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은 투표보다 중요하다 - 정치적 소비자 운동을 위하여
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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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4월 15일 제21대 총선을 앞두고, 강준만 교수의 '쇼핑은 투표보다 중요하다'가 출간되었다. 선거를 며칠 앞두고, 강 교수는 왜 '쇼핑은 투표보다 중요하다'라는 제목의 책을 출간했을까? 나는 강 교수가 이 책을 지금 시점에 출간한 것은 이 책을 통해 한국 정치계에 분명하게 던지고자 하는 메시지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러한 메시지가 없다면, 이 시점에 굳이 이런 제목으로 책을 출간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이 책은 '정치적 소비자 운동'이라는 이슈를 다룬다. '정치적 소비자 운동'이란 정치적 사안에 따라 소비자들이 상품 구매 여부를 결정하는 행위를 의미한다. 예를 들어 작년 여름에 현 정부가 주도한 반일 프레임의 주타깃이 된 '유니클로'의 매출이 줄어들고, 폐점이 속출한 것이 바로 '정치적 소비자 운동'의 대표적 사례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정치적 소비자 운동'이란 이슈를 다루며 강 교수는 현 정부에 대한 비판을 빼놓지 않는다. 그것은 "문재인은 최소한의 상도덕도 지키지 않았다"라고 말하면서 말이다. 문 대통령이 지키지 않은 상도덕은 무엇인가? 문 대통령이 장사하는 사람도 아닌데, 상도덕을 이야기하는 것은 사리에 안 맞는 표현 아닌가? 이런 반론에 대해 강 교수는 문 대통령은 자신의 취임사에서 자신이 여당과 야당 그리고 국민과 소통하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했지만, 대다수 국민이 반대하는 조국을 법무부 장관에 임명 강행함으로써 자신의 취임사를 스스로 배신하고 국민을 기만했다고 평가한다.

"이는 문재인이 취임사에서 약속한 내용과는 상반된 것이다. 어렵고 고상한 이야기할 필요 없다. 그는 최소한의 상도덕을 지키지 않은 것이다. 문재인을 비판하기 위한 뜻으로 하는 말이 아니다. "아니 그 신성한 촛불집회를 감히 소비자 운동으로 보다니!"와 같은 식의 반응에 대해 반박하기 위해 하는 말이다. 촛불혁명이 진보의 것이었다는 착각 또는 욕심만 내지 않았다면, 국민 절대다수가 반대하는 일은 애초에 하지 말았어야 했고, 나름의 소신을 갖고 밀어붙였다면, 그 실패에 대해 정직한 해명을 했어야 했다. 이게 내가 말하는 최소한의 상도덕이다." (145쪽)

이 책은 전체 제8장으로 되어 있는데, 제3장, 제4장 그리고 제5장에서 유독 현 정부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가 두드러진다. 특히 제3장인 '왜 진보 언론은 자주 불매 위협에 시달리는가?'에서는 소위 '문빠'와 자칭 '어용 지식인' 유시민을 향한 날선 비판이 연이어 언급된다. 그렇다면 강 교수는 문빠에 대해서 왜 비판하는 것일까? 그것은 문재인 대통령은 맹목적으로 지지하는 문빠가 문 대통령을 조금이라도 비판하는 사람들에게는 과도한 비판을 일삼기 때문이다. 이는 최근에 문 대통령이 시장을 방문했을 때 '경기가 거지같다'는 식으로 말해서 곤욕을 겪은 반찬 가게 주인이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지금까지 문빠들의 타깃은 주로 정치인이나 공직자, 언론인이었다. 공격 좌표를 찍고 무차별 신상 털기와 악플, 문자 폭탄 테러를 가해왔다. 한 번 당해본 인사들은 문빠를 '히틀러 추종자', '문화대혁명 홍위병'이라며 학을 땠다. 하지만 대통령은 자신의 지지 세력에 의한 자유민주주의 파괴 행위를 묵인해왔다. 문빠는 눈에 뵈는 게 없는 괴물처럼 됐다. 이제는 반찬 가게 주인까지 공격 대상으로 삼은 것이다. 그 여주인에게는 지금껏 겪어보지 못한 형벌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짓을 숨어서 벌여온 문빠들 그 누구도 처벌받지 않았다." (97쪽)

그렇다면 강 교수는 왜 문빠와 함께 유시민도 비판할까? 그 이유는 유시민이 2020년대를 1984년의 철 지난 진영논리로 재해석하는 우를 계속 반복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유시민은 소위 '조직 보위론'이란 개념을 가지고, 자신의 진영에 속한 사람은 어떻게든 보호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있다. 즉 유시민과 문빠는 머리와 몸의 관계다. 문빠의 머리는 유시민이고, 유시민의 몸은 문빠이다. 현 정부는 바로 유시민과 문빠의 장막에서 보호받고 있는 셈이다.

"어용 저널리즘 요구에 선봉에 선 유시민은 아직도 이른바 서울대학교 프락치 사건 또는 서울대학교 민간인 감금 폭행 고문 조작사건이 일어났던 1984년 9월의 세상에 살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민주화가 이루어질 대로 이루어진 오늘날에도 유시민이 그 시절의 선명한 선악 이분법의 사고 틀에 갇혀 있으니 말이다." (93쪽)

그렇다면 문빠와 유시민의 끝은 어떻게 될 것인가? 달도 차면 기운다는 말처럼 이미 권세의 정점에 있는 그들의 끝은 하락세밖에 남은 것이 없어 보인다. 그렇지만 아직까지 그들의 생명력과 전투력은 건재한 편이다. 지난주 유시민의 말처럼 범진보진영에서 제21대 총선에서 180석을 확보할 수 있을까? 그리고 향후 민주당에서 재집권에 성공할 수 있을까? 그 과정에서 문빠와 유시민은 어떤 기여를 하게 될 것인가? 현재 권력과 차기 권력을 둘러싼 한국 정치의 치열한 수 싸움에서 과연 누가 살아남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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