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초민감자입니다 - 지나친 공감 능력 때문에 힘든 사람을 위한 심리치료실
주디스 올로프 지음, 최지원 옮김 / 라이팅하우스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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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여름에 베트남 단기 선교를 함께한 교회 청년 중에 조금 내성적인 청년이 한 명 있었다. 그 청년은 사람들이 많이 모인 곳이나 다 같이 모여 이야기하는 상황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사실 좋아하지 않은 정도가 아니라, 그러한 시간을 견디기 힘들어하는 것 같았다. 이번 선교 기간 동안 우연히 한국 청년과 베트남 청년이 함께 간단한 게임을 하며 자유시간을 보낸 적이 있었다. 그런데 그 청년은 그 게임에 참여하지 않았을뿐더러, 얼굴이 싯뻘개지면서 거의 화를 내다시피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자신은 MT나 수련회에서 함께 모여 게임하는 게 너무 싫다고 말하면서 말이다. 나는 그 청년이 내성적인 것은 알았지만 그렇게까지 부정적으로 반응하는 것이 의하게 여겨졌다. 그 청년을 불편하게 만든 그 무언가는 과연 무엇이었을까?

내가 최근에 읽은 주디스 올로프가 쓴 '나는 초민감자입니다'는 평범한 사람보다 모든 것을 더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초민감자에 관한 책이다. 나는 예전에 롤프 젤린이 쓴 '예민함이라는 무기'를 흥미롭게 읽은 적이 있었다. 어찌 보면 그 책을 흥미롭게 읽은 기억이 이번에 '나는 초민감자입니다'를 읽는데 일정 부분 기여했다고 할 수 있다. '나는 초민감자입니다'는 머리말과 맺음말을 제외하고 총 7장으로 되어 있다. 저자는 이 책에서 초민감자로서 살아간다는 것이 저주가 아니고 축복이며 이 세상과 사회에 그 초민감성을 통해 긍정적으로 기여할 부분이 많다고 이야기한다. 그런데 초민감자의 성향상 그들이 자신의 역량을 발휘하지 못하거나 혹은 극대화할 수 있는 환경이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다. 이 책에서는 어떤 환경이 초민감자에게 호의적인 환경인지 다음과 같이 소개한다.

"초민감자는 일반적으로 스트레스가 적은 소규모 회사에서 일하거나 자기 사업을 할 때 더욱 큰 능력을 발휘합니다. 또한 경쟁이 심한 회사보다 집에서 일하는 걸 만족스러워하죠. 감정을 빨아먹는 뱀파이어들과 멀리 떨어져 이메일이나 전화, 문자로만 상대할 수 있으니 한결 수월합니다. 초민감자인 저의 내담자들은 대부분 자영업을 선호합니다. 그들은 혼자서 시간을 관리할 때 일이 더 잘됩니다."(182쪽)

초민감자는 인간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와 압박감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서 주로 홀로 시간을 보내며 주어진 과업을 수행하는 자영업과 프리랜서를 선호한다. 글의 서두에 내가 언급했던 그 청년도 아마 초민감자가 아닌가 싶다. 왜냐하면 그 친구는 지금 하고 있는 아르바이트도 독서실 총무를 하며 혼자서 조용하게 일하고 공부하기 때문이다. 그것이 누군가에게는 너무나 조용하고 지루하게 보이는 일이겠지만, 초민감자에게는 참으로 심리적으로 편한 일이라 할 수 있겠다. 조만간 그 청년을 만나 '예민함이라는 무기'와 '나는 초민감자입니다'라는 책을 건네주어야겠다. 그 청년이 이러한 책들을 읽으며 다른 사람들은 갈 수 없는 자신만의 고유한 미래를 창조적으로 만들어나가길 기대하는 마음으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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