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도덕경 (무삭제 완역본) ㅣ 현대지성 클래식 25
노자 지음, 소준섭 옮김 / 현대지성 / 2019년 1월
평점 :
우리나라는 유교와 불교에 비해 도교 신자는 많지 않은 편이다. 고려 시대에는 도교가 우리나라에 성행했다고 하지만, 조선 시대에 접어들면서 유교 위주의 사회체제가 주류로 자리 잡게 되며 도교는 설자리를 잃었다. 그 이후에도 도교가 우리나라의 주류로 자리 잡은 적은 거의 없는 것 같다. 나도 도교 신자는 아니지만, 그저 노자의 도덕경이 궁금해서 한번 읽어봤는데, 생각보다 책의 내용이 유익했다. 도덕경에는 역설의 진리가 담겨있어 삶의 본질이 무엇인가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게 만들기 때문이다.
도덕경은 크게 도경과 덕경 이렇게 두 부분으로 나누어져 있다. 원래는 덕경이 앞에 있었고 도경이 뒤에 있었다고 하지만, 여러 편집 과정을 거치며 현재는 도경이 앞에 있고 덕경이 뒤에 있다. 옮긴이의 말에 따르면, 도덕경에서 道는 눈에 보이지 않는 내용이고, 德은 눈에 보이는 형식을 의미한다. 도는 말해질 수 없고, 명명될 수 없고, 만져지지도 않는다. 그러나 도는 만물을 창조하고, 만물을 제자리에서 기능하게 한다.
도덕경에서 노자는 지도자가 인위적으로 자신의 위대함을 드러내려고 애쓰다 보면 파국적 종말이 일어난다고 말한다. 노자가 살던 시대는 중국의 국가가 수십 개 혹은 수백 개로 찢어져 끊임없는 전쟁과 살인이 반복되었다고 한다. 노자는 시대의 비극을 바라보며 모든 지도자가 자신의 위대함을 드러내는 강대국보다 차라리 소국과민이 더 좋다고 생각했다. 자랑할 것이 아무것도 없는 소국이 강대국보다 나은 이유는 그들이 외적으로 보이는 것보다 그들의 현실에 더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다. 흔히 '베네룩스'라고 불리는 벨기에, 네덜란드, 룩셈부르크야말로 소국과민의 대표적인 예가 아닐까 싶다. '베네룩스'는 영토는 작고 인구는 많지 않지만 세계에서 국민들이 가장 잘 사는 나라에 속한다. 생활수준과 문화 수준 역시 상당히 높아 그 어떤 강대국과 비교해도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노자의 도덕경을 읽으며 요한복음의 로고스가 많이 생각났다. 도덕경에서 말하는 도와 요한복음의 로고스가 상당히 비슷하기 때문이다. 도와 로고스 모두 창조의 핵심이고, 만물을 살아가게 하는 힘이라고 볼 수 있다. 다만 도교는 기본적으로 무신론적 세계관이 깔려있기에 도를 신으로 보진 않지만, 요한복음은 로고스를 신으로 본다. 비록 이번에 속독으로 도덕경을 살펴보았지만, 나중에 시간이 있으면 도덕경을 꼼꼼히 살펴보아 그곳에서 삶의 지혜를 얻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