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한다면 과학자처럼 - 일상의 오류가 보이기 시작하는 과학적 사고 습관
데이비드 헬펀드 지음, 노태복 옮김 / 더퀘스트 / 2017년 9월
평점 :
절판


「생각한다면 과학자처럼」
(데이비드 헬펀드 지음. 노태북 옮김. 더퀘스트)

통신기술이 발달하고, 인터넷과 SNS에 누구나 손쉽게 정보를 올리고 검색할 수 있게 되면서, 손쉽게 효율적으로 정보를 활용하는 우리의 생활은 풍요로울까? 정보가 범람하는 시대에, 정보를 판단하는 우리의 사고방식도 발맞추어 성장했을까? 정보의 양은 우리가 수용할 수 없을 만큼 방대해졌지만, 정보의 질이나 타당성을 제대로 판단하지도 못한 채 무조건적으로 받아들이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이제는 일상에서도 자주 말하는 '팩트체크'를 하고 있었나? 혹은 기존에 갖고 있던 나의 생각을 덧입혀 합리화시키거나 배척하고 있던 것은 아닐까? 스스로 이런 질문을 하던 중에 이 책을 접하게 되었다.
우리는 다양하고 방대한 정보 중에는 믿을 만한 것도 많지만, 정치적·경제적·사회적인 이득을 위해 조직된 '그릇된 정보'들도 많이 있음을 알고 있다. 이 책에서는 그러한 그릇된 정보들을 어떻게 스스로 필터링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이 책의 저자인 '데이비드 헬펀드' 교수는 '탈진실(post-truth)'로 대표되는 그릇된 정보가 넘치는 이 시대에 우리에게 한 가지 방법을 제시한다. 바로 '과학적 사고 습관'. 이러한 사고 습관을 갖기 위해서 우선 '왜(why)'와 같은 체계적이고 비판적인 호기심을 갖기를 권한다. 그리고 호기심을 사고능력과 결합시킨 '과학'이 무엇인지 이해를 돕고 있다. “과학은 단순히 지식의 집합이 아니다. 과학은 생각하는 방법이다.”라고 말하는 칼 세이건의 말은 저자의 ‘과학’에 대한 생각을 잘 반영하고 있다. 저자는 과학이 진리를 찾는 활동이라기보다는 ‘자연의 반증 가능한 모형을 찾기 위한 체계’라고 정의한다. 그리고 과학의 열 가지 속성을 다음과 같이 제시한다(앤드루 리드 교수 인용).
1. 과학은 통한다.
2. 과학은 허튼소리를 뿌리 뽑는 데 대단히 효과적이다.
3. 과학은 반권위주의적이다.
4. 과학은 확실성을 내놓기 위해 애쓴다.
5. 과학적 과정은 어수선하다.
6. 모든 데이터가 평등하지는 않다.
7. 과학은 초자연을 설명할 수 있다.
8. 과학은 경이와 외경을 불러일으킨다.
9. 과학은 반직관적이다.
10. 과학은 우리를 개화시킨다.

이러한 속성을 바탕으로 7가지의 '과학적 사고 습관'을 소개하고 있다. 저자가 직접 겪은 일화와 사고습관이 적용된 사례들로 구성되어 있다. 구체적인 계산식, 다양한 그래프, 확률과 통계 등 여러 가지의 과학적·수학적 개념까지 들어가며 사례를 설명하고 있다. 특히 10장에서 제시한 사례는‘지구온난화’에 새롭게 접근하고 우리가 잘못 인식하고 있는 부분을 바로 잡아주어 흥미로웠다. 우리가 주변 세계의 패턴을 살피고 설명을 구하는 것은, 우리의 뇌가 아무 의미가 없는데도 의미를 찾는 메커니즘을 탑재하고 있는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이런 ‘패턴’은 환상이라 말하고 있는데, 이러한 생각은 기존의 사고 방식을 낯설게 보게 하여 의미있게 다가왔다. ‘상관관계와 인과관계를 혼동하면 곤란하다’고 짚어주어, 나 자신도 모르게 범하고 있던 큰 오류를 깨닫는 계기가 되었다. 실제적인 사례를 들어 설명한 것은 좋지만, 다소 어려운 개념과 식을 보여주는 것은 읽는 이가 난해하여 지루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그릇된 정보’를 포함한 정보들을 수동적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주도적으로 평가하고 판단하는 사고 방식 중의 하나인 ‘과학적 사고 습관’을 제시한 것임을 상기한다면, 새로운 안목과 시선에 큰 의미를 둘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정보를 판단할 때 ‘과학적 사고’가 필요한 것에 동의한다. 그렇지만 더 폭넓게 세상을 읽는 다양한 관점을 고려해볼 때 복잡 미묘한 세상에 대해 ‘비과학적 시선’을 배척하는 것은 동의하기 어렵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어린이 대학 : 생물 - 어린이가 묻고 석학이 답하다 어린이 대학
최재천.이은희 지음, 김소희 그림 / 창비 / 2017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린이 대학_생물」(어린이가 묻고 석학이 답하다)

 

  아이들은 호기심도 많고 궁금한 것도 많다. 그래서 끊임없이 질문한다.

질문들은 황당하기도 하고 기발하기도 하고 어른들이 대답하기에 애를 먹기도 한다.

그래도 질문하는 아이들이 반갑기만 하다. 

요즈음 '질문'이라는 화두에 부쩍 관심이 많아진 나로써는 '어린이가 묻고 석학이 답한다'는 부제를 갖는 「어린이 대학」에 눈길이 갈 수밖에...

분야별로 아이들의 다양한 질문들에 대하여, 그 분야에서 누구나 인정하는 전문가에게 답을 들을 수 있어 호기심과 궁금증을 해결하고 그 지점에서 또다른 질문거리를 생각해 볼 수 있는, 아이들에게 친절하면서도 아이들의 생각이 한걸음 더 나아가고 깊어질 수 있는 책이다.

  과학분야는 생물과 물리, 사회분야는 역사와 경제로 이루어져 있다. 그 중에서도 생물을 읽었다.

학창시절 생물을 좋아했고 환경공학을 전공으로 한 터라 친숙한 내용이 많았고 아이들이 이해하기 쉽게 비유적으로 설명한 부분은 이색적이었다. 한 동안 잊고 지냈던 생태계와 환경, 생물다양성 등의 개념이 그 때와는 다르게 나와 연결되어 있는 의미있는 중요함으로 다가왔다. 과학의 측면으로만 환경을 보았을 때 놓칠 수 있는 부분 (예를 들면 생명에 대한 존중과 사랑, 인간과 다른 생명들은 생태계의 일부분으로 공존하고 있으므로 인간중심적으로 다른 생명들을 인식해서는 안 된다는 측면의 강조)을 아이들에게 알려주고 있어, 자연과 환경을 여러 방향에서 이해하고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있다. 그리고 관련분야에 관심을 갖고 더 깊이있게 배우기 위해서 대학에서 어떤 학문을 배워야 하고 어떤 전공학과가 연관이 있는지에 대한 안내는, 책을 읽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연계되는 다음의 과정을 엿보게 할 수 있는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

  호기심과 궁금증은 배움의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질문을 통해 알아가고 채워가고, 거기서 더 깊이 있는 질문이 생겨나면 더 깊이 알아가고 채워지고... 이렇게 나선형을 그리며 아이들의 배움과 생각은 그 뿌리를 깊고 단단히 내리고, 저변을 넓혀갈 수 있지 않을까? 이러한 측면에서「어린이 대학」은 아이들에게 또다른 질문을 도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더 깊이 배우고 싶은 동기를 심어주는 책이라 생각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철학 깡패 - 사소하지만 사소하지 않은 생각에 시비를 걸다
노야 시게키 지음, 김경원 옮김 / 갈라파고스 / 2017년 7월
평점 :
절판


눈에 띄는 '철학'과 '깡패'.
'철학'에 이끌려 한 번 더 보게 된 제목에서 '깡패'의 강렬함은 나의 생각을 다른 곳으로 이끈다.
당연하게, 원래 그렇다고 혹은 익숙해서 별 생각없던 것들에 대한 질문, 그리고 다시금 생각해 보도록 날리는 시원한 '한방'이라면...
질문에 꽂힌 요즈음 읽고 싶다. 꼭!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정조 책문, 새로운 국가를 묻다 - 개혁군주 정조의 78가지 질문
정조 지음, 신창호 옮김 / 판미동 / 2017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정조 책문, 새로운 국가를 묻다』

『정조 책문, 새로운 국가를 묻다』는 1776년부터 1800년까지 재위했던 조선의 22대 왕으로 학자 군주인, 정조의 문집인『홍재전서』에 실려 있는 「책문」을 독해한 것이다. 책문(策問)은 최고지도자가 학자와 관리, 예비관리 등 여러 신하들을 상대로 국가의 정책에 관한 질문을 하며 대책을 요청하는 공론의 장이다.

5개의 분야로 나누어 우리말로 쉽게 정리된 『정조 책문, 새로운 국가를 묻다』는 다음과 같이 구성되어 있다.
<1부. 올바른 정치를 향한 소망> 올바른 정치를 시행하는데 요구되는 핵심 원리와 원칙에 대한 고민
<2부. 지도자의 열정과 그에 걸맞은 인재등용> 조선 후기 현실 사회의 시대정신에 맞는 인재의 발굴과 등용을 위한 노력과 고민
<3부. 문예부흥으로 빛나는 문명국가 건설> 자연과 인간, 사회가 어울려 즐거운 사회 분위기를 조성하고, 냉철한 역사의식, 세련된 언어생활 등 풍성한 국민 생활의 제고를 통한 국가의 부흥을 위한 노력과 고민
<4부. 정치지침서를 통한 리더심 함양> 독서와 강의 통해 국가 운영에 필요한 지혜를 경전 속에서 찾으려 노력하고 이를 정치에 응용하려는 노력과 고민
<5부. 함께 잘사는 나라를 만드는 노력> 조선시대는 백성을 정치의 근본으로 인식한 민본(民本)에 기초한 사회였던 만큼, 지도자와 백성 사이에 민생과 복지를 고민하고, 지역사회의 지리적 특성과 지역사회 분위기의 틍성을 살려 민생을 챙기려는 노력과 고민

학자군주이자 개혁군주였던 정조의 78가지의 질문을 하나하나 읽는 동안, 현실과 견주어 보지 않을 수 없다. 정치지도자와 국민 사이의 신뢰, 정치적 의사소통(언로), 국가의 규모와 본보기, 정치의 원리원칙, 부정부패와 연결되는 사치에 대한 경계, 능력과 재능을 바탕으로 한 인재등용, 사람을 소중하게 여기는 날인 '인일(人日)제', 공직자의 역할과 기능, 공직자들에 대한 근무평가, ... 하나하나가 지금의 국가와 국민, 그리고 정치·사회·문화·경제의 이슈와 닿지 않는 부분이 없어, 200여년 전의 군주가 나라를 사랑하고, 백성을 사랑하고 지도자인 자신을 성찰하는 모습을 존경하지 않을 수 없었다. 마음같아선 국민을 대표하여 선출된 정치인들이 모두 읽어보았으면 하는 바람이 가득한 책이다.
부끄럽게도 배경지식이 부족해서인지, 책의 중간중간 인용되고 있는 옛 서적과 인물들과 같은 내용들을 이해하기에 어려움이 있었던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하지만, 정조가 국가와 국민을 위하여 어떤 철학을 가지고 어떤 고민을 하는지에는 충분히 공감하고 이해할 수 있었다.

역자는 정조가 내놓은 책문 속의 수많은 질문은 '질문을 능가하는 질문 위의 질문', 즉 '초질문'이라 표현한다. 나는 이 표현에 감히 동감한다. 정조의 질문은 처음에는 최고지도자인 자신에게 향하면서 무엇이, 왜 문제인지를 치열하게 고민한다. 그리고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의 방향을 찾아감에 있어, 신하들의 의견을 청취하고 수렴하고자 다시금 질문하면서 그들의 의견을 기다린다. 내가 무엇을 아는가 모르는가를 인지하는 것이 '초인지'라는 맥락에서 정말 최적의 표현이라 생각한다.

지금의 대한민국은 국민들의 선택으로 새로운 지도자를 선출한 지 한달이 다 되어 간다. 대통령의 한달 간의 행보를 보면서, 국민들은 많은 위안을 받고 있는 것 같다. 나 역시 숨쉬는 공기가 달라진 것만 같다. 그리고 나라가 나라다운, 국민이 국민답게 위함을 받고 받고 있는 것 같다. 국민 한사람 한사람과 손을 맞잡고 함께 슬퍼하고 위로하고, 함께 웃고 기뻐하는 지도자의 모습에 국민들은 진정 살맛나는 세상을 꿈꾸고 그 꿈에 한걸음한걸음 다가서고 있음을 실감하는 것 같다.

200여년 전 정조의 치열하고 진실하고 간절했던 고민과 노력의 연장선 상에, 우리의 새 지도자도 새로운 국가를 자신에게 그리고 정부와 정치인들에게 묻고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 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정치의 시대 세트 - 전4권 정치의 시대
은수미 외 지음 / 창비 / 2017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촛불의 힘으로 이루어낸 탄핵, 그리고 새 시대...
탄핵되고서 '대한민국 국민으로써 나는 이제 무엇을 해야하는가?'하는 질문으로 답답했다. 현장에서 아이들과 촛불을 들고, 마음으로 동참하고, 이렇게 하면서 내가 생각하는 이 시대의 모순과 잘못된 현상에 대해서, 그리고 바라는 세상을 위하여 나의 생각과 뜻을 표출하고 행동할 수 있었던 촛불혁명! '내가 대한민국 국민이구나'를 실감할 수 있었던 표현의 광장을 잃어버린 것 같아 한편으로는 아쉬움이 남았다. 탄핵 그 이후, 그리고 새 시대에, 나는 '사람을 사람답게, 나라를 나라답게'를 만드는 데에 대한 나의 생각을 어떻게 표현하고, 말뿐이 아니라 행동할 수 있을지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없었다.
그러던 중에 만난 '「정치의 시대」만국의 알바여, 정치하라'는 나의 답답함을 해결하고, 그 답을 찾을 수 있는 시원한 책이었다. 지금 대한민국의 상황과 문제점을 잘 진단하고, 무엇보다 발로 뛰어 해결책을 제시하는 은수미님의 열정에 감동했다. 하청사회, 의자놀이... 국민 개개인이 자신의 위치에서 일상을 잘 살아내는 것으로, 대한민국은 대통령의 비선실세의 국정농단에도 이만큼 버텨온 점은 대단하게 생각하고, 국민 모두가 자랑스럽다. 하지만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을 강조하신 고 노무현 대통령의 말씀처럼, 개개인의 의견도 소중하지만, 같은 뜻을 갖는 시민들이 좀더 조직적으로 지속적으로 표현하고 행동하는 것이 필요함을, 이 책을 통해 선명하게 알 수 있었다. 새 시대를, 우리 손으로 선택한 대통령께만 의지하듯 맡기고서 우리의 할 일을 다한 것으로 착각하지 말아야겠다. 나의 생각과 뜻과 다르거나 국가에 문제가 생겼을 때, 비난하는 데에 그치지 않고, 나의 생각을 표현하고, 여러 다른 의견들과도 잘 버무려져 나라를 운영하는 그들에게 전달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관심가져야 겠다는 다짐을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