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정윤리 - 재소자의 몸과 관계윤리
박연규 지음 / 시간여행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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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뉴스를 통해 흉악범죄가 보도될 때 대부분의 평범한 사람들은 그 범죄자를 비난하며, 그들에게 법정 최고형을 내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사람들의 생각에는 그 범죄자가 자신이 지은 죄의 대가를 받길 바라는 마음이 반영되어 있는 것이다. 그러나 사실 교도소는 단순히 죄를 지은 재소자에게 응보적 징벌을 내리는 곳만은 아니다. 교도소는 재소자에게는 징벌의 공간이지만, 또한 교화의 공간이다. 엄밀하게 말해서 교도소는 지옥이 아니라, 연옥이다. 교도소는 죄를 지은 사람이 영원히 머무는 곳이 아니라, 형기를 마치고 세상으로 다시 돌아갈 때까지 잠시 머무는 곳이다. 그런데 문제는 교도소에 들어간 재소자가 과연 교도소에서 자기의 죄를 반성하고, 진정으로 건강한 시민으로 거듭나서 출소를 하는 지가 불확실하다는 것이다. 비관적이게도 대한민국에서 교도소는 온전한 교화의 공간이 아니라, 초범을 재범으로 만드는 범죄학교의 역할을 하기도 한다.

박연규 교수가 집필한 『교정윤리』는 교도소의 교도관이 재소자들을 어떻게 인격적으로 대해야 할지 그리고 어떻게 교도소에서 회복적 정의를 구현할 수 있을 지에 관한 이론서다. 사실 교도관이 재소자들을 그와 같은 인간이 아니라, 흉악한 범죄자들이라고만 생각한다면 ‘교정윤리’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교도관이 재소자를 자신과 똑같은 사람임을 인정하고, 사람 대 사람으로 그들을 대할 때 인격적 교화가 시작된다. 이 책에는 교도관이 재소자와 어떻게 인격적 관계를 형성할 지에 대해 임마누엘 레비나스와 마틴 부버의 철학을 인용하며 이론적으로 접근한다. 결론적으로 이 책은 단순히 교도소에서 일하는 교도관뿐만 아니라, 교육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읽으면 좋은 책 같다. 왜냐하면 교사는 언제나 문제를 일으키는 학생을 교육현장에서 만나기 때문이다. 교사가 어떻게 학생과 인격적 관계를 형성하여 회복적 정의를 구현할 수 있는 지 이 책이 조그만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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