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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부검 - 사람은 왜 자살하는가
서종한 지음 / 시간여행 / 2018년 10월
평점 :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사람이 자살하는 나라이다. 몇 년 전 자살 관련 특강을 들었을 때 서울시 관악구가 서울의 그 어느 지역보다 자살자가 많다는 이야기를 듣고 깜짝 놀랐다. 왜냐하면 내가 다니는 교회가 관악구에 있었기 때문이다. 관악구에 자살자가 많은 이유로 관악구가 그 어느 지역보다 빈부격차가 심각하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는 분석했다. 서울대를 중심으로 가난한 사람은 가난하고, 잘 사는 사람은 잘 사는 곳이 바로 관악구다. 그리고 관악구에는 독거노인들이 많이 산다. 그들이 여러 가지 이유로 자살을 선택하려 할 때 그것을 막을 사람이 그들 곁에는 없다. 안타깝게도 관악구에서는 지금 이 순간도 누군가는 자살을 생각할 것이다.
서종한 박사가 저술한 '심리부검'은 '사람은 왜 자살하는가'란 부제를 달고 있다. 일반인에게 심리부검이란 말은 생소하지만, 심리부검은 자살자의 삶을 돌이켜보며 그가 자살이란 극단적 선택을 왜 하게 되었는지 분석하는 절차를 뜻한다. 때때로 사람이 죽었을 경우 이 사람이 자살인지 타살인지 알 수 없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그럴 때 전문가들은 심리부검을 통해 이 사람의 죽음이 자살인지 타살인지를 분별한다고 한다.
"심리부검은 자살 사망자의 마음속으로 들어가는 문이다. 이를 통해 우리는 그들을 이해하고, 유가족의 아픈 마음을 치유하며, 그들처럼 안타까운 선택을 하는 사람이 한 사람이라도 줄어들도록 예방과 치유의 과정을 마련할 수 있다."(5쪽)
실상 심리부검은 죽은 사람을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남은 사람을 위한 것이기도 하다. 남아있는 사람은 도대체 왜 자신의 사랑하는 사람이 자살을 선택했는지 혼자서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자살이라는 결과는 있는데, 그 과정을 알지 못하는 것이다. 심리부검은 남아있는 사람의 마음을 위로하며, 그들이 지나친 죄책감에 극단적인 선택을 하지 않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결국 모든 사람은 다 죽는다. 하이데거가 말한 것처럼 인간은 '죽음을 향한 존재다'. 사람의 죽음은 크게 자연사, 사고사, 자살, 타살 이렇게 나눠진다. 죽음 앞에서 인간은 참으로 겸손해진다. 나는 최근에 '심리부검'을 읽을 때만큼 몰입해서 책을 읽은 적도 없는 것 같다. 삶과 죽음에 대해 그리고 자살과 심리에 대해 알고 싶은 사람에게 이 책의 1독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