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인생을 바꾸는가 - 타고난 운명에서 원하는 삶으로
조한규 지음 / 스노우폭스북스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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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의 카스트는 일종의 운명론이다. 인도에서는 태어나자마자 사람의 카스트가 정해져있고, 그 카스트에 따라 직업을 구하고, 자신의 카스트와 맞는 사람을 만나 결혼해야 한다. 카스트에 따라 브라만은 브라만의 삶이 불가촉천민은 불가촉 천민의 삶이 결정된 것이다. 인도사회에서 카스트를 벗어나 삶을 바꾸려는 시도는 매우 위험하다. 물론 법적으로 인도의 카스트는 폐지되었다. 그러나 여전히 눈에 보이지 않는 카스트는 사람의 영과 혼과 몸을 속박한다. 카스트에서는 인생을 바꿀 수 있는 방법은 단 한 가지 있다. 그것은 선행을 해서 다음 생에는 더 좋은 카스트로 태어나는 것이다. 그것은 과연 희망일까? 절망일까?

‘무엇이 인생을 바꾸는가’의 부제는 ‘타고난 운명에서 원하는 삶으로’이다. 이 책의 저자인 조한규는 운명론을 거부한다. 그는 인생이 각자가 추구하는 신념과 가치체계에 따라 얼마든지 변화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특별히 그는 책의 서두에서부터 일관되게 뇌의 중요성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한마디로 뇌가 곧 나고, 내가 곧 뇌라는 것이다. 저자는 우리가 태어나서부터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자극을 주는 지가 뇌세포, 뇌신경, 시냅스, 커넥톰을 활성화해서 판단력과 기억력, 예지력등을 증진한다고 말한다. 저자는 뇌를 자극하는 7가지의 구체적인 수행법을 제시한다. 그것은 바로 독서, 명상, 소식, 차와 음악, 공부, 목표, 적선이다.

7가지의 구체적인 수행법에서 내가 가장 도전받았던 수행법은 바로 공부였다.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21세기 정보사회는 과학기술의 발달로 100세 시대를 맞이하였다. 20세기와는 달리 21세기에는 더 이상 20대 시절 4년간 배웠던 대학 지식으로는 남은 80년의 인생을 책임질 수 없다. 즉 100세 시대에는 100세 공부가 필요하다. 100세 시대에는 대학을 가기위한 공부, 학위를 위한 공부, 취직을 위한 공부, 승진을 위한 공부를 넘어 인생의 궁극적인 가치(ultimate value)를 위한 의미 있는 공부(meaningful study)가 필요하다.

저자는 이 책에서 한국의 메디치 가문을 꿈꾸며 세워진 ‘건명원’을 소개한다. 건명원은 ‘밝은 빛을 세우는 터전’이란 뜻으로 국내 최고의 인문학자와 과학자들이 소수의 학생들을 선발해 대한민국의 미래를 이끌어가 창조적 소수를 키우는 교육기관이다. 이 모든 교육과정은 두양문화재단이 적극 후원하여 교육비가 무료라고 한다. 작년 2015년에 세워져 아직 건명원은 다른 교육기관에 비해 역사가 매우 짧지만, 짧은 역사에 비해 그들이 추구하는 비전은 매우 명약관화하다. 이 건명원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자기소개서를 써야 하는 데 그 자기소개서에는 자신의 학위나 직업적인 배경이 전혀 들어가서는 안 된다. 뚜렷한 자신의 신념과 새로운 이야기를 하는 창조적 인재만이 건명원에서 공부할 수 있는 자격을 가진다. 아마 건명원에서 가르치고자 하는 공부법도 단순히 학위를 얻기 위한 공부가 아닌 급변하는 시대가운데서 진리를 찾고, 진리를 추구하며 살아가도록 일깨워주는 진짜 공부일 것이다.

 이 책의 마지막에 이르러 저자는 독자에게 이렇게 당부한다. “교육을 통해 몸과 마음을 잘 닦으면 본성을 알게 되어 잘 따르게 되고, 그렇게 되면 하늘이 나에게 부여한 참뜻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된다. 누구의 도움을 받아 내 인생을 바꿀 수 있겠는가. 내 인생은 오직 내가 바꿀 수 있을 뿐이다” 따라서 우리가 학교를 졸업한 이후에 자기 스스로 독서하며 공부하기를 포기한다는 건 자기 스스로 인생이 변화되기를 포기하는 것이다. 이는 눈에 보이지 않는 카스트에 자신의 삶을 내어 맡기는 것과 마찬가지다. 토마스 머튼의 말처럼 책은 끝났으되 탐구는 끝나지 않을 것이다. 학위는 끝났으되 학습은 끝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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