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 - 김정아 소설집
김정아 지음 / 클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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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개인적으로 장편소설보다 단편소설을 읽는 게 더 힘들다. 왜냐하면, 단편소설은 장편소설에 비해 글의 밀도가 높기에, 한 문장 한 문장 읽어 내려갈 때 독자에게 더 많은 생각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단편소설을 읽으며 깊이 생각하지 않고, 단편소설을 그냥 눈 따라 읽어 내려 가다보면, 어느새 당황스럽게도 다음 단편 소설의 첫 장을 마주하게 된다. 김정아 작가가 쓴『가시』는 내가 정말로 오랜만에 읽어보는 단편 소설집이었다. 이 책은 자신의 반평생을 인권 사각지대에 놓인 소수자들을 위하여 살아왔던 김정아 작가의 첫 단편소설집이다. 이 첫 단편소설집을 출판하기 위하여 저자는 얼마나 많이 고민하고, 고심하며 글을 썼을까? 그래서 그런지 이 소설집에 들어있는 단편소설 하나하나는 독자로 하여금 이 사회의 가장 밑바닥에서 투명인간처럼 살아가고 있는 소수자들을 다시금 떠올리게 만든다. 이 책에서 가장 추천하고 싶은 소설은 이 책에 세 번째로 실려 있는 ‘석류나무집’이라는 단편소설이다. ‘석류나무집’에는 세 가지의 시대가 등장한다. 첫 번째 시대는 여주인공이 현재 살고 있는 시대다. 여주인공은 남편과 함께 까페를 운영하며, 신영복 선생이 쓴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을 읽는다. 그 소설을 읽으며 여주인공은 두 번째 시대로 들어간다. 그 두 번째 시대는 신영복 선생이 사형선고를 받기 전 청구회 어린이들과 즐겁게 놀았던 시대다. 공교롭게도 그 시대는 여주인공이 살았던 유년시절과 겹친다. ‘석류나무집’에서는 바로 이 세 가지의 시대를 넘나들며 이야기가 전개된다. 그리고 그 세 가지의 시대에는 모두 소수자가 등장한다. 아마 작가는 어느 시대나 예외 없이 주목받지 못하는 소수자가 우리 곁에 항상 있음을 일깨워주기 원했던 것은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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