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저자 톰 니콜스는 대학교수로서 미국 대학의 무지와 미국 사회의 반지성 주의에 대해 한탄한다. 그리고 그의 한탄은 미국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으로 절정에 이르렀을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세 기간 내내 직접적으로 지식인들과 전문가를 조롱하며, 자신은 그들보다 훨씬 더 뛰어난 인물이라고 말하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미국 대중들은 전문가의 말보다, 트럼프의 말을 더 신뢰했다. 트럼프의 당선은 미국 사회가 얼마나 지식인들과 전문가들의 의견을 잘 묵살하고 그들이 각자 믿고 싶은 것만 믿고 살아가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라 할 수 있다.
저자는 대학교육의 실패와 인터넷의 확산으로 인해 시민들의 지적 수준이 하향 평준화되었다고 지적한다. 그런데 지적 하향 평준화란 말은 자칫 고학력 인구가 많은 현대사회에 어울리지 않는 말 같다. 그러나 실제로 모두가 대학생인 사회에서는, 아무도 제대로 된 대학생이 아니다. 그리고 모두가 지식인인 사회에서는, 아무도 제대로 된 지식인이 아니다. 대량생산 대량소비에 익숙한 자본주의 사회의 대학교육은 그저 졸업생 찍어내기식의 대량생산에서 벗어나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