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지 감수성 트러블 - 성인지 페미니즘
오세라비 외 지음 / 가을밤 / 2020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연초에 화장품을 새로 사야 했다. 원래 쓰던 로션을 다 사용했기 때문이다. 화장품 매장에 들어가니 점원이 어느 로션을 추천했다. 가격이 적당해서 별생각 없이 로션을 샀다. 며칠 동안 세안 후에 로션을 발랐다. 바를 때는 괜찮은데 얼마 지나니 입 주변에 트러블이 올라왔다. 트러블을 무시하고 일주일간 더 사용했다. 피부가 뒤집어졌다. 마스크를 쓰지 않고는 사람들 만나기 민망할 정도였다. 더 이상 이 로션을 쓸 수 없어서 순한 아이 로션을 발랐다. 아이 로션을 바르니 서서히 트러블이 가라앉았다. 새로 산 로션은 몸에 바르는 바디로션으로 용도를 변경했다. 연초부터 피부 트러블 때문에 신경이 거슬렸다.

피부 트러블이 발생했을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트러블의 원인이 되는 화장품의 사용을 즉각 중지하는 것이다. 그래야만 피부가 더 망가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가을밤에서 최근에 출간된 '성인지 감수성 트러블'을 읽으며, 성인지 감수성을 덕지덕지 발라서 트러블투성이가 된 대한민국이 연상되었다. 성인지 감수성을 바르기 전에는 대한민국이 봐줄 만한 얼굴이었는데 지금은 트러블로 만신창이가 되었다. 성인지 감수성은 어떻게 대한민국을 발칵 뒤집은 트러블 메이커가 된 걸까?

'성인지 감수성 트러블'은 대한민국의 성인지 감수성 교육의 실태와 현황을 적나라하게 지적하는 책이다. 이 책은 총 3부로 나누어져 있는데, 1부는 '성인지 감수성 무엇이 문제인가'라는 제목으로 오세라비 작가가, 2부는 사법부의 성인지 감수성 용어 남용에 대한 위험성과 우리의 대응'이란 제목으로 안요한 대표가, 3부는 '나다움 어린이 책과 성인지 감수성'이란 제목으로 전혜성 연구위원이 각각 집팔했다. 책의 분량이 많지 않기에, 책을 완독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다.

이 책을 읽으며 성인지 감수성을 교육하는 데 31조 7000억 원의 국가 예산이 소모된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 31조면 국가 예산의 6%에 해당하는 상당히 많은 액수이다. 그렇기에 이 성인지 감수성 교육이 여성단체와 같은 특정 세력을 위한 예산 몰아주기와 다를 바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코로나19로 인해 자영업자들은 장사를 못해서 파산 직전인데, 성인지 감수성 교육을 하는 세력은 막대한 예산으로 흥청망청 돈잔치를 하는 것 같아 씁쓸하다. 이게 과연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바람직한 일일까?

"성인지 감수성을 향상시켜야 한다면서 오히려 발언의 자유, 창작의 자유,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고 관용의 정신을 제한하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ㅇ성계의 성인지 개념의 과도한 사용에 대해 우려하지 않ㅇ르 수 없다. 이데올로기의 노예는 위험하다. 성인지 만능시대에 대한 비판적 성찰이 필요하다. 결국 성인지 감수성도 젠더 페미니즘 전쟁의 새로운 전략일 뿐이다." (53쪽)

'성인지 감수성 트러블'을 읽으며, 대한민국에서 성인지 감수성 교육이 '3무'로 정리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일단 대한민국의 성인지 감수성 교육은 '무근본적'이다. 인류 역사에서 '성인지 감수성'이라는 개념을 이렇게 막대한 비용을 들여서 교육한 전례가 없다. 도대체 이 뿌리 없는 교육의 결과로 대한민국은 어떤 인재를 양성하고자 하는가?

또한 대한민국의 성인지 감수성 교육은 '무제한적'이다. 성인지 감수성 교육이 필요하다면 때와 장소를 분명히 가려야 한다. 아직 어린 초등학생에게 성인지 감수성 교육이라는 미명 하에 급진 페미니즘을 강제해서는 안 된다.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무제한적으로 실시되는 성인지 감수성 교육은 분명히 적절한 통제가 필요하다.

궁극적으로 대한민국의 성인지 감수성 교육은 '무질서'를 야기한다. 성인지 감수성 교육은 남성과 여성을 상호 동반자의 관계로 보지 않고, 남성을 잠재적 가해자로 여성을 잠재적 피해자로 본다. 성인지 감수성 교육을 통해 대한민국의 학교, 가정, 회사, 사회는 더 무질서해졌다. 남과 여의 신뢰는 깨지고 곳곳에 트러블이 일어나고 있다.

이처럼 무근본적이고, 무제한적이며, 무질서를 야기하는 성인지 감수성 교육에 대해 침묵해서는 안 된다. 우리의 침묵이 길어질수록 성인지 감수성 트러블은 대한민국에 더 큰 흉터를 남길 것이다. 남과 여를 적대시하는 교육이 아닌 서로를 상호 존중과 평화공존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새로운 평화교육이 필요하다. 트러블 메이커를 양성하는 교육이 아닌 피스 메이커를 양성하는 새로운 교육의 도래를 갈망하며 이 책의 일독을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다.

#오세라비 #안요한 #전혜성 #성인지감수성트러블 #가을밤 #미래대안행동 #바른인권여성연합 #페미니즘 #성인지감수성 #젠더감수성 #feminism #feminist #카이노스카이로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