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에 따라 산다 - 차와 함께라면 사계절이 매일매일 좋은 날
모리시타 노리코 지음, 이유라 옮김 / 티라미수 더북 / 2019년 12월
평점 :
절판


한 해를 마무리하는 2019년 12월 31일 오늘은 그 어느 날 보다 날씨가 매우 쌀쌀하다. 서울의 기온이 영하 10도까지 내려갔다고 하니, 예상치 못하게 떨어진 기온에 사람들이 집에 있는 두꺼운 옷을 다 꺼내 입고 거리에 나온 듯하다. 이렇게 쌀쌀한 날씨에 어울리는 책이 한 권 있다면 바로 일본의 프리랜서 작가이자 다도 전문가인 모리시타 노리코의 '계절에 따라 산다'인 것 같다. 이 책이야말로 우리가 이 추운 계절 속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삶의 지혜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계절에 따라 산다'에는 크게 두 가지 서로 다른 축이 있다. 첫 번째 축은 24절기라는 시간의 축이다. 24절기에 따라 날씨는 계속 변화되며 날씨의 변화에 따른 인간의 감정 역시 계속 변한다. 그런데 이 책에는 시간의 축 외에 다도의 축이 항상 있다. 다도의 축은 시간의 축과 조금 성격이 다르다. 1년이라는 시간 동안 절기도 변하고, 계절도 변하고, 사람도 변하지만 다도는 변하지 않는다. 즉 이 책의 저자는 매 순간 변화되는 시간 속에서 결코 변하지 않는 다도를 통해 인생의 중심을 항상 잘 잡을 수 있었던 것이다. 만약 계절의 변화가 없다면 다도는 항상 지루한 반복일 뿐이다. 만약 다도라는 루틴이 없다면 계절의 변화에 저자는 삶의 중심을 잃어버릴 것이다. 저자는 아마도 이 책을 통해 빠르게 변화되는 세상 속에서 결코 변하지 않는 핵심 가치가 무엇인지를 독자들에게 일깨워주고 싶었던 것 같다.

"지칠 때는 계절 안에 있으면 그걸로 충분하다. 어딘가로 떠나지 않더라도 이 나라에서는 계절이 돌고 돈다. 십 대 소녀였을 때, 나에게 계절이란 배경으로 흐르는 단순한 '풍경'에 지나지 않았다. 계절의 순환 같은 건 내 인생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심지어 가능하다면 일 년 내내 일정하게 쾌적한 온도 속에서 사록 싶었다. 하지만 해를 거듭할수록 느끼게 되었다. 우리는 계절을 앞질러 나아갈 수도, 같은 계절에 계속 머물 수도 없다. 언제나 계절과 함께 변화하며, 한순간의 빛이나 나무 사이로 부는 바람에 마음을 가다듬고, 쏟아지는 빗소리에 몸을 맡기며 자신을 치유하기도 한다. 우리는 계절의 순환 밖이 아니라, 원래부터 그 안에 있다. 그러니 지칠 때는 흐름 속에 모든 것을 맡기며 되는 것이다." (133쪽)

대다수 한국 사람들에게 다도는 사실 익숙하지 않는 일본 문화라 할 수 있다. 나도 다도와 관련된 책을 읽은 것은 이 책이 태어나서 처음인 것 같다. 솔직히 말하자면 차를 한잔 우리기 위해 기모노를 입고, 온갖 도구를 챙겨서, 순서대로 차를 내리는 다도가 지나치게 형식적이라는 생각이 처음에 들었다. 그러나 이처럼 반복되는 다도의 형식이 급변하는 일상의 안정감을 부여해주고 있음을 책의 말미에 확인할 수 있었다.

파란만장하다는 말로도 다 표현할 수 없는 2019년 한 해가 이렇게 저물어 가고 있다. 새해에 새로운 마음으로 새롭게 시작하고 싶은 사람에게 이 책의 일독을 권한다. 계절의 변화 속에서 어떻게 마음을 지키며 살 수 있을지 삶의 지혜를 얻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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