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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는 나무라지 않는다 - 지식생태학자 유영만 교수가 들려주는 나무에게 배우는 지혜
유영만 지음 / 나무생각 / 2017년 11월
평점 :
계절의 변화는 나무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봄에는 나무에 하얀 꽃이 피고, 여름에는 나무에 푸른 잎이 무성하고, 가을에는 나무에 빨간 열매가 맺히고, 겨울에는 나무가 모든 잎을 떨구고 홀로 서있습니다. 나무는 존재 그 자체로 계절의 변화를 알려주는 계절의 시계입니다.
이 책의 저자 유영만 한양대 교수는 나무와는 상관없는 교육학자이지만, 나무의 특징을 자세히 연구하여 그것이 인간의 삶에 어떤 통찰을 주는지 글을 썼습니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우리 주변에 항상 있는 나무가 얼마나 신비한 존재인지를 다시금 깨닫게 될 겁니다.
저자는 은행나무야말로 살아있는 화석이라고 말합니다. 은행나무는 가장 역사가 오래된 나무이기에 공룡이 있을 때에도, 매머드가 있을 때에도, 고조선 시대에도 열매를 맺었을 겁니다. 은행나무가 세월의 흐름을 거슬러 오래 사는 이유는 나무의 질긴 생명력 덕분입니다. 어떤 척박한 환경 가운데서도 뿌리를 내리고 열매를 맺는 은행나무에서 우리는 고상한 이상도 중요하지만, 치열한 일상도 중요하다는 것을 생각해봅니다. 어떤 현실 가운데서도 그 생명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버티는 은행나무를 통해 강한 것이 오래 남는 게 아니라, 오래 남는 게 강한 것임을 깨닫게 됩니다.
또한 이 책에서 저는 맹그로브(Mangrove)에 대해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맹그로브는 열대 지방에 주로 서식하는 나무인데 땅과 바다의 경계에서 뿌리를 내리고 숲을 이룬다고 합니다. 생태학적으로 맹그로브가 중요한 이유는 이 맹그로브의 뿌리가 물고기들에게는 피난처가 되고, 맹그로브의 가지가 날짐승에게는 둥지가 되기 때문입니다. 맹그로브는 땅과 바다의 경계에 서, 물고기와 날짐승의 보금자리가 되었습니다. 이 나무는 우리나라에 단 한그루도 없기때문에,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열대지방에 가서 맹그로브를 직접 보고 싶습니다.
어느덧 풍성했던 가을 낙엽도 다 떨어지고 황량한 겨울의 문턱에 접어들게 되었습니다. 나무에게 겨울은 마지막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입니다. 이 겨울에 춥다고 무조건 웅크리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마음과 생각을 열어 내년 봄을 어떻게 준비할지 생각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나무가 모든 잎을 떨구더라도 봄을 내다보며 새싹을 틔울 준비를 하듯이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