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인웨이 만들기
제임스 배런 지음, 이석호 옮김 / 프란츠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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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인웨이(Steinway) 피아노는 일반 가정집에 놓기에는 상당히 고가의 피아노이다. 연주회장에서 전문 피아니스트가 주로 연주하는 피아노로 알려진 스타인웨이 피아노는 오랜 전통과 역사를 자랑한다. 미국의 [뉴욕타임스] 기자인 제임스 배런 기자가 쓴 [스타인웨이 만들기]는 단풍나무와 가문비나무가 스타인웨이 피아노로 만들어지는 1년의 과정을 취재한 책이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은 스타인웨이 전기라고 부르고 싶다. 스타인웨이 피아노가 만들어지는 그 전과정을 이 책처럼 자세하고 전문적으로 다룬 책은 앞으로도 만나기 어려울 것이다.

이 책은 전주와 후주를 빼고 총 12장으로 나누어져 있다. 책을 보면 표지 디자인이나 내부 디자인에서 스타인웨이 피아노의 디자인을 많이 차용한 것을 알 수 있다. [스타인웨이 만들기]의 세밀하면서도 섬세한 디자인은 이 책이 음악전문 출판사인 [프란츠]에서 출판되었기 때문에 가능하다. 이전에도 나는 [프란츠]에서 출판된 [음악 혐오], [슈베르트]와 같은 책을 읽었는데, 다른 출판사에서 보여줄 수 없는 색다른 책 디자인이 아주 인상적이었다.

스타인웨이 피아노를 만들기 위해서는 최고의 숙련된 전문가가 온 힘과 온 정성을 다해 1년간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가능한 일이다. 우리는 매끈하게 완성된 스타인웨이 피아노만 눈으로 보지만, 그 피아노가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수많은 사람의 땀방울과 눈물방울 그리고 핏방울이 떨어졌을 것이다.

"예전에도 피아노 공장이었고, 지금도 피아노 공장인 이곳에는 여전히 어둑어둑한 작업실들이 들어차 있다. 과거나 지금이나 이곳에서 제작된 물건들은 세계에서 가장 호화로운 여러 콘서트홀로 보내져 하얀 나비넥타이에 연미복을 차려입은 사람들에 의해 생명을 얻는다. K0862의 성격과 인격을 형성하는 노동자들의 손과, 마침내 완성된 피아노를 어루만지게 될 피아니스트의 손은 서로 더 이상 다를 수 없을 만큼 다르다. 노동자들의 손은 굳은살이 박이고, 터서 갈라지고, 생채기로 가득하고, 손톱 밑에 기름때가 끼어있다." (17쪽)

피아노를 만드는 것도 사람의 손이고, 피아노를 연주하는 것도 사람의 손이지만 그 두 손은 너무나 다르다. 피아노를 만드는 손은 강직하고, 단단하고, 거친 손이라면, 피아노를 연주하는 손은 유연하고, 부드럽고, 고운 손이다. 스타인웨이 피아노는 이처럼 손에서 손으로 전달되는 악기다. 피아노를 진정으로 사랑하고, 피아노 연주를 즐겨 하는 사람에게 이 책의 일독을 권한다. 피아노 음악을 들으며 이 책을 읽으면 더없이 좋은 시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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