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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피엔스의 의식 - 스페인 최고의 소설가와 고생물학자의 뇌 탐구 여행
후안 호세 미야스.후안 루이스 아르수아가 지음, 남진희 옮김 / 틈새책방 / 2025년 5월
평점 :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AI의 발달이 뇌 모방 기술로 확장되면서, 인간 의식의 본질과 뇌의 정보 처리 방식에 대한 연구가 급속히 활발해지고 있다. 이 시점에 뇌를 주제로 한 『사피엔스의 의식』은 한 번쯤 읽어볼 만한 책이 아닌가 생각된다.
이 책에서 저자 후안 루이스 아르수아가는 인간 의식이 어떻게
탄생하고 진화했는지에 대한 통합적 고찰을 시도한다. 그는 고인류학, 신경과학, 진화생물학, 철학 등을 넘나들며 인간의 뇌가 단순한 정보 처리
기관이 아니라, ‘의식’이라는 복합적 구조를 담는 그릇임을 강조한다.
의식은 단지 자기
인식의 능력이 아닌, 시간과 감정, 타인과의 관계를 포괄하는 존재론적 구조이며, 이것이 인간을 ‘호모 사피엔스’로 규정짓는 핵심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많은 뇌과학 서적이
인지기능이나 행동패턴 분석에 집중하는 반면, 이 책은 의식을 하나의 ‘진화적 산물’로 바라본다.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가 문명사적 관점에서
인간을 조망했다면, 아르수아가는 진화적 시간축을 따라 인간의 내면 구조, 특히 ‘자아’의 형성과 그 의미에 주목한다. 특히 언어, 꿈, 도구의
사용, 죽음에 대한 인식 등을 통해 의식의 층위를 분석하는 방식은, 단순한 과학적 분석을 넘어 인문학적 사유를 자극한다.
저자는 가장 AI에 대한 언급도 빼놓지 않는다. AI 챗봇, 즉 ChatGPT와의
대화를 예시로 들며, 인간이 자신이 꾼 꿈에 대해 기계에게 해석을 요청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는 단지 기술적 진보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의식의 타자’를 외부에서 찾기 시작한 신호로 해석된다.
즉, 인간은 이제 자기
마음의 해석을 더 이상 인간에게만 맡기지 않고, 인공 지능에게 묻고 반응을 얻는 시대에 진입한 것이다. 이는 인간 의식의 주체성과 감정 해석의
주도권이 기술과 어떻게 얽혀 가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다.
『사피엔스의 의식』은 단순히 과거를 탐사하는 책이 아니다.
그것은 현재 우리 자신을 이해하고, 미래 인간의 모습을 예감하게 하는 통찰을 제공한다. 특히 언어의 출현과 꿈의 역할, 자아의 구성에 관한
논의는 깊이 있는 철학적 사유를 이끌어낸다. 책을 읽으며 ‘나는 누구인가’라는 오래된 질문이 다시 떠오르는데, 이는 단지 개인의 정체성 탐색이
아니라, 인류 전체가 겪어온 정신적 진화의 연장선임을 깨닫게 된다.
또한 인간의 뇌를 둘러싼 궁금증이 증폭되는 지금, AI와 의식의
관계를 돌아보게 하는 의미 있는 계기가 된다. 생물학과 인류학, 기술 담론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있어, 과학과 인문학을 모두 아우르고자 하는
독자에게 특히 적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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