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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로해주려는데 왜 자꾸 웃음이 나올까 - 남의 불행에 느끼는 은밀한 기쁨 샤덴프로이데
티파니 와트 스미스 지음, 이영아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0년 7월
평점 :
절판
'위로 해주려는데 왜 자꾸 웃음이 나올까'는 타인의 불행이나 고통을 보면서 느끼는 기쁨. 바로 샤덴프로이데에 관한 책이다.
'샤덴(Schaden)'은 피해나 손상을, '프로이데(freude)'는 기쁨이나 즐거움을 의미한다. 즉, '피해를 즐긴다'라는 뜻이다.
이 책은 차례부터 독특하다.
1장 남의 실수가 제일 재밌어
2장 라이벌의 짜릿한 실패
3장 그 인간은 당해도 싸!
4장 잘난 척하더니 쌤통이다
5장 내가 더 사랑받아야 해
6장 잘나가더니 꼴좋네
7장 통쾌한 반란
8장 우리 VS 그들
'샤덴프로이데는 우리 주변 어디에나 있다. 우리가 정치를 하는 방식에도, 유명 인사들을 대하는 방식에도,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실수 동영상들을 볼 때에도. 하지만 마냥 통쾌하지만은 않고 왠지 불편한 기분이 든다.'
이 책에는 각기 금기의 즐거움을 가진 여러 종류의 샤덴프로이데를 탐구한다. 실수 동영상을 보면서 킥킥거리며 웃고, 상대편 팀의 실책에 기쁨의 환성을 지르고, 내 주차 자리를 얍삽하게 빼앗은 사람이 5분 후 내가 마트로 유유히 들어갈 때까지도 차를 제자리에 넣지 못하고 애를 먹고 있다거나, 잘난 척 많이 하는 친구가 하루아침에 실업자가 되었을 때 느껴지는 쾌감 때문에 표정 관리가 안되고 미소가 저절로 지어질 때, 대놓고 웃지는 못하지만 속으로 미소짓게 되는 이런 감정. 은밀하면서도 나 혼자만 알아야 할것 같은 불편한 감정을 다들 느껴보지 않았을까?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샤덴프로이데를 '나쁜' 감정, 옹졸하고 음흉한 감정, 뒤가 켕기는 감정으로 생각한다.
나는 샤덴프로이데가 선하거나 악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가끔 문제를 일으키기는 하지만, 대개는 무해한 즐거움이다.'
'분명 샤덴프로이데는 흠일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에겐 그것이 필요하다.
구원이라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닐 것이다.'
샤덴프로이데는 특히 모르는 이보다 우리가 알고 있는 사람들이 불행을 겪을 때 더 잘 느껴진다고 한다. 그래서 더 짓궃고 비열해 보이느게 아닐까? 친한 친구나 동료에게 좋은 일이 생겼을 때 마냥 기쁘기보다는 뭔가 씁쓸하고 착잡한 기분이 든 적이 있다. 내 자신이 한 없이 작아보이고 불안해지기도 했었다. 반대로, 그들에게 위기가 닥쳤을 때, 겉으로는 위로해주지만 속으로는 위안감과 안도감이 느껴지기도 했다. 이 책을 읽고나서 나만 이런 감정을 느끼는게 아니었구나. 잘못된게 아니었구나 하는 사실에 큰 위안을 받았다. 내 안의 나쁜 마음을 속속들이 들여다보고 싶다면 이 책을 읽어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