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의 재구성 - 새로운 정치를 위한 자유공화주의 선언
박형준.권기돈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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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얼마 전까지 JTBC의 ‘썰전’이 한창 인기를 끌었을 때, 진보진영을 대표하는 유시민 전 장관과 보수진영을 대표하는 전원책 변호사의 논쟁이 상당히 볼만했었다. 그런데 시간이 흘러서 전원책 변호사는 ‘썰전’을 떠나게 되었고, 박형준 동아대 교수가 그 자리를 이어 받아 보수진영의 입장을 대변했다. 나는 사실 박형준 교수가 썰전에 나오기 전까지 그에 대해서 잘 몰랐으나 ‘썰전’에서 유시민 전 장관과 논쟁을 벌이며 보수진영의 관점으로 합리적인 대화를 이어나가는 박형준 교수의 모습이 참으로 인상적으로 느껴졌다. 왜냐하면 그가 ‘썰전’에서 말하는 내용들이 단순히 개인의 경험을 넘어서 분명한 학문적 토대가 있었기 때문이다.

2019년 봄에 메디치미디어에서 출간한 ‘보수의 재구성’이란 책은 썰전에 출연한 박형준 교수와 사회학을 전공한 권기돈 박사가 공저한 책이다. 이 책은 어찌 보면 2019년 현재 ‘패스트트랙’으로 여야가 갈리고, 진보와 보수가 치열하게 이념논쟁을 벌이고 있는 대한민국 정치를 생각할 때 참으로 시의적절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여당과 야당 모두 민주주의를 목소리 높여 외치지만, 실상 여당과 야당이 민주주의의 핵심가치를 외면하고 자당의 정파적 이익에만 골몰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러운 시국이다. 그런 점에서 ‘보수의 재구성’은 단순히 보수의 입장만을 대변하는 것이 아니라, 진보가 더욱더 진보다워지기 위해서 현재 무엇을 간과하고 있는지 분명하게 지적한다.

이 책은 총 3부로 되어 있으며 1부는 보수가 어떻게 자유와 결합했는지에 관해, 2부는 자유공화주의의 미덕들에 관해, 3부는 보수의 재구성에 관해 논한다. 책의 결론 부분에서는 자유공화주의 선언을 담고 있는데 이는 한국 보수의 재정립을 위한 국가 정책의 원칙을 10개의 강령으로 제시하고 있다. 자유공화주의 선언의 첫 번째 강령은 다음과 같다.

 

“대한민국은 자유의 나라다. 대한민국의 정체성은 무엇보다 자유의 가치에 뿌리를 둔다. 대한민국은 자유를 위협하는 공산주의를 물리치고, 시장경제에 기초해 경제를 발전시킴과 동시에 자유를 왜곡했던 독재를 극복함으로써 식민지를 거친 나라 중 유일하게 자유민주주의를 구현하고 선진국 대열에 들어선 나라다. 이 대한민국의 역사에 우리는 무한한 자긍심을 가지며, 이 역사를 계승 발전시키는 것이 우리의 의무다.” (289쪽)

 

2019년 5월 현재까지도 북한은 먹을 것이 넉넉하지 않아 수많은 북한 주민이 굶주리고 있다. 국내외적인 인도적 식량지원이 당장 없다면 수많은 북한 주민의 목숨이 위협받을 수 있을 정도라고도 한다. 북한이 나라를 건국한지 70년이 넘었지만 아직도 기본적인 먹거리를 해결하지 못하는 것을 보면 북한체제가 근본적으로 자유민주주의를 채택하지 않는 이상 이 빈곤의 문제가 쉽게 해결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도 남한 사회에서 진보와 보수, 좌파와 우파의 이념 갈등이 심화될 텐데 한반도에서 가장 심각하게 자유를 박탈당한 북한주민을 위해 진정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그 필요를 채워줄 수 있는 남한의 정치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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