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알라딘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놀랄 때가 있다. 내가 여태껏 살펴본 책의 목록을 보고 내가 관심 있어 할 만한 책들을 AI가 추천해 주는 데 그 추천이 내 취향을 저격할 때가 있기 때문이다. 나보다 나를 더 잘 아는 AI 덕분에 내가 혹시나 놓치고 있던 좋은 책을 놓치지 않게 된다. 이는 비단 알라딘뿐 아니라 넷플릭스나 플로와 같은 여타 온라인 서비스도 마찬가지이다. 그곳에서도 각각 AI가 영화와 음악을 추천해 주는데 내가 일일이 검색하는 것보다 그들의 추천이 유용하다고 느껴질 때가 많다.
김경준 딜로이트 컨설팅 부회장과 손진호 알고리즘랩스 대표이사가 공동 집필한 'AI 피보팅'은 지금 시대에 사업에서 AI를 접목하는 것이 왜 중요한지 그리고 어떻게 접목시킬 수 있는지를 알려주는 신간이다. 그런데 피보팅이라는 말이 약간 낯설다. 그건 과연 무슨 의미일까? 책에서는 피보팅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다.
"스포츠 용어인 피보팅은 농구에서 공을 잡은 선수가 상대 선수를 피하기 위해 한 발은 그대로 두고 다른 발을 움직여 방향을 전환하는 동작이다. 스타트업은 당초 구상했던 사업이 실행 단계에서 시장 반응이 기대 수준에 미달하면 피보팅을 통해 사업 방향을 재정립한다. 마찬가지로 현재 사업 모델에서 한계를 느끼는 기존 아날로그 기업도 '디지털 피보팅으로 사업 방향을 재정립해야 한다." (5쪽)
자동차는 원래 디지털 상품이라기보다는 아날로그 상품에 가까웠다. 그러나 점점 자동차가 디지털화되고 있다. 전기차와 수소차가 등장하고 인터넷에 차를 연결시켜 차 외부에서 차를 컨트롤하는 것이 가능해지고 있다. 현대자동차 같은 기업도 스스로를 디지털 기업으로 변화시키기 위해 과거와는 다른 방식으로 변화를 꾀한다. 코로나 시국에 기업의 생존이 근본적으로 위협받고 있는 상황에서 AI 피보팅은 기업의 내재된 성장 가치를 극대화하며 기업이 여태껏 가보지 못한 새로운 길로 기업을 이끌 수 있다. AI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관심 있는 사람에게 이 책의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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