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의 세계 - 미국 외교정책과 구질서의 위기, 그리고 한반도의 운명
리처드 하스 지음, 김성훈 옮김 / 매일경제신문사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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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gogimukja.blog.me/221170678472[혼돈의 세계]는 미국의 외교전문가 리처드 하스(Richard Haass)가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의 무질서한 현실을 분석하며 쓴 책이다. 저자가 생각하기에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이 세계는 미국의 막대한 영향력으로 인해 나름대로 잘 배열(array) 되었다. 그러나 냉전이 종식되고 나서, 세계에서 미국의 힘이 더 커지기보다는 미국의 통제권에서 벗어난 나라들이 하나둘 생기기 시작하였다. 그중에 하나가 파키스탄이고, 또 다른 하나가 북한이다. 파키스탄과 북한은 미국의 손에 잡히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미국은 어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그들을 컨트롤하려고 하지만, 지금까지도 그들은 미국의 개입을 거부하며 독자생존하고 있다.


그런데 나는 이 책을 읽으며, 미국인이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이랑 한국인이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이 매우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사실 한국인은 남한 내에 주어진 문제를 해결하기도 벅차고, 북한과의 통일문제에 대해서도 신경 쓰지 않는 사람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한국인은 외국에서 일어나는 일에 큰 관심이 없고, 외국에서 발생하는 일에 개입하여 그 문제를 능동적으로 해결하겠다는 의지 자체가 없다. 그런데 미국인은 조금 다르다. 그들은 세계 곳곳에 여러 문제가 있으면, 미국이 세계 초강대국으로서 마땅히 세계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국인이 사적인 영역에서 오지랖이 넓다면, 미국인은 공적인 영역에서 오지랖이 넓다. 오지랖은 적극적인 관심과 참견이라고 쉽게 번역할 수 있다. 미국은 중동과 남아시아와 동아시아에 일어나는 모든 일에 참견하는 세계 최고의 오지라퍼라 부를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한반도의 중요한 여러 문제가, 한반도의 당사자들이 아니라, 한반도에 한 번도 와본 적이 없는 미국인에 의해 결정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한반도의 질서와 평화를 위해서는 현실적으로 미국의 도움이 필요하다. 그러나 우리의 생존과 관련된 부분을 모두 미국에  넘길 수는 없다. 현 대통령이 말한 '한반도 운전자론'이 말 그대로 이론으로 끝나지 않기 위해서는 핸들을 한국인이 잡아야 하는데, 여전히 미국인이 핸들을 붙잡고 있고 그것을 다른 나라에 넘겨줄 생각은 전혀 없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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