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안한결과 친밀함 안에서 마주보던 이들이 없진 않았지만 늘 함께 어울리는 사이‘는 없었고 지금도 없다. 늘 함께라니. 간단히 사람을 질식사시킬 수 있는 무시무시한 말이지 않나. K와 나는 그런 관계에 대한 요구를 교묘하게 피해다닌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겨울을 싫어한다는 것도 같았다. 지독한 겨울에 우리는 종종 팔짱을 끼고 걸었다.
가끔 그렇게 쌍이었다. 내가 타인들에게 바라는 게 바로 그 정도라는 걸 알게 해준 것도 K다. 한동안은 좋았다. 좋음 좋지 않음의 거리는 멀지 않았다. 딱 한 걸음이면 되었다. 그 걸음에 일년이 걸리기도 하고 십 년이 걸리기도 하는 거였다. 내 걸음은 삼 년짜리였다. - P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