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의 미래, 컬처 엔지니어링 - 질문하는 문화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
폴 김 외 지음 / 동아시아 / 2020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학부모의 지나친 사교육비 부담으로 이어지는 현재의 한국 교육에 무엇인가 문제가 있다는 데는 모든 사람이 동의한다. 그러나 이 문제투성이 한국 교육을 개혁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전문가마다 의견이 중구난방인 상황이다. 그런데 한국 교육 개혁과 관련되어 가장 중요한 고려 요소는 앞으로 미래가 어떻게 변할지 내다보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교육학은 미래학이다'라는 말처럼, 한국 교육 개혁의 성패는 바로 미래를 어떻게 내다보느냐와 밀접하게 관련있다.

'교육의 미래 컬처 엔지니어링'은 교육, 과학기술, NGO 분야의 전문가인 폴 김, 김길홍, 나성섭, 함돈균 씨가 서로 대화를 한 내용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책이다. 이 책은 서문 없이 9장까지 있고, 주로 미래의 변화와 한국 교육의 개혁 방향에 대해 논한다. 아무래도 이 책에서 대화를 나누는 저자들은 각 분야의 전문가일뿐더러 글로벌 환경에 대한 깊은 이해를 가지고 있기에 다소 그들의 대화가 어려울 수는 있지만 현실을 똑바로 직시하는 데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이 책에서 말하는 미래는 사실 뭐라고 말하기 어렵다. 왜냐하면 앞으로의 미래는 예측 불가능성이 큰 '매뉴얼 없는 사회'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매뉴얼 없는 사회'라는 말은 모든 일에 '매뉴얼' 없이 마음대로 해도 된다는 뜻이 아니라, 정해진 '매뉴얼'을 넘어서는 다양한 문제가 이 사회에 터져 나올 것이라는 의미이다. 현재 급속도로 확산된 중국의 우한폐렴만 하더라도 매뉴얼 다운 매뉴얼이 없다. 왜냐하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이기 때문에 이와 관련된 백신도 없고, 치료제도 없고, 정보도 없다. 그러나 이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사람의 목숨이 위험할 수 있기 때문에 어떤 식으로든 바이러스의 확산을 막아야 한다. 이처럼 앞으로의 미래에는 완벽하게 준비한 매뉴얼이 무용지물이 되는 경우가 많이 일어날 것이다. 그렇기에 이러한 '매뉴얼 없는 사회'를 준비하기 위해 한국 교육은 '창의성'과 '도전력'을 심어주는 교육이 학생들에게 반드시 필요하다.

"여기에서 제가 강조하고 싶은 게 특히 한국을 본다면 개척 정신입니다. '뭔가 새로운 것을 내가 꿈을 가지고 만들어보겠다. 이미 만들어진 세상에 적응하는 게 아니라 내가 하고 싶은 분야에서, 또는 그런 분야를 개척해서 세상을 좋은 방향으로 변화시켜보겠다', 이런 마음이 상대적으로 너무 약해 보입니다. 꿈이 없고 그냥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는 생존에 급급한 사람만 많아요. 지금 현재 그런 상황이라면 교육제도를 점검하고 대수술을 해야 되는 거죠." (113쪽)

이처럼 한 국사회에 개척 정신을 불어놓는 게 바로 이 책의 제목에 들어있는 '컬처 엔지니어링'이라 할 수 있다. 컬처 엔지니어링은 이 사회에서 눈에 보이는 하드웨어가 아닌, 그 하드웨어 이면의 소프트웨어의 가치를 주목하는 것이다. 이미 한국 사회는 선진국의 외양을 갖추었지만, 그 내용은 여전히 개발도상국이나 후진국에 가까운 경우가 많이 있다. '교육의 미래 컬처 엔지니어링'은 한국 사회에서 너무나 당연히 여기는 것에 문제를 제기하며, 한국 사회가 새로워질 수 있는 길을 모색하는 책이다. 기술의 미래에 합당한 교육의 변화에 관심 있는 사람에게 이 책의 일독을 권한다.

#교육의미래컬처엔지니어링 #한국교육 #동아시아 #education #폴김 #김길홍 #나성섭 #함돈균 #사교육 #공교육 #AI #미래 #실리콘밸리 #스탠포드대학교 #카이노스카이로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