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철학이 필요해 - 고민이 너무 많아서, 인생이 너무 팍팍해서
고바야시 쇼헤이 지음, 김복희 옮김 / 쌤앤파커스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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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2019년 베스트셀러 목록을 보면 일본 작가 야마구치 슈가 쓴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란 책이 높은 순위를 오랫동안 차지했다.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에서 저자는 50명에 가까운 철학자들의 핵심 철학을 소개하며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철학의 가치에 대해 역설한다. 그런데 이와 비슷한 콘셉트의 책이 최근에 쌤앤파커스에서 또 한 권 출간되었다. 이 책은 일본 작가 고바야시 쇼헤이가 쓴 '그래서 철학이 필요해'라는 책이다.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와 비교했을 때 '그래서 철학이 필요해'는 여러모로 비슷한 점이 많다. 실제로 두 책에서 소개하는 철학자들이 대부분 겹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 아리스토텔레스, 한나 아렌트, 사르트르, 막스 베버, 미셸 푸코 등의 철학자들이 두 책에 모두 소개되어 있다.

사실 야마구치 슈와 고바야시 쇼헤이는 모두 직업 철학자는 아니다. 그들이 대학교에서 철학을 공부했었던 것 같기는 하지만, 철학박사학위를 받은 것은 아닌 것 같다. 그렇다면 이들은 어떻게 깊이 있으면서도 대중에게 널리 사랑받는 책을 쓸 수 있었을까? 나는 그것을 일본인 특유의 실용주의에서 찾고 싶다. 일본인 작가가 쓴 책을 보면 실용주의 사고가 몸에 밴 듯한 느낌을 받을 때가 많다.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와 '그래서 철학이 필요해'는 상아탑 철학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삶에서 철학자들의 철학이 어떤 유용성이 있는지 차근차근 소개하고 있다. 그들은 단지 철학을 위한 철학에는 별로 관심이 없다. 그 대신 그들은 철학을 통해 얻게 될 실질적 이득에 관심이 있다. 실제 삶과는 가장 동떨어진 것처럼 보이는 철학에서도 삶의 유용성을 찾는 일본인의 실용주의는 때때로 한국인에게 큰 자극이 되는 것 같다.

'그래서 철학이 필요해'는 철학책이지만 누구라도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나는 이 책을 아침에 지하철 탈 때 처음 읽고 저녁에 집으로 돌아올 때에 다 읽었다. 이 책에 소개된 25명의 철학자가 내놓는 문제의 해결책은 대부분 단순하지만, 그 단순함 속에 철학의 알짬이 오롯이 담겨 있다. 예를 들어 '왜 항상 시간에 쫓기면서 사는지 모르겠어요'라는 질문에 프랑스 철학자 앙리 베르그송은 '인간은 홀로 농밀한 시간을 살면서 자유로워야 하는 존재이다'라고 답변한다. 이 앙리 베르그송의 답변은 단순하지만 그 안에는 '시간과 자유의지'라는 앙리 베르그송의 박사학위 내용이 담겨 있는 것이다.

'생각하면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라는 말이 있다. 우리가 철학을 통해 사유의 틀을 확장시킬 수 있다면 우리는 더욱더 풍성한 깊이와 넓이를 가진 삶을 살 수 있지 않을까? 쉬운 철학 입문서를 찾는 사람에게 이 책의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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