것 같다. 드라마를 통해 학습된 결과인지 책에 나오는 제주 사투리도 밑에 달린 표준어 번역을 읽지 않아도 제법 뜻이 가늠되는 것이 신기하다.


작가가 어릴 적 제주에 살면서 좋았던 추억을 그리워하며 실재하는 마을에 상상력을 덧붙여 이야기의 공간을 만들었단다. '제주에서 한 달 살기'를 몇 년째 계획만 하고 있는데 책을 읽고 나니 더욱 제주에서 살아보고 싶어진다. 제주에서 조금은 살아봤다면, 제주를 잘 알고 있다면 더욱 즐겁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누군가 나를 관심있게 살펴보고 나도 알지 못하는 내 모습을 찍어준다면, 사진으로 행복한 순간들을 기록할 수 있다면, 실제 소설 속의 사진관이 있다면 촬영을 의뢰해 보고 싶다.

인상 깊은 구절이 있다.

석영이 좋아하는 까칠한 해녀 양희가 요새 공부를 통 못해서 방에 책이 없다는 제비에게 한 말.

요새 누가 공부하려고 책을 읽냐.

유튜브를 보지.

책은 느끼려고 읽는 거야.

나부터도 요새 뭔가 궁금하면 유튜브를 찾기는 한다. 하지만 여전히 관심사를 공부하려고 할 때는 도서관에서 관련 책부터 찾고 본다. 나한테 유튜브는 아직까진 요리할 때가 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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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슨 인 케미스트리 1
보니 가머스 지음, 심연희 옮김 / 다산책방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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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슨 인 케미스트리>의 화학자 엘리자베스 조트는 전문가로서 실력을 인정받기 위해 누구보다 열심히 본인의 능력을 발휘하지만 여자라는 편견과 통념 앞에 번번이 무시당하고 조직에서 배제된다. 보통의 여자들은 집에서 차를 마시며 수다를 떨거나 사무 보조 일을 하던 시절이었기에, 여성인 엘리자베스가 화학자로서 남성들과 동등한 과학자라는 사실은 인정되지 않는 분위기이다.


그럼에도 엘리자베스는 여성에게 척박한 환경에 굴하지 않고 본인의 일을 사랑하고 지키려 하는 자기주장 확실한 여성이다. 연구소에서 노벨상 후보인 뛰어난 과학자인 캘빈 에번스를 만나 사랑하게 된다. 캘빈의 유명세에 눌리지 않고 한 사람의 과학자로서 동등하게 연구하고자 결혼이 아닌 동거를 선택하지만 곧 홀로 남게 되며 비혼모가 된다. 하지만 아이를 가졌다는 이유로 연구소에서 쫓겨나게 되자 엘리자베스는 집을 개조해서 연구를 이어나간다.


임신했다고 쫓겨나 어쩔 수 없이 집에서 연구하던 엘리자베스는 혼자 키운 딸의 도시락을 음식과 화학의 결합으로 보고 과학적인 최상의 조합으로 정성껏 만들어 보내는데, 이를 계기로 TV 요리 프로그램의 MC가 되고...


여자라서 불합리한 차별을 받는 건 동양이나 서양이나, 20세기나 21세기나 별반 다르지 않다. 여자가 아이를 낳는 기간 동안 경력이 단절되고 본인의 전문성을 이어가지 못하는 것을 사회 문제로 보고 배려하고 지원해야 하는데 실상은 해고의 구실이 되고 있다. 예전보다 나아졌다고는 하나 여전히 여자라서, 임신해서, 육아 등으로 남자와 동등한 또는 뛰어난 능력이 있음에도 어이없는 차별을 받는 경우가 많다. 한국 사회에서 여성이 결혼과 임신을 꺼리게 만드는 큰 이유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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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둔감하게 살기로 했다 - 조급하고 예민한 사람들을 위한 마음 처방전, 100만 부 기념 전면 개정판
와타나베 준이치 지음, 정세영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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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살면서 괴로운 일이 생겼을 때, 일이나 관계에 실패해서 상심했을 때, 주저앉지 않고 다시 일어서게 하는 마음의 힘이 둔감력이다. 둔감한 마음이야말로 신이 주신 최고의 선물이다.

정신 건강을 위해서라도 제발 남의 말을 귀 기울여 듣지 말라. 건강한 사람은 남의 얘기를 잘 듣지 않는 경향이 있으며 듣기 싫은 말에 귀 기울이지 말고 대충 흘려 넘기는 여유로운 성격이야말로 건강의 비결이다. 즉, 남에게 안 좋은 말을 들어도 뒤돌아서자마자 잊는 사람이 정신적으로나 신체적으로나 건강한 사람이다.

둔감하게

느긋하게

너그럽게

마음뿐만 아니라 몸도 마찬가지.

너무 잘 보여도, 너무 잘 들려도, 너무 잘 맡아도 문제다. 예민해서 좋을 것이 없다. 둔감한 사람이 예민한 사람보다 더 오래도록 느긋하고 여유로우며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있다. 그러니 '나는 참 둔감한 사람이었구나.'하고 깨달았다면 당신은 엘리트이다.

수많은 둔감력 중 으뜸은 잘 자는 '수면력'이다. 눕자마자 잠들어서 아침에 일어나는 사람들이 병에도 잘 안 걸리고 수명도 길다.(그동안 베개만 닿으면 금방 잠들어버리는 파워 둔감력을 가진 나는 '돼지'가 아니라 '엘리트'였네.) 쉽게 잠들지 못하는 수면력이 약한 사람은 생각이 너무 많기 때문인데 불면증을 치료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생각하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잠 들려고 초조해하지 말고 차라리 잠들기를 포기해 버리면 사람은 결국 본능적으로 잠들게 된다.(이게 치료법이라니! 생각하지 않으려는 생각을 하는 것도 결국 생각하는 것이다. 초예민한 사람과 살고 있는 산증인으로서 불면증은 그리 간단하고 둔감한 방법으로 나아지기 어렵다. 날밤 새면 결국 잠은 들겠지만 예민한 신경은 더 날카로워진다.)

- 상대방의 칭찬을 단순하게 받아들이고 우쭐하라. 칭찬의 말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여 자신감을 갖고 잘난 체하며 뽐내는 능력이 필요하다.

- 깨끗할수록 면역력은 떨어진다. 적당히 흙먼지 속에서 자라야 면역력도 생기고 몸에 저항력도 커진다.

- 회사에서 정말 싫은 사람이 옆자리에 앉아도 신경 쓰지 않는 둔감력, 이 정도로 둔감한 사람은 강인한 정신력을 가진 사람이다.

- 타인은 끝까지 타인일 뿐이다. 주위의 시선이나 사소한 소문쯤은 신경 쓰지 않는, 당당하게 '나는 내 길을 가겠다'라는 태도가 창조적이고 획기적인 일을 성공시키는 원동력이다.

- 둔감력을 기르는 첫걸음은 너그러운 부모에게 칭찬받으며 자라는 데서 시작된다.


와타나베 준이치가 말하는 둔감력은 자칫 무신경하고 게으른 것처럼 보일 수 있다. 또 자기만 아는 이기적인 인간으로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작가가 하고 싶은 말은 결국 긍정의 힘을 기르라는 것 같다. 사람은 사람 사이에서 살 수밖에 없는데 그 안에서 덜 상처받기 위해서는 좀 무뎌지는 것이 최선이라는 것이다.

사소한 것에 흔들리지 않는 둔감함을 가지라고, 일상의 스트레스를 민감하게 받아들이지 말라고,

둔감하게 느긋하게, 너무 이것저것 눈치 보고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고 말한다.

평범치 이상으로 둔감한('아님 말고'가 선택의 모토인 가벼운 판단력을 지닌) 사람으로서, 와타나베 준이치의 기준에 의하면 나는 '엘리트'에 속하는 부류가 된다. 반면에 워낙 초예민한 사람과 살고 있다 보니 책 속에서 말하는 예민함과 둔감함의 양면적 경험들을 여럿 가지고 있다. 예민한 사람은 멍때리기가 안된다. 둔감해지기가 예민해지기보다 훨씬 훨씬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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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든 해 봐요 - 판사 김동현 에세이
김동현 지음 / 콘택트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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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생각이 같은 사람을 만나면 반갑고 그 사람이 하는 이야기를 더 듣고 싶어진다. 글 초반부터 마치 내 일기장을 보듯 생각이 같아서 호감어린 맘으로 책을 손에 든 그대로 단숨에 다 읽었다.

아 이런 어이없고 황당하고 억울한 일이... 의사의 실수로 어느날 갑자기 내 눈이 멀게 되었는데 그걸 이성적이고 현실적으로 받아들인다.

퀴블러 로스가 뭐라던 인간이 죽음을 수용하는 5단계를 무시하고, 지금 할 수 있는 최선의 상태로 인생을 재설계하고 실천하여 10년 만에 판사가 되었다.

멋지다! 나라면 엄청난 좌절과 긴 우울의 시간을 보냈을텐데...

나랑 같은 사람이 아니구나!

판사 김동현은 서른 살 로스쿨에 다닐 때 의료사고로 두 눈을 멀게 되었지만, 눈 뜬 자들의 세상에서 눈먼 장애를 갖게 되었지만, 꿈을 포기하지 않고 현실과 타협하며 꿈을 이뤄냈다. 특유의 긍정적인 사고와 높은 자존감, 현실적이고 냉철한 판단력으로.


"어느 정도 가능성이 있다면 지레 겁먹고 피할 것이 아니라 뭐든 해 봐야 기회를 얻을 수 있다." _동감이다. 내가 하고 싶은가? 이룰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나? 두 가지를 생각했다면 일단 해보는 거다. 뭐라도 해야 뭐라도 되는 거다.


"어떤 선택이든 후회가 남을 수 있다." _해보고 안되면 그냥 "아님 말고" 해버리면 된다. 어떻게 세상 모든 일들이 내 뜻대로만 되겠나. 뭐든 해 봐야 실패든 성공이든 경험이 쌓이고 이 경험들이 사람을 성숙하고 풍부하게 만든다.

솔직한 글들을 읽으면서 판사 김동현보다 개인 김동현에게 더 신뢰가 느껴졌다.

본인이 법조인이 되기까지 어마어마한 시회적 비용이 들었음을 인정하고 그것이 자신이 로스쿨 학생이라는 기득권이 있었기에 가능했음을 솔직하게 적은 글을 읽으면서

판사로서,

"단 한 사람도 소외되지 않게 소중한 인권을 지켜드리겠다."는 약속이 진심일 거라 생각되었다.

유퀴즈에 나왔었다고 해서 유튜브에서 찾아봤다. 너무나 유쾌한 자기. 자기는 눈에 뵈는 게 없어서 무서운 게 없다고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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