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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파 리더십 - 세상을 뒤흔든 베트남 축구의 비밀
이수광 지음 / 일상이상 / 2019년 3월
평점 :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을 맡은 박항서 감독은 불과 몇 년 사이에 베트남에서 국민영웅이 되었다. 마치 2002년도 한일 월드컵에서 히딩크 감독이 대한민국의 국민영웅이 된 것과 마찬가지다. 그런데 박항서 감독이 베트남에서 축구 감독으로 성공했지만, 그 성공 요인을 잘 설명해주는 책은 그동안 거의 없었다. 그런 의미에서 이수광 작가가 집필한 '파파 리더십'은 박항서 감독이 어떻게 베트남에서 국민영웅으로 우뚝 섰는지 그의 리더십을 적절하게 잘 분석한 책이라 할 수 있다.
저자는 이 책에서 박항서 감독의 리더십을 '파파 리더십'이라고 말한다. 파파(Papa)는 영어로 아빠란 뜻이다. 실제로 박항서 감독은 이미 환갑을 넘었고, 그가 상대하는 베트남 선수들은 그의 아들뻘도 안되는 20대 청년들이다. 박항서 감독은 아들 뻘도 안되는 그 선수들을 상대로 꼰대짓을 하는 게 아니라 친근하게 그들을 섬기며 그들이 더 성장할 수 있도록 격려한다.
이 책에 따르면 박항서 매직은 우연이 아니라, 그가 오랜 코치 시절 동안 쌓아온 지도자로서의 내공이 무르익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익히 알다시피 박항서 감독은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히딩크 감독 다음으로 한국 선수들을 책임지는 수석코치를 역임했다. 히딩크 감독은 네덜란드인이어서 한국어를 못했기에, 어찌 보면 그 당시 박항서 감독은 수석코치로서 한국 선수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히딩크 감독과 한국 선수들과의 다리 역할을 충실히 감당했을 것이다. 이 책에서는 수석코치로서 그의 역할에 대해 이렇게 말하고 있다.
코치가 하는 일은 다양하다. 수석코치는 감독과 함께 전략을 세우며, 데이터를 만들고, 훈련을 시키기도 한다. 특히 감독과 선수들 사이에서 가교 역할도 한다. 선수들은 감독에게 하기 어려운 말을 코치에게 하고 코치는 선수들이 감독에게 야단을 맞으면 위로하고 달래준다. 감독이 근엄한 아버지라면 코치는 인자한 어머니다. 운동장에서 항상 선수들과 같이 뛰고 뒹군다. -156쪽
박항서 감독의 '파파 리더십'은 그가 코치로서 오랜 세월을 보내며 선수들과 어떻게 소통하고 그들의 실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지 체득했기 때문이다. 비록 그가 베트남 감독을 맡기 전까지 프로팀 감독과 실업팀 감독을 지내며 고생했지만, 그 모든 고생도 베트남에서의 성공을 위한 디딤돌이 아니었나 생각이 든다. 기독교인으로서 인성과 실력을 갖춘 박항서 감독의 삶은 그 자체로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