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하는 뇌 - 뇌과학자와 예술가가 함께 밝혀낸 인간 창의성의 비밀
데이비드 이글먼.앤서니 브란트 지음, 엄성수 옮김 / 쌤앤파커스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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쌤앤파커스에서 2019년 7월에 출간한 '창조하는 뇌'는 과학자와 예술가의 콜라보로 만들어진 책이다. 그래서인지 이 책은 참으로 과학적이면서 동시에 예술적이다. 과학자들이 새로운 이론을 발견하는 것과 예술가들이 새로운 예술작품을 만드는 것은 전혀 다른 듯 보이지만 사실은 서로 비슷하다. 그것은 과학과 예술 모두 기존에 이미 존재하였던 것에 '휘기'(bending), '쪼개기'(break), '섞기'(blending)를 더해서 새로운 것을 만들기 때문이다. 실상 하늘 아래 완전히 새로운 것은 없기에 새로운 창조물은 기존에 존재했던 것을 살짝 변형한 것에 불과하다. 따라서 위대한 창조자(Creator)일수록 뛰어난 모방자(Imitator)라고 부를 수 있다. 위대한 모방이 위대한 창조를 만든다.

'창조하는 뇌'는 총 3부로 되어 있다. 제1부는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이란', 제2부는 상상을 현실로 만드는 뇌, 제3부는 창의성의 탄생이란 제목이 각각 달려있다. 책의 초반부에는 뇌에서 창조가 어떤 과정을 통해서 진행되는지를 포괄적으로 설명하고, 책의 후반부로 갈수록 학교와 기업에서 어떻게 창의력 넘치는 인재를 키울 수 있을지에 대해서 논한다.

이 책에서 가장 강조하는 부분은 실상 우리 머릿속에 있는 아이디어가 실제로 구현되기 전까지는 그것이 좋은 아이디어인지 나쁜 아이디어인지 알 수 없기에 그 아이디어를 일단 구현해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우리의 뇌는 여러 시행착오를 거치며 더욱더 좋은 아이디어를 찾아내기에 만약 아무런 시뮬레이션이 없다면 그 아이디어는 그냥 아이디어로 그칠 가능성이 아주 높다.

"아이디어는 대부분 당시의 사회적 환경 안에서 제자리를 찾기가 쉽지 않다. 성공하는 유일한 전략은 다양한 옵션을 만드는 일이다. 사실 부지런한 사람은 계속해서 옵션과 대안을 만드는 데 전력투구한다. 옵션을 많이 만들려면 실수를 피하지 않고 받아들여야 한다. 자동화한 행동에서는 실수가 실패지만 창조적인 사고에서 실수는 꼭 필요한 일이다." (196쪽)

창조자가 어떤 실패라도 감수할 수 있을 정도로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없다면 그는 자신의 아이디어를 구현하는 데 거리낌이 없다. 그중에는 함량 미달의 실패작도 있지만 그것은 아무래도 상관없다. 그런 실패작을 발판으로 그의 작품이 더 높은 단계로 진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야구에서 한방을 노리는 홈런타자가 삼진을 더 많이 당하듯이, 위대한 예술작품을 많이 남기고자 하는 예술가는 그만큼 더 많은 실패작을 만들게 된다.

"아인슈타인이나 피카소처럼 위대한 혁신을 이룬 사람들은 '다작'이라는 특징을 보였다. 이는 생산성은 창의적인 사고방식의 핵심이라는 걸 상기시켜준다. 인간의 다른 많은 특성과 마찬가지로 창의성 역시 연습으로 더 강해진다." (223쪽)

꼭 과학자나 예술가가 아니더라도 인생을 살아가면서 풍성한 옵션과 다양한 대안을 머릿속으로 그리며 살아가는 것은 중요하다. 플랜 A가 안되면 플랜 B를 찾아보고, 플랜 B가 막히면 플랜 C를 뚫어야 한다. 아무리 해도 안되는 플랜 A에 집착해봤자 시간 낭비다. 마음속의 뜨거운 신념은 간직한 체 변화되는 환경 속에서 유연하게 삶의 방식을 바꾸어나가는 게 험악한 세상 속에서 별종을 면하고 창조의 흔적을 이 세상에 남기는 유일한 길이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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