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승일기
김지승 지음 / 난다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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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쁘면 타인의 시선을 깊이 받지 못하고, 몸 기울여야 들리는 말들을 기억하지 못하며, 중요한 감각을 놓치기 일쑤다. 자기 시간과 장소를 쓰지 않고 관계를 맺는 방법을 사랑하는 방법을 나는 알지 못한다. 하지만 우리 모두 바쁘지 H가 키득거리며 말했다.
중요한 건 바쁨을 정지할 수 있느냐 없느냐 아닌가?
바쁨을 잘살고 있다는 신호로 착각하는 게 문제지. - P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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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승일기
김지승 지음 / 난다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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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아니, 나는 대부분의 시간을 엉망으로 쪼개진 파편으로 살아가는데 우리는 아니, 나는 정주하지 못하고 일관되지 않으며 규칙에 반하는데 우리는 아니, 나는 할 때마다 달라지는 이야기인데 우리는 아니, 나는 잘 잊히기 위한 고군분투의 기록일 뿐인데 우리는 아니, 나는 매일 마지막 낮잠에서 깨고 마는데 우리는 아니, 나는 등 뒤로 줄 서 있는 슬픔들이 있는데 우리는 아니, 나는 이름 없이 단 하나 남은 부족민인데 우리는 아니, 나는 용서하지 않을 거고 용서받지 않을 텐데 우리는 아니, 나는 즉흥적이고 정직하게 울고 싶은데 우리는 아니, - P57

그들이 표현하게 놔둬라. 죽고 싶어, 살고 싶어, 멈추고 싶어, 잊고 싶어, 사랑하고 싶어, 무서워, 아파, 힘들어, 행복해, 고마워……… 뭐든 마땅한 출구의 표현을 막지 말고. - P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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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승 지음 / 난다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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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안한결과 친밀함 안에서 마주보던 이들이 없진 않았지만 늘 함께 어울리는 사이‘는 없었고 지금도 없다. 늘 함께라니. 간단히 사람을 질식사시킬 수 있는 무시무시한 말이지 않나. K와 나는 그런 관계에 대한 요구를 교묘하게 피해다닌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겨울을 싫어한다는 것도 같았다. 지독한 겨울에 우리는 종종 팔짱을 끼고 걸었다.
가끔 그렇게 쌍이었다. 내가 타인들에게 바라는 게 바로 그 정도라는 걸 알게 해준 것도 K다. 한동안은 좋았다. 좋음 좋지 않음의 거리는 멀지 않았다. 딱 한 걸음이면 되었다. 그 걸음에 일년이 걸리기도 하고 십 년이 걸리기도 하는 거였다. 내 걸음은 삼 년짜리였다. - P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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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승 지음 / 난다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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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해요. 괜한 말을 했네요. 나쁜 의도는 아니었는데."
내 얼굴 온도를 느낀 그가 사과했다. 의도는 행위 조건이 아니라결과적 해석이 아닌가요 라고 말하지 못했다. - P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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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승 지음 / 난다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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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시마 유코는 "내가 나에 대해 단언할수록 나는 거짓말이 되었다"고 했고, 엘렌 식수는 "내가 말하기 시작하면 나는 내가 말하는 것이면서도 일부는 나에게서 빠져나간다"고 했다. 비슷한 문장 중 주디스 버틀러의 것을 제일 좋아하는데 "내가 생각하는 ‘나‘ 안에는 내가 아닌 무언가가 이미 들어와 있다"라는 그의 글을 반복해 읽으면 이미 나‘ 안에 들어와 있는 무언가로 공포영화를 여러 편 찍을 수 있다. 어쨌든 나는 거짓말이고, 어쩌다 남은 것들이고, 이미 들어와 있는 것의 이웃이므로 나는 나에 대해 말할 수 없음으로 말하기 시작한다. - P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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