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식이 통하는 나라에서 살고 싶다 - 국민 PD 이상훈의 사회 유감
이상훈 지음 / 리오북스 / 2016년 12월
평점 :
절판


상식이 통하는 나라에 살고 싶다오랜 세월 방송국에서 피디로 많은 프로그램을 작업했던 이상훈 피디의 에세이다. 이 책이 에세이지만 문학적이라기보다는 매우 사회비판적이며, 시사평론적인 성격을 가진다. 저자는 이 책에서 대한민국 사회의 민낯을 전혀 숨김없이 드러낸다. 대한민국의 정치, 경제, 사회, 교육 등에서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부패와 혹은 전혀 알지 못하였던 편법을 이 책을 통해 폭로한다. 이 책을 쓴 저자의 마음이 불편하였듯이 독자의 마음도 불편하다. 그리고 마지막 책장을 덮고 나서 마음이 갑갑해진다. 누가 우리를 이 고단한 한국 사회에서 구원할 수 있으랴?


이 책을 읽으며 사실 아쉬운 점이 크게 2가지 정도 있었다. 첫 번째로 아쉬운 점은 아직 실체가 완전히 밝혀지지 않은 사건을 언론의 보도만으로 너무 단정적으로 말하는 저자의 강경한 태도다.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최순실 게이트는 대통령의 문제 일뿐만 아니라, 바로 우리의 문제다. 대통령이 비선실세에 의해 국정이 농단되도록 내버려둔 것은 대통령을 철저하게 감시해야 할 책임을 온전히 감당하지 못하였던 국민 모두의 책임이다. 그러나 아직 우리는 최순실 게이트에 대해서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것이 더 많다. 그리고 앞으로 탄핵안이 가결되어 헌법재판소에 의해 대통령의 임기가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이다. 그런데 저자는 책에서 종편에 대해 신나게 비판해놓고, 종편에서 보도한 내용을 가지고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의 부역자들을 너무 쉽게 단죄한다. 나는 이 책이 최근의 국내정세를 반영하는 것은 나쁘지 않았다고 보지만, 저자가 최순실 게이트를 대하는 태도에서 깊은 성찰과 사유가 부족하지는 않았는가라는 생각이 든다.


이 책에서 두 번째로 아쉬운 점은 상식이라는 것은 고정 불변하는 개념이 아니라 세상의 변화에 따라 얼마든지 변할 수 있다는 점을 저자가 간과하고 있다는 것이다. 상식(Common Sense)은 시대에 따라 다르다. 조선시대에는 한자를 모르면 양반이 아니었다. 그러나 일제 강점기에는 일본어를 사용할 줄 모르면 지식인이 아니었다. 그리고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에서는 영어를 모르면 지성인이 아니다. 저자는 상식이 통하는 나라에 살고 싶다고 하지만, 저자가 생각하는 상식과 정치인들과 경영자들과 다른 국민들이 생각하는 상식은 같지 않다. 상식이 통하는 나라에 살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나와 다른 사람이 생각하는 상식이 다름을 인정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내가 생각하는 상식을 다른 사람이 상식으로 여기지 않는다고 해서, 그 사람을 비난하는 것은 실상 매우 비상식적이다. 그렇다면 무엇이 인간 상식의 기준이 되어야 할까? 나는 종교의 경전이야말로 인간 상식의 기준이라고 생각한다. 무슬림 사회에서는 코란이 상식의 기준이고, 대부분의 북유럽 사회는 성경이 상식의 기준이다. 그러나 한국 사회는 조선의 붕괴이후에 유교경전이 그 절대적 가치를 상실하였고, 불교경전 역시 많은 사람에게 읽혀지지 않고, 성경은 교회에서도 신앙의 기준으로 확고히 자리 잡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상식이 통하지 않는 대한민국은 실상 경전의 권위를 상실한 대한민국과 동의어다. 즉 한국 사회에 보편적인 상식을 회복하기 위해서 나는 인문학 공부가 필수적이라고 생각한다. 오랜 세월의 무게를 견딘 인문학 서적이야말로, 사람의 상식과 사회의 상식을 판가름할 유일한 기준이다. 상식이 통하는 나라의 시작은 바로 문사철을 기본으로 하는 인문학 공부에서부터 시작된다. 참된 인문학 공부는 학위를 위한 공부, 성공을 위한 공부, 이윤을 위한 공부를 벗어나 사람을 위한 공부, 사회를 위한 공부, 사랑을 위한 공부가 되어야 한다. 그러한 인문학 공부가 상식이 통하는 사람, 상식이 통하는 사회를 만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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