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모 자취엔스
노수봉 지음 / 팜파스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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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은 다른 도시에 비해 소박한 서민들이 자취하기가 쉽지 않은 동네이다. 대학가는 대학가 나름대로 방 구하기가 만만치 않고, 번화가는 번화가대로 방 구하는 게 어렵다. 그래서 돈이 풍족하지 않은 고시생들이나, 대학생들은 주로 신림 고시촌 쪽방이나, 노량진 고시촌으로 몰린다. 그곳에서는 먹고, 씻고, 자는 게 일종의 전투다. 그 전장에서 자취라는 낯선 삶의 방식을 처음 접해본 자취 이등병은 앞으로 이 험난한 자취 생활을 어떻게 잘 보낼 수 있을지 때로는 막막함을 느낀다.


그런 의미에서 ‘호모 자취엔스’는 9년 짬밥의 자취 특전사가 자취 이등병을 위해 정성껏 작성한 ‘자취사용설명서’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근 1년 주기로, 자취방을 구하는 것과 자취방에서 지내는 것과 새롭게 자취방을 구하는 전 과정이 그림과 함께 잘 설명되어 있다. 이 책의 저자 ‘노수봉’은 지방에서 대학을 나오고, 대학 졸업 이후 처음으로 서울에서 자취생활을 하며 삶의 고단함을 느꼈다. 저자가 아무리 열심히 일하여도 월세와 카드비와 식비 등 생필품비를 지불하면 특별히 남는 게 없었다. 서울의 월세는 해마다 가파르게 오르지만, 소득은 그에 비례해서 오르지 않았다. 서울에서는 숨만 쉬어도 돈이다. 이런 각박한 자취 환경 속에서 저자가 자취 생활의 필수적인 정보들을 담아서 이 책을 쓴 것이 나는 그저 놀라웠다. 삶의 지극히 작은 부분까지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며 애정을 느끼는 저자의 섬세한 감성에 감탄하며, 자취에 관한 정보뿐만 아니라 저자의 긍정적인 삶의 자세까지도 덤으로 배울 수 있어서 나는 이 책을 읽는 게 지극히 만족스러웠다. 자취를 앞두고 있거나, 자취를 하고 있는 자취 신병들이 이 책을 통하여 유용한 정보를 많이 얻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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