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 시집 - 오감도와 날개 그리고 권태 윤동주가 사랑한 시인
이상 지음 / 스타북스 / 2017년 11월
평점 :
품절


이상 시인에게는 천재라는 수식어가 항상 따라붙는다. 그런데 이상 시인이 유명하긴 하지만, 실제 그의 시집을 전부 다 읽어본 사람은 드물 것이다. 나는 최근에 스타북스에서 새롭게 출간된 [이상 시집]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읽어 봤다. 시집을 읽고 나서 나는 도저히 이 시집을 어떻게 평가해야 할지 난감했다. 이상 시인의 시는 마치 암호 같았다. 혹은 보물이 어디에 숨겨져 있는지 알려주는 보물지도 같았다. 이상 시인이 이 시를 통해 도대체 무엇을 의도하는지 알아차리는 게 거의 불가능하게 여겨졌다.

그런데 그의 작품을 읽으면서 한 가지 확실한 것은 그의 시와 소설과 수필이 모두 그의 자전적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는 것이다. 그의 문학은 그의 삶과 분리될 수 없다. 특히 그가 쓴 '건축무한육면각체'라는 연작시는 그가 건축을 전공하였기에 쓸 수 있는 시였다. 그는 1929년에 경성고등학교 건축과를 수석으로 졸업하고, 학교 추천으로 조선총독부 내무국의 건축과 기수로 취직하였다. 이해 12월 조선 건축회 학회지 <조선과 건축>의 표지 도안 현상 모집에 1등과 3등으로 각각 당선되었다. 즉 살아 있을 때, 이상 시인은 문학가가 아니라 김해경이라는 건축가로 더 유명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1933년에 폐결핵을 앓으며 건축가 김해경의 삶을 접고, 문학가 이상의 삶을 시작하였다. 이상의 시가 난해하게 느껴지는 것은 바로 그가 건축물의 도안을 그리듯이 글을 쓰기 때문이다. 

꽃나무 -이상

벌판한복판에 꽃나무하나가있소 근처에는 꽃나무가하나도없소 꽃나무는제가생각하는꽃나무를 열심으로생각하는것처럼 열심으로꽃을피워가지고섰소 꽃나무는제가생각하는꽃나무에게갈수없소 나는막달나났소 한꽃나무를위하여 그러는것처럼 나는참그런이상스런흉내를내었소


이 책에는 이상 시인의 시뿐 만 아니라 소설 '날개'와 수필 '권태'가 같이 수록되어 있었다. 그의 시가 워낙 난해해서 그런지 상대적으로 그의 소설과 수필은 술술 읽혔다. 그의 문학에 전반적으로 깔려있는 우울함과 권태로움은 그가 어떤 환경에서 글을 썼는지를 간접적으로 보여준다. 그 어느 때보다 춥고 황량한 12월에 몸뿐만 아니라 정신의 서늘함을 느끼고 싶은 사람에게 이상의 시집을 추천하고 싶다. 어느 시대나 사람으로서 삶의 무게를 감당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 것인지 누구라도 그의 시를 읽으며 절절히 체감하게 될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