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수많은 이름으로 불어온다
청민 지음 / 첫눈 / 2016년 12월
평점 :
절판


사람은 누구나 현재를 산다. 과거의 아픔은 이미 떠나갔으며, 미래의 사건은 아직 나에게 오지 않았다. 오늘 교회에서 중학생과 대화를 하며 공부에 대한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나왔다. 내가 그 친구에게 물었다. "공부를 하는 것에 동기부여가 되니?" "아니요. 전혀요. 소인수분해를 공부하다가, 소인수분해를 만든 그 사람을 소인수분해하고 싶어졌어요. 미래를 생각하면 공부해야겠다고 생각하지만, 막상 공부하려고 하면 동기부여가 잘 안돼요. 왜냐하면 전 현재만 살거든요." 나는 이 중학생 친구의 말이 옳다고 생각한다. 청소년 시절에 누군들 공부에 동기부여가 되겠는가? 청년이 되어서도 공부에 동기부여가 안되는 건 매한가지인데 말이다. 나는 현실적으로 공부란 무엇을 이루기 위해서 하는 게 아니라, 내가 하기 싫은 일을 하지 않기 위해서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모두는 각자 자신이 살고 싶지 않은 삶을 살기 싫어서 공부한다. 그러나 각자마다 그 공부는 조금씩 다를 것이다. 누구는 영화를 보는 것이, 누구는 여행을 다니는 것이, 누구는 책을 읽는 것이 그리고 누구는 글을 쓰는 것이 그들만의 공부일 것이다. 이 세상에서 소인수분해를 잘해야만 공부를 잘하는 건 아니다.

 

청민 작가는 수필을 쓰며 인생을 공부한다. '사랑은 수많은 이름으로 불어온다' 역시 작가가 인생을 알아가고 공부하는 내용으로 가득 차있다. 작가가 인생을 알아가는 방식은 화려한 성공이 아니라, 외로운 실패를 통해서다. 때로는 사랑에 실패하고, 때로는 취업에 실패하고, 때로는 인간관계에서 실패하며 인생을 배워간다. 그리고 어제보다 더 행복한 삶을 꿈꾸며 그 좁은 길을 사뿐히 걸어간다. 비록 그 길이 꽃길은 아니어도, 작가는 자신에게 주어진 길을 담담하게 걸어간다. 그 길이 본인의 사명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사랑은 수많은 이름으로 불어온다'는 이쁜 사진과 이쁜 글로 채워진 감성 수필이다. 나른한 봄날 카페에서 바닐라 라테를 한잔 마시며 나를 돌아보고 내 곁에 있는 사람들을 돌아볼 수 있는 아주 작은 영혼의 손거울로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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