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의 역사 - 침묵과 고립에 맞서 빼앗긴 몸을 되찾는 투쟁의 연대기
킴 닐슨 지음, 김승섭 옮김 / 동아시아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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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9년에 이재서 교수가 시각장애인으로서는 처음으로 총신대 총장에 선출되었다. 시각장애인이 대학총장이 된 것은 대한민국에도 유례가 없고,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는 일이다. 총신대 이사회에서는 오랜 학내 분쟁의 종지부를 찍기 위해 이재서 교수를 총신대 총장에 선출했는데, 과연 이 선택이 옳았는지는 그가 임기를 마칠 때까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다. 다만 과거에 시각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대학에 진학조차 하기 힘들었는데, 이제는 시각 장애인이 대학총장이 된 것을 보면 한국이 그동안 장애인을 대하는 사회인식에 많은 변화가 있었던 것 같다.

장애인을 대하는 사회인식은 고정되었다기보다는 항상 변한다. 미국의 역사학자 킴 닐슨이 쓴 '장애의 역사'는 미국 사회에서 장애인에 대한 인식이 시기마다 어떻게 변화했고, 장애인이 그런 변화된 사회 속에서 어떤 역할을 수행했는지 통시적으로 살펴보는 책이다. 이 책을 읽기 전에는 미국과 장애인이 무슨 상관인가 싶었는데, 이 책을 읽어보니 미국의 역사와 장애의 역사는 쉽게 분리되기 어려웠다. 장애인이 스스로의 권리를 찾기 위해 애쓴 역사가 곧 미국에서 민주주의가 발전한 역사와 깊이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책의 서문에서 우리가 장애의 역사를 아는 게 왜 중요한지 다음과 같이 언급한다.

"장애의 역사는 타인의 이야기가 아니다. 그것은 우리 자신의 이야기이고,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의 이야기다. 또한 현재 우리가 누구인지를 묻고 미래에 어떤 존재가 될 것인가를 논하는 의심할 여지없이 우리가 살아가는 국가에 대한 이야기다. 그것은 이 모든 복잡함을 간직한 우리 자신에 대한 이야기다." (21쪽)

이 책은 총 8장으로 나누어져 있는데, 1장과 2장 그리고 3장에 나오는 장애의 역사가 상당히 충격적이다. 여기서는 우리가 흔히 인디언이라고 불리는 북아메리카의 토착민들과 아프리카 노예들이 초창기 미국 사회에서 어떻게 학대받았는지 소개되는데, 주류 미국 역사만 공부한 사람 입장에서는 처음 들어보는 내용들이 많을 것이다. 신앙의 자유를 찾아 신대륙에 건너온 청교도들은 수많은 토착민들과 아프리카 노예들을 시체로 만들거나, 장애인으로 만들었다. 그들의 죽음과 장애는 미국의 주류 백인에게는 그저 성가신 일로 여겨졌다. 그들이 백인과 동일한 하나님의 형상이 새겨진 사람으로 존중받기에는 상당히 오랜 시간을 필요로 했다.

우리 모두는 다 잠재적인 장애인이다. 나이가 들수록 우리는 예기치 못한 장애와 더 가까이 가게 된다. 2021년 한 해를 시작하며, 나의 장애와 남의 장애에 더욱더 관대하여 모두를 사랑으로 대할 수 있다면, 장애로 인한 차별과 부끄러움이 이 사회에서 조금이나마 줄어들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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