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 시인에게는 천재라는 수식어가 항상 따라붙는다. 그런데 이상 시인이 유명하긴 하지만, 실제 그의 시집을 전부 다 읽어본 사람은 드물 것이다. 나는 최근에 스타북스에서 새롭게 출간된 [이상 시집]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읽어 봤다. 시집을 읽고 나서 나는 도저히 이 시집을 어떻게 평가해야 할지 난감했다. 이상 시인의 시는 마치 암호 같았다. 혹은 보물이 어디에 숨겨져 있는지 알려주는 보물지도 같았다. 이상 시인이 이 시를 통해 도대체 무엇을 의도하는지 알아차리는 게 거의 불가능하게 여겨졌다.
그런데 그의 작품을 읽으면서 한 가지 확실한 것은 그의 시와 소설과 수필이 모두 그의 자전적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는 것이다. 그의 문학은 그의 삶과 분리될 수 없다. 특히 그가 쓴 '건축무한육면각체'라는 연작시는 그가 건축을 전공하였기에 쓸 수 있는 시였다. 그는 1929년에 경성고등학교 건축과를 수석으로 졸업하고, 학교 추천으로 조선총독부 내무국의 건축과 기수로 취직하였다. 이해 12월 조선 건축회 학회지 <조선과 건축>의 표지 도안 현상 모집에 1등과 3등으로 각각 당선되었다. 즉 살아 있을 때, 이상 시인은 문학가가 아니라 김해경이라는 건축가로 더 유명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1933년에 폐결핵을 앓으며 건축가 김해경의 삶을 접고, 문학가 이상의 삶을 시작하였다. 이상의 시가 난해하게 느껴지는 것은 바로 그가 건축물의 도안을 그리듯이 글을 쓰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