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슈비츠에 감금된 사람들은 무엇을 듣지 않을 자유가 없었다. 일방적으로 들려지는 민속음악과 클래식 음악을 들으며 그들은 어떤 생각을 하였을까? 요즘 카페나 식당을 들어가면, 그 공간의 적적함을 없애기 위하여 주인이 음악을 튼다. 때로는 조용한 음악, 때로는 신나는 음악이 나오는 가게에서 손님은 아무런 저항도 못하고 그 음악에 사로잡힌다. 요즘은 그러한 소음을 백색소음이라고 평하며, 일부러 그 백색소음을 찾아다니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우리의 오감 중 가장 먼저 발달하고 가장 나중에 생을 마감하는 청각의 신비를 깨닫는 것은 인간의 어찌할 수 없는 연약함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소리 앞에서 우리는 겸손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