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츠 슈베르트
한스-요아힘 힌리히센 지음, 홍은정 옮김 / 프란츠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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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스 취리히 대학교 한스 요하힘 힌리히센이 쓴 ‘프란츠 슈베르트’는 우리에게 너무나 유명하지만 실상 거의 알려진 것이 없는 슈베르트에 관한 평전이다. 프란츠 슈베르트는 흔히 ‘가곡의 왕’으로 불린다. 그러나 슈베르트는 사실 가곡만 작곡한 음악가는 결코 아니다. 그는 다양한 장르에서 탁월한 수준을 자랑하는 음악을 많이 작곡했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를 가곡 전문 음악가로 많이 기억하고 있지만 이 책의 저자는 슈베르트가 가곡 뿐만 아니라 다른 음악을 작곡하는 데도 뛰어났다고 말한다.

“음악사에서 슈베르트는 다방면으로 뛰어난 사람 중 하나이다. 그가 작곡한 음악은 모든 장르를 아우를 뿐만 아니라 각 장르를 대표할 만한 굵직한 작품들도 있다. 한 가지 예외는 바로 독주 협주곡으로, 그의 작품 목록에서 유일하게 찾아볼 수 없는 장르이다.” (40쪽)

슈베르트가 불과 30대 초반에 병사한 것을 기억한다면 그의 짧은 생애에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남겼다는 것은 그가 참으로 뛰어난 음악천재였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실제 그의 생애에서 일종의 음악의 선배이자 경쟁자는 저 유명한 베토벤이었다. 슈베르트는 베토벤의 교향곡을 들으며 때로는 경탄했고 때로는 좌절했다. 그리고 슈베르트는 베토벤의 교향곡 악보를 구해 그의 음악을 연구하고 분석하기도 했다. 음악도시 빈에서 거의 비슷한 시대에 활동했던 슈베르트와 베토벤은 그리 친하지는 않았지만 베토벤이 슈베르트에게 미친 음악적 영향력은 결코 작지 않다.

이 책의 저자는 또한 슈베르트가 그가 어느 단체나 귀족의 비호 아래 음악을 작곡하지 않은 최초의 프리랜서 작곡가였음을 책에서 강조한다. 슈베르트는 “국가가 나를 먹여 살려야 한다. 나는 오로지 작곡을 위해 태어났다”고 말한 적도 있다, 저자는 슈베르트의 경제활동에 대해 이렇게 평가한다.

“어쨌든 슈베르트는 프리랜서 작곡가라는 모델을 조금씩 성공적으로 실현해나갈 수 있었던 최초의 작곡가에 해당한다. 그가 부모에게서 완전히 독립한 이후로 작곡이 아닌 다른 수입원에 의존한 적은 없었다.”(28-29쪽)

슈베르트는 매독과 여러 전염병으로 인해 몸이 약해져 30대 초반의 이른 나이에 생을 마감하게 된다. 평범한 사람들은 30세가 되도록 이 세상에 특별히 남길만한 것이 하나도 없는 경우가 많은데, 이미 30대 초반의 나이에 풍성한 음악적 유산을 남긴 슈베르트의 삶은 앞으로도 오랫동안 그의 음악과 함께 기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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