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당시 박은식 선생은 언론사의 주간으로서, 임시정부의 수장으로서, 교육기관의 교사로서 수많은 사람들에게 사람답게 사는 것이 무엇인지를 온몸으로 보여주었다. 그는 실로 앞이 한치도 보이지 않는 암흑기에도 역사 앞에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았다. 그로부터 100년이 지난 지금, 여전히 미래에 대해 그 어떤 희망을 찾아보기 힘든 한반도에서, 나는 내가 마땅히 감당해야 할 역사적 책무를 외면하고 소시민적 안락함만을 추구하며 살아간 것은 아닌지 실로 부끄럽다. 역사에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산다는 것은, 주어진 현실을 외면하는 것이 아니라, 직면하는 것을 의미한다. 어느덧 서늘해진 이 가을에, 박은식 선생의 평전은 나의 영혼을 서늘하게 하여 정신을 각성케 하는 가을바람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