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례한 시대를 품위 있게 건너는 법 - 차별과 배제, 혐오의 시대를 살아내기 위하여
악셀 하케 지음, 장윤경 옮김 / 쌤앤파커스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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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례한 시대를 품위 있게 건너는 법'이란 제목과 코끼리가 그려진 표지가 상당히 특이한 책. 코끼리와 전혀 상관없는 내용의 책임에도 불구하고, 표지에 코끼리가 그려진 것을 보면 이 무례한 시대를 코끼리처럼 뚜벅뚜벅 걸어가겠다는 저자의 의지가 담겨 있기 때문일까?

이 책의 저자 악셀 하케는 독일의 저널리스트이자 베스트셀러 작가이다. 그는 이 책을 통해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의 타인을 향한 혐오 발언과 품위 없음에 대해 언급한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며 우리나라뿐 아니라 독일도 저질스러운 인터넷 문화로 인해 많은 사람이 고통받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인터넷은 분명히 인류에게 좋은 유익을 끼치지만 그 안에서 무수히 많은 왜곡된 정보와 불편한 내용이 여과 없이 사람들에게 전달되어 많은 폐해를 끼친다. 인터넷에 있는 자신을 향한 악성 댓글에 충격을 받고 자살한 사람의 숫자는 과연 얼마나 될 것인가? 악셀 하케는 이 시대의 천박함에 대해 이 책에서 때로는 탄식하며 때로는 담담하게 자신의 생각을 표현한다.

이 책은 총 7장으로 나누어져 있고, 마지막 장은 '그럼에도 품위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라는 제목이 달려있다. 천박한 시대에 저자만큼은 인간으로서의 품위를 포기하지 않고 품격 있는 삶을 살아갈 것이라는 다짐이 담겨 있는 듯하다.

그런데 책을 다 읽고 이 책이 약간 애매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해박한 역사책도 아니고, 깊이 있는 영성책도 아니고, 재미있는 에세이도 아니고 저자의 논지가 지나치게 평범해서 이 책의 장점이 무엇인지 알기 힘들었다. 아마도 내가 느끼는 애매함은 일종의 거리감일 수도 있다. 즉 저자가 경험한 세계와 내가 경험한 세계의 머나먼 거리감 말이다. 나는 동양인이자 한국인으로서, 유럽인이자 독일인으로서 그가 그곳에서의 느끼는 심리적 불편함에 대해 전적으로 공감이 가지 않았다. 독일어를 한국어로 번역하는 것 너머의 결코 번역될 수 없는 저자의 경험이 한국의 독자 입장에서는 그리 절박하게 다가오지 않은 것 같다. 저자가 처음부터 나와 같은 한국인을 위해 이 책을 쓴 건 아닐 테니 그건 어쩔 수 없는 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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