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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케 -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들의 비밀
마이크 비킹 지음, 이은선 옮김 / 흐름출판 / 2019년 4월
평점 :
절판
역설적이게도 ‘리케’를 읽은 지난 한 주간은 내 인생에서 가장 시간적으로 바쁘고 육체적으로 고달팠던 시간이었다. 그렇기에 덴마크의 행복에 관한 이 책을 읽으며 사실은 나의 바쁘고 피곤한 일상과 동떨어진 이야기처럼 느껴져 책을 읽을수록 여러 복합적인 감정이 밀려온 것이 사실이었다.
‘리케’를 읽으며 한 가지 절망과 한 가지 희망을 동시에 발견했다. 먼저 이 책에서 발견한 한 가지 절망은 북유럽 국가가 누리는 삶의 행복은 그들이 가진 고유한 민족적 특질이기에 우리가 그들을 닮으려 아무리 노력해도 결코 그들처럼 행복해지기 힘들다는 것이다. 즉 덴마크, 스웨덴, 핀란드 국민들이 행복한 것은 일종의 ‘종특’이다. 마치 우리나라 사람들이 경쟁심이 강하고 무엇이든지 느린 것보다 빠른 것을 좋아하는 것처럼 말이다. 그래서 우리가 아무리 북유럽 국가에 관한 책을 읽고 그들의 좋은 정책을 우리나라에 접목시키려 해도 삶의 토양이 다르기에 북유럽 국가에서만큼의 행복이 우리 사회에 뿌리내리기 쉽지 않다.
그러나 ‘리케’를 읽으며 발견한 한 가지 희망은 이 책에서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는 행복의 요소들이 실상 많은 돈을 필요로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 책의 저자 마이크 비킹(Meik Wiking)은 덴마크의 행복연구소의 대표로서 행복을 구성하는 여섯 가지 요소로 공동체 의식, 돈, 건강, 자유, 신뢰, 친절을 책에서 설명한다. 인간에게 돈이라는 것은 행복을 구성하는 하나의 요소이기에, 돈 외에 나머지 요소가 삶에 결여되어 있다면 스스로 행복감을 느끼기 힘들다. 이 책에서 저자는 자동차를 많이 타는 나라는 불행하지만, 자전거를 많이 타는 나라는 행복하다고 말한다. 사실 자동차가 자전거보다 훨씬 더 비싸고 가치 있는 교통수단 아닌가? 그러나 그 비싼 자동차가 개인과 도시의 행복에는 오히려 악영향을 미친다.
저널 <<모노클>>과 <<머서>>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로 선정된 곳들이 대부분 자전거를 타기에 좋은 도시인 것은 우연의 일치가 아니다. 코펜하겐뿐만 아니라 베를린. 빈, 스톡홀름도 여기에 포함된다. 코펜하겐 인구의 3분의 2가 자전거가 이 도시의 공기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믿는다. 이들이 자전거를 타는 이유는 사실 거창한 이유라기 보다는 그저 쉽고 편리하기 때문이다. (148쪽)
최근에 미세먼지 때문에 마스크를 끼고 밖으로 나가야 할 때가 부쩍 늘었다. 미세먼지가 어디서 어떻게 많이 만들어지는지는 모르겠지만 미세먼지를 많이 배출하는 자동차보다는 자전거를 우리나라 사람들이 더욱더 많이 타야하는 시점이 온 게 아닌가 싶다. 물론 자전거를 일상에서 매일 타고 다니기에는 여러 장애물이 많지만, 자동차보다 자전거가 우리를 더 행복하게 만든다는 사실을 기억하며 의도적으로 자전거를 많이 타려 노력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