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로역정 2 - 아직 끝나지 않은 이야기 고전의 숲 두란노 머스트북 3
존 번연 지음, 정성묵 옮김 / 두란노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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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번연의 천로역정은 전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기독교 고전 중의 하나이다. 천로역정은 우리나라의 역사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는데, 천로역정이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번역된 서양 문학이기 때문이다. 19세기 후반 서양의 선교사들은 성경을 번역하면서 동시에 천로역정도 번역했다. 천로역정이야말로 신앙생활을 처음하는 초신자에게 신앙의 본질을 잘 설명해주는 문학작품이기 때문이다.

천로역정2는 전반적으로 천로역정의 짜임새를 답습하고 있다. 크리스천이 멸망의 도성을 떠나 천국으로 가는 여정을 다룬 천로역정의 스토리를 그대로 이어 천로역정2에서 크리스천의 아내와 자식들은 크리스첨처럼 진리의 순례를 떠난다. 순례자로서 그들의 삶에 여러 고난과 어려움이 있지만 그때마다 그들을 돕는 다양한 인물의 등장으로 그 모든 어려움을 무사히 돌파한다.

천로역정2를 읽으면 이 책이야말로 개신교 신학의 압축판이자 성경의 요약같다는 느낌을 받는다. 존 번연은 이 책에 그가 알고 있는 구원에 관한 지식을 총망라했다. 흥미로운 건 존 번연이 천로역정 시리즈에 수많은 캐릭터를 등장시키는데 그 등장인물의 성격과 이름을 일치시키고자 노력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담대'라는 이름을 가진 인물은 끝까지 '담대'하게 행동한다. '절망의 거인'은 순례자들이 그 순례를 끝까지 마치지 못하도록 절망감을 안긴다. 이처럼 천로역정은 선인과 악인을 포함해 온갖 인간군상이 등장하며 신앙생활의 여정이 얼마나 험난한지 잘 묘사하고 있다.

담대: "혹시 지금 한없이 넓은 바다 한복판에서 허우적 거리거나 깊은 물속으로 빠져드는 것 같나요? 혹은 낭떠러지 아래로 떨어지는 기분이 들 수도 있어요. 사방에서 빗장이 우리를 에워싸는 것만 같을 겁니다. 하지만 '흑암 중에 행햐여 빛이 없는 자라도 여호와의 이름을 의뢰하며 자기 하나님께 의지할지어다'라는 말씀이 있어요. 앞서 말했듯이, 저는 이 골짜기를 여러 번 지나갔습니다. 우리의 어두움을 밝혀 주시고 이놈들뿐 아니라 지옥의 모든 악마를 꾸짖어 달라고 하나님께 기도합시다." (140-141쪽)

그런데 개인적으로 천로역정2가 신앙적으로는 유익하지만, 문학적으로 그렇게 뛰어난 작품인지는 잘 모르겠다. 왜냐하면 천로역정2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너무 선명하기에 다른 해석의 여지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문학적으로 뛰어난 작품일수록 다양한 해석과 치열한 논쟁을 촉발한다. 그러나 천로역정2는 직접적인 메시지로 인해 다양한 해석의 여지가 제한적으로 느껴졌다. 물론 당시 영국의 시대상을 고려할 때 이런 문학작품이 탄생한 것 자체가 매우 놀라운 일이지만, 21세기에 적합한 천로역정이 필요하지 않은가 싶었다. 지난 20세기에 C. S. 루이스가 '순례자의 귀향'이라는 작품으로 천로역정을 그 시대의 감성에 맞게 다시 쓴 것 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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