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베르 카뮈와 알제리
서정완 지음 / 이지퍼블리싱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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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개인적으로 카뮈의 이름은 많이 들어봤지만, 그의 작품은 상대적으로 많이 접하지 못했다. 내가 읽은 유일한 카뮈의 작품은 그의 대표작인 '이방인'이나 '페스트'가 아닌, '시지푸스의 신화'였다. 내가 그 책을 왜 읽었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시지푸스의 신화'에서 카뮈가 이야기 한 처절한 생의 의미에 대해서는 지금까지도 기억이 남는다.

서정완 작가의 신간인 '알베르 카뮈와 알제리'는 알제리 출신의 카뮈의 일생을 생생한 현장 사진과 함께 거슬러볼 수 있는 책이라 할 수 있다. 이 책에서 느껴지는 저자의 알제리를 향한 사랑과 카뮈를 향한 열정은 칭찬받아 마땅하다. 저자는 카뮈의 흔적을 찾으려고 알제리 전역을 돌아다닌 것은 물론이고, 아프리카의 사하라 사막과 프랑스의 루르마랭까지 찾아갔기 때문이다. 루르마랭은 카뮈가 마지막으로 살았던 곳이며, 그의 무덤이 있는 곳이다. 한국인으로서 카뮈의 출생지와 무덤을 모두 방문한 사람이 과연 몇 명 정도 될까? 카뮈를 아무리 사랑하더라도 저자처럼 카뮈의 발자취를 일일이 뒤좇는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을 것 같다.

그렇지만, 이 책을 읽으며 저자의 열정에 비해 독자로서 여러 아쉬움이 남는 것도 사실이었다. 가장 큰 아쉬움은 저자가 카뮈의 생애에 대한 총론 없이 바로 각론으로 들어가, 그의 인생이 시간순으로 알제리와 프랑스에서 어떻게 펼쳐졌는지 이 책을 통해서는 알기 힘들다는 점이었다. 또한 알제리에 대해서 잘 모르는 독자들을 위해 저자가 방문한 카뮈 유적지의 전체 지도가 있었으면 카뮈의 생애 반경을 독자들이 파악하기에 더 쉽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당연히 저자는 카뮈의 시간과 알제리의 공간에 대해서 전문가라 할 수 있지만, 카뮈와 알제리에 대해 사전 지식이 없는 나와 같은 독자 입장에서는 이 책의 세부 정보들이 때때로 TMI로 여겨졌다. 나는 그저 카뮈와 알제리의 개략적인 정보가 궁금해서 이 책을 읽었는데 말이다.

이 책에 따르면 카뮈는 알제리 출신의 프랑스인으로서, 알제리가 프랑스의 식민지였다가 독립한 이후로는 알제리에서 카뮈의 이름을 더 이상 기억하지는 않는 것 같다고 저자는 평가했다. 카뮈가 1957년에 알제리 출신으로 노벨문학상을 받은 것은 자랑스러운 일이지만, 그가 순수 알제리인이 아니기에 그리고 알제리의 독립에 대해 애매모호한 태도를 취했기에, 알제리에서 카뮈의 이름은 서서히 잊히고 있었다. 저자의 카뮈를 향한 열정의 반만이라도 알제리에서 관심을 가졌다면 알제리에서 카뮈의 흔적이 그토록 황량하게 방치되지는 않았을 텐데라는 안타까움이 들었다. 만약 기회가 되어서 내가 알제리를 방문한다면, 굳이 카뮈의 흔적을 찾으러 돌아다니기보다 알제리의 푸른 바다를 바라보며 시간을 보내고 싶다. 이 책에 담긴 알제리의 푸른 바다와 파란 하늘이 참으로 아름다웠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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