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삐는 어른이 되기 싫어 - 린드그렌 탄생 110주년 기념 개정판 시공주니어 문고 2단계 17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지음, 잉리드 방 니만 그림, 햇살과나무꾼 옮김 / 시공주니어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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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에 '말괄량이 삐삐'라는 동화나 영화를 본 기억이 있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최근에 시공주니어에서 '삐삐는 어른이 되기 싫어'라는 제목으로 오리지널 그림으로 삐삐 시리즈를 출간하였다. 이 동화책을 읽으며 문득 어릴 적 과거로 시간 이동을 하는 느낌을 받았다.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마실까, 무엇을 입을까 염려하지 않고 하루하루 그날의 삶에 충실하게 살았던 유년기를 떠올려보며 그 시간을 지나 나는 얼마큼 더 성장했는지 나를 돌이켜본다.

동화 속 삐삐는 오늘날의 기준으로는 딱히 행복할만한 조건을 갖춘 어린이는 아니다. 뒤죽박죽 별장에서 거의 고아와 다를 바 없이 살아가는 삐삐는 얼굴에 주근깨가 가득해서 딱히 이쁘고 귀여운 구석이 없게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동화 속 삐삐의 자존감만큼은 세계 최고다. 삐삐는 누구에게도 주눅 들지 않고, 자신이 모르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당당하게 친구들과 자신의 꿈을 꾸며 살아간다. 동화 속에서 삐삐는 왜 어른이 되기 싫어했을까? 그것은 혹시 삐삐가 어른이 되어 자신의 고유한 정체성을 상실하고 누군가의 시선에 신경 쓰며 사는 미생이 되기 싫어서가 아닐까? 분주한 삶의 현실 가운데서 내가 누구인지를 잊어버리고 사는 어른이나, 상상력이 넘치는 동화를 읽고 싶어 하는 어린이에게 이 책의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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