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교회사 걷기 - 109편의 스토리를 따라
임경근 지음 / 두란노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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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을 처음 공부하다보면 교회사라는 과목이 참으로 흥미롭기는 한데, 공부하기는 참으로 어렵다는 것을 느낀다. 왜냐하면 교회사에서 다루는 대략 2,000년 동안의 교회 역사가 워낙 방대하여 공부할게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신학생이나 목회자는 교회사에서 일어난 중요한 사건을 부분적으로 알뿐, 초대교회부터 지금의 현대교회까지의 큰 흐름을 파악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것은 한국교회의 일반적인 성도들도 마찬가지라 생각한다. 이런 상황을 고려할 때, 네덜란드에서 교회사를 전공한 임경근 목사가 집필한 ‘세계 교회사 걷기’는 초대교회부터 시작해 현대교회까지 세계 교회의 역사에서 어떤 큰 흐름이 있었는지 알 수 있는 좋은 책으로 보인다. 저자가 프롤로그에서 밝혔듯이 이 책은 저자가 교회에서 성도들에게 직접 교회사를 가르치기 위해서 준비한 강의안을 바탕으로 만들어져서 그 어떤 교회사 책보다 쉽고 재밌다.

이 책은 2,000년의 세계 교회사를 109편의 스토리로 나누어서 설명한다. 아무래도 제한된 지면에 많은 사건을 다루려다보니, 각각의 스토리를 깊이 있게 다루지는 못한다. 그러나 기존에 다른 교회사 책에서는 볼 수 없었던 교회사 내용도 이 책에서 간간히 볼 수 있어, 이 책을 쓰기 위해 저자가 얼마나 많은 책을 참고하였는지를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다. 그렇다면 왜 기독교인은 교회 역사를 공부해야할까? 기독교인으로서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만 열심히 공부하고 믿으면 그만 아닐까? 저자는 이 책에서 기독교인이 교회 역사를 공부해야 하는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교회는 시공을 초월한다는 점에서 보편적이다. 반면에 역사는 시공 안에 일어난다. 즉 ‘교회 역사’는 시공을 초월한 보편적 교회가 시공 속에서 살아온 구체적 발자국이다. ‘교회 역사’는 교인이 걸어간 삶의 실체이다. 그러니 우리가 교회 역사를 안다는 것은 오늘도, 어제도, 내일도 동일하게 일하실 하나님의 섭리를 알아 가는 것과 같다. 반대로 교인이 교회 역사를 알지 못하면 과거와 현재와 미래에 일하시는 하나님의 구원 역사를 이해하기 어려울 것이다.” (13쪽)

사실 우리가 지금 교회에서 드리는 예배의 형태는 오랜 교회 전통에서부터 이어져 오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지금 우리가 교회에서 맞닥뜨리는 여러 문제는 과거 교회에서도 이미 발생한 문제인 경우가 많다. 즉 지금 우리는 과거의 교회와 분리된 새로운 방식의 신앙생활을 하는 것이 아니라 할 수 있다. 지금 한국 교회가 고민하는 여러 문제를 아마 수백 년 전에 세계 교회에서 고민한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세계 교회사를 공부함으로써 현대의 기독교인은 하나님의 구원 역사를 이해할뿐더러, 현재 우리가 당면한 교회 문제를 해결할 실마리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자가 이 책을 쓰기 전에 일반 성도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시작한 것처럼, 한국 교회 내에서 교회사에 대한 관심과 열정이 더욱더 불타올라야 한다. ‘세계 교회사 걷기’는 빽빽하게 글만 있는 교회사 책이 아니라, 중간에 그림과 사진이 많이 실려 있기 때문에 누구라도 쉽게 교회사에 대해 공부할 수 있을 것 같다. 교회사에 대해 많은 관심이 있거나 공부하고자 하는 모든 기독교인에게 이 책의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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