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인간의 모험 - 1평 칸막이 안에서 벌어진 1천 년의 역사
이종서 지음 / 웨일북 / 2018년 6월
평점 :
절판


대다수의 직장인들은 하루의 대부분을 사무실에서 보낸다. 그리고 그 사무실에서도 파티션으로 나누어진 자신의 책상에 꼭 앉아서 시간을 보낸다. 직장인이 된다는 건 월급을 받는 대신 무슨 일이 있어도 자신의 책상을 떠나면 안 된다는 의미다. 사무인간의 삶은 지극히 안정적이지만, 지극히 답답하다. 

이종서 작가가 쓴 <사무인간의 모험>은 인류 역사에서 사무인간이 어떻게 등장하였고, 장차 그 사무인간의 미래가 어떻게 될지 조심스럽게 이야기하는 역사 책이다. 이 책을 읽으면 사무인간이라는 직업이 먼 옛날에는 노예가 하는 일이었다는 걸 알 수 있다. 왜냐하면 그 당시 사무인간이 주로 하는 일이란 책의 내용을 필사하는 것인데,  이는 자유인이 할만한 작업이 아니라 필사 노예가 하는 작업이었다. 필사 노예는 하루에도 수천 글자를 쓰지만 자신의 생각을 담은 글자는 단 한 글자도 쓸 수 없었을 것이다. 그에게 자신의 생각을 담은 글을 한 글자라도 쓸 자유는 주어지지 않았다. 

이 책을 읽으며 대다수의 청년들이 되기 원하는 공무원도 사실 사무인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고 생각해봤다.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것도 책상에 하루 종일 앉아서 공부하는 것이고, 공무원 시험을 합격해도 하루 종일 앉아서 업무를 본다. 나랑 친한 대학 동기가 7급 공무원 시험에 합격해서 지금 세종시에서 일하는데 어떻게 사는지 친구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친구는 하루 종일 사무실에 갇혀서 반복되는 일을 하는 것 같았다. 나는 솔직히 친구의 삶이 그리 재밌게 느껴지지 않았다. 어찌 보면 그 친구의 삶이야말로 이 책에서 말하는 사무인간의 전형으로 느껴진다. 우리가 사무인간이 됨으로써 얻은 것은 무엇이고, 또한 잃은 것이 무엇인지 알고 싶은 사람에게 이 책의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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