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nnect Everything
2016년 여름 강남대로 주변에서 가장 인기 있었던 상점이 두 개 있었다. 그 두 개의 상점은 사람이 워낙 많아서 그 찜통더위에도 사람들이 상점에 들어가기 위해서 수 시간동안 강남대로에서 기다렸었다. 그중에 하나는 한국에 최초로 상륙했던 ‘쉐이크쉑 버거였고, 또 다른 하나는 ’카카오프렌즈‘이었다.’쉐이크쉑 버거‘와 ’카카오 프렌즈‘의 인기가 하늘을 찌르다보니, 아침에 ’카카오 프렌즈‘에 들렸다가 ’쉐이크쉑 버거‘를 먹었을 뿐인데 하루가 이미 다 지나갈 정도였다 지난여름에 ’쉐이크 쉑 버거‘는 젊은이의 미각을 자극했고,’카카오 프렌즈‘는 젊은이의 감각을 자극했다. 그런데 ’쉐이크 쉑 버거‘는 원래 미국에서 인기 있었던 햄버거 체인점이지만,’카카오 프렌즈‘는 어떻게 갑자기 폭발적인 인기를 얻게 되었을까? 아마 그 이유는 카카오톡 때문일 것이다. 이미 전 국민이 사용하는 카카오톡의 이모티콘을 오프라인에서 실제 상품으로 만날 수 있다는 매력이 젊은이들의 호기심과 구매욕을 자극했던 것이다. 특히나 2016년 1월에 전격 출시된 카카오 프렌즈 제8의 멤버 라이언(Ryan)의 인기는 여성들 사이에서 독보적이었다. 지금도 강남대로에서는 후드티를 입은 라이언 인형을 들고 다니는 커플을 하루에도 여러 번 만날 수 있다. 라이언 인형이 결코 저렴하지 않은 데 말이다. 한국에서 카카오톡을 모르는 사람은 없지만, 카카오톡을 잘 아는 사람도 없다. 언제부터 대한민국에서는 카카오톡이 인기를 끌게 되었고, 왜 카카오톡만 살아남았을까? 'Connect Everything'은 바로 그 궁금증을 해결해줄 카카오 역사 실록이다. 이 책을 읽으면 카카오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간략하게나마 알 수 있다.
카카오톡은 2010년 3월 18일 우리나라에 아이폰이 출시되기 바로 직전에 아이위랩이란 이름의 벤처회사에서 만들어졌다. 그런데 이 아이위랩이란 회사가 결코 허접한 벤처회사가 아닌 이유는 이 아이위랩을 이끌었던 지도자가, 한게임과 NHN을 이끌었던 김범수 의장이었기 때문이다. 삼성SDS 입사시절부터 미래의 트렌드를 앞서 내다보던 김범수 의장은 NHN이라는 굴지의 IT대기업을 이루고도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아이위랩이라는 벤처회사를 창립하며 제2의 인생을 시작한다. ‘Connect Everything'은 김범수 의장과 네이버의 창업자인 이해진 의장 그리고 다음의 이재웅 사장을 번갈아가면서 조명하고, 그들의 사업철학과 도전이 대한민국을 어떻게 바꾸었는지에 관해 주목한다. 그들의 도전으로 인해 만들어진 카카오톡과 네이버와 다음이 대한민국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에 한량없는 영향력을 미쳤기 때문이다. 물론 이 영향력은 지금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여전할 것으로 보인다.
이 책을 다 읽고 인간관계와 관련된 근본적인 질문이 떠올랐다. 과연 카카오톡의 등장 이후로 우리의 인간관계는 더 깊어졌을까? 과연 카카오톡은 인간관계의 질을 개선시켰을까? 우리는 친밀한 인간관계를 지속하기 위해 행해야 하는 수많은 노력들을 망각하고, 손쉬운 카톡 메시지 하나로 인간의 책무를 다했다고 착각하는 것은 아닐까? 그동안 타인을 향해 가볍게 보냈던 나의 카톡 메시지를 부끄럽게 생각하며, 카카오 사회에서 다시 인간과 인간의 친밀한 인격적 소통을 꿈꿔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