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협이 왜 이런 것까지 할까 - 생활클럽치바그룹의 도전
오자와 쇼지 지음, 조유성 옮김 / 한살림(도서출판)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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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일본 대지진, 후쿠시마 제1원자력 발전소 사고 이후, 경제평론가인 고 우치하시 카츠토스는 먹을거리 Food, 에너지 Energy, 돌봄 Care을 가능한 한 자급함으로써 스스로 지속가능한 지역을 만들어갈 수 있다고 제창했다. 자본주의의 세계화, 시장 원리주의에 대항해 가기 위해서는 사람들의 연대와 참여, 협동을 통해 FEC라는 인간의 기본적 생존권을 지켜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생활클럽의 활동들은 이에 호응한 것이다. - P86

"기본적으로 우리가 꽉 붙들고 있는 건, 협동조합 정신이에요. 협동조합의 일곱 번째 원칙인 ‘커뮤니티에의 관여’가 모든 활동의 밑바탕에 흐르고 있지요. 우리들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커뮤니티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서 활동한다는 것이 협동조합의 기본 방향이기도 하고요. 지역사회 전체를 대상으로 한 배려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이를 위해서는 생활클럽 내부에서 만이 아니라 지역의 다양한 단체들과 협력하고 연계하며, 때로는 의지하는 관계를 맺는 것 또란 필요하다고 느끼고 있어요. 따라서 중요한 것은 ‘우리가 한다‘라는 게 아니라 ‘우리도 한다‘라는 관점인거지요." - P105

바람의 마을은 사업 안내에 ‘태어날 때부터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인생의 모든 단계에서 필요로 하는 것을 지원하도록 지향합니다‘라고 밝히고 있다. 이처럼 고령자복지, 장애아·장애인서비스, 보육·육아지원, 아동양호시설과 유아원 운영, 생활자 자립지원, 그리고 더 나아가 지역 주민의 생활 지원 등 그야말로 모든 복지 분야를 망라하고 있다. 치바현 내에 7개의 거점 복합시설을 보유하고, 상근과 비상근을 합해약 1,800명의 직원이 움직이는 현 내 최대 규모의 사회복지법인이기도 하다. 이 ‘복지백화점‘은 어떤 이유로, 어떻게 탄생하여 지금에까지 발전해 온 것일까. - P145

인가를 받자 설립 준비는 착착 진행되었다. 먼저, 특양을 운영하는 조직인 ‘사회복지법인 서로돌봄클럽’을 설립했다. 사회복지법인 설립의 기본 요건인 1억 엔의 자금은 생활클럽치바가 냈다. 이 1억 엔을 거출하는 사안에 대해 조합원들로부터 반대의 목소리도 터져 나왔다. 사회복지법인이 되어 버리면 생활클럽생협에서 떨어져 나가는 것이므로, 입소자나 이용자를 조합원으로 한정짓거나 우선순위를 부여할 수 없다. 게다가 설립하는특양의 정원은 단 50명뿐이다. 이런 일에 생협이 1억 엔이란 큰돈을 선뜻 내어도 되느냐는 볼멘소리도 나왔다. 이런 의견에 대해 이케다는 다음과 같이 설득했다.

"사회를 향해서 바람직한 모델을 제시하는 것이 생활클럽조직 본연의 마음가짐이었습니다. 사회의 모델이 되는 특양을 만든다면, 그것이 정부의 기본 기준이 되어서 생활클럽 조합원만이 아니라 여러 사람들이 고르게 혜택을 볼수 있습니다." - P153

"조합원들은 지금까지 만들어 온 내용을 프로인 직원들에게 맡길 수밖에 없지요. 그래서 결국 이 같은 의구심에서 촉발되어 만들게 된게 있어요. 자신들이 생각한 특양의 모습으로 프로들이 제대로 운영해 줄까 하는 질문을 가지고 살피는 것, 자원활동으로 관여해가는 것, 이와 더불어 자금 면에도 지원하는 것. 이 세 가지 기능을 실행하는 단체를 만든 거지요."

이 조직이 바로 ‘서로돌봄클럽을 지지하는 모임‘이었다. 이른바 ‘입도 내고, 손도 내고, 돈도 내는 단체’인 것이다. - P155

치바리 이나게구의 UR도시재생기구단지 그린프라자 손노 지역에있는 ‘생활클럽 이나게 빌리지 무지개와 바람‘은 바람의 마을거점의 하나이다. 도시재생기구가 추진하는 옛 손노단지 재생사업으로 마련된 이곳은 지역포괄케어 실현을 목적으로 치바그룹 전체가 참여하는 형태를 취했다. 바람의 마을 이나게에는 돌봄서비스가 제공되는 고령자 대상 주택 ‘서포트 하우스 이나게‘
를 비롯해서 데이서비스, 소규모 다기능형 거택개호, 방문개호,
정기순회, 방문간호, 방과 후 데이서비스인 아카톤보이나게가있다. 무지개의 거리의 매장 손노도 병설로 입주해있다.
뿐만아니라 앞서 언급했던 CANS도 이곳에 터를 잡고 있으며,
‘특정NPO법인 커뮤니티케어 마을넷‘도 이곳에 본부를 차렸다.
이외에 다른 법인에서 운영하는 재택 클리닉과 레스토랑도 입주해 있다. 이나게와 야치마타 등 바람의 마을의 시설 여덟 곳은 ‘생활클럽 안심시스템‘의 거점으로도 활약하고 있다. - P163

"생활클럽 자체가 설립 이래 줄곧 다양한 사업을 펼쳐 온 생협이지요. 바람의 마을이 노인복지사업만을 운영했다면 아마 활동이 그다지 재밌지 않았을 것 같아요. 하지만 지역의 염원을 생각해 봤을 때에, 요청 받은 것은 노인복지문제만이 아니었지요. 보육, 장애인 등 특정 주제 지원에 한장된 것도 아니었고요. 바람의 마을은 그때그때 지역사회에서 나타나는, 필요로 하는 문제에 대응해가며 유연하게 움직이는 법인이자 운동체이지 않을까 해요." - P165

마치넷의 사업은 ‘주민 주체의 활동 창출에 의한 지역 만들기‘와 ‘안심하고 살아가기 위한 지원과 연계‘라는 두 개의 축으로 구성된다. - P176

제1부에서 소개한 ‘치바그룹협의회 2020년도 방침‘에서 첫 번째로 등장하는 ‘생활클럽 안심시스템(이하 안심시스템)‘과 ’거리의 툇마루‘는 치바그룹 각 단체가 연계해서 활약하는 사업이다.
안심시스템은 지역에 가족, 친구, 이웃과의 교류가 없어 고립된 사람들을 지지하기 위한 목적으로 2014년부터 시작한 활동이다. 일상 생활권역(중학고 권역 정도)을 기준으로 살아가는 모든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하며, 바람의 마을의 아홉 군데의 시설을 거점으로 두고 있다.
안심시스템은 두 가지 사업으로 크게 나뉜다. 그 중의 하나인 ‘안심지원시스템‘은 먹을거리와 환경, 복지 등 여러 생활 문제에 대해, 주민이 주체가 되어 지역에서 서로 지지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장보기버스 운행이나 어린이식당, 지역식당, 다양한 생활 지원, 살롱, 취미강좌, 치매카페, 육아 이벤트, 교육 지원, 라디오체조, 안부 묻기 등 폭넓은 활동이 이에 해당된다. 고령자, 장애인,생활곤궁자 등 고립상황에 빠지기 쉬운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다. 한마디로 표현하면 ‘지역 내에서 삶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한 지원시스템인 것이다. 동네에는 전문가가 아니어도, 조금의 시간을 내어주는 것만으로도 이웃의 삶을 지원할 수 있는 분들이 많다. 이런 지역 주민들을 자원활동가로 등록해서, 지원이 필요한 분들에게 연결하기도 한다. 이는 마치넷 설립 이후 꾸준히 실천해 온 일이기도 하다.
한편 ‘안심케어시스템‘은 인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지역 내에서 삶을 지속할 수 있도록 지지하는 제도이다. 안심케어시스템은 안심지원시스템과 다르게 일정 비용을 지불하고 이용 계약을 맺어 전문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안심시스템의 지정 거점 이외에도, 동네 곳곳에 지역 주민의 안식처를 확장하고자 설치한 것이 ‘거리의 툇마루’이다.

"안심시스템은 바람의 마을 거점이 있는 인근 지역에서의 시스템이잖아요. 하지만 거점까지 찾아가지 않더라도, 주민들에게 가까운 공간이 필요하기에 이를 마련하고자 한거예요. 치바그룹 각 단체들과 또 치바그룹에 관련된 워커즈 콜렉티브들 중에서는, 생활클럽 매장, 찻집, 교류스페이스 등 공간을 운영하고 있는 곳들이 있어요. 이런 기존의 장소들을 거리의 툇마루로 등록해서 안심시스템으로서의 기능을 넓혀 가고 있어요. 주민들의 안식처이자 사회 참여의 장이 되는 거지요."

‘여기에 머물러도 좋다‘라는 의미로 마음 편안한 안식처를 제공하는 것이 일차적인 목표이지만,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사회의 일원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게 중요하다고 한다. 거리의 툇마루의 목적은 지역 주민이 주체가 되는 ‘지역 공생사회의 실현‘이다. 2020년에는 치바그룹에 ‘안심시스템·거리의 ‘툇마루 추진실‘이 설치됐다. 마치넷은 추진실의 운영을 맡았다.

…….

마치넷의 사업 범위는 매우 폭넓다.

"폭넓은 활동과 행동력을 지닌 것이 마치넷의 특징이라 할 수 있어요. 치바그룹 안에서 무언가 새로운 실천을 해야 할 때에 가장 먼저 나서는 조직이라 할까요. 물론 모자라는 구석도 매우 많지만요. 그룹 차원에서 새롭게 대처할 일이 생겼을 때 그 손발이 되지요."

또한 ‘다양한 사업 경험이 있기 때문에 이런저런 분야나 운영방식에 대응해가는 힘이 있어요‘라고 힘주어 덧붙였다.

그렇다 손 치더라도 이렇게나 다종다양한 일들을 비상근 직원 50명, 등록되어 있는 유상 자원활동가 150명이 해내고 있다. 이들을 통합적으로 묶어내서 지원한다는 건, 어지간한 운영 역량을 지니지 않고서야 불가능한 일이다. 게다가 NPO법인 특유의 경영상의 어려움도 발생한다. 이에 대해 이와가미는 이렇게 말한다.

"위탁사업은 행정의 방향성이 바뀌게 되면 사업 자체가 없어져 버리는 일도 있고, 공모가 원칙이므로 다른 곳에 빼앗기는 경우도 있어요. 인재를 모아 조직체제를 마련해 놓았어도, 사업이 종료되어 버리는 일도 생기는 거죠. 비영리 활동법인은 일정 기준에 의해서 직원을 정규직으로 확보하면서 지속적인 고용을 보장해야 해요. NPO는 무언가 이뤄내고자 하는 의지가 없으면 앞으로 나아갈 수 없지만, 그렇다고 해서 의지만 있어서는 사업이 지속적으로 성립되지 못하지요. 그 균형을 잘 맞춰가고자 노력하고 있어요." - P176

지금까지 몇 번이나 별도의 설명 없이 ‘유니버셜근로‘라는 단어를 써 왔다. ‘유니버셜근로‘란 여러 가지 사정으로 일하기 힘든, 삶의 어려움을 안고 있는 사람들이 일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동시에 어떤 사람도 일하기 좋고, 일의 보람을 가질 수 있는 일터 환경을 만들어 가는 방안이다. - P199

"대부분의 사람들은 고용되는 것만이 일하는 방식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그것만이 아니라고, 새로운 노동방식이 세상에 존재한다는 걸 알아주었으면 해요. 워커즈 콜렉티브 운동을 실천해 온 한 사람으로서 이 법률이 생긴 것을 계기로 이 새로운 노동의 방식이 확대되기를, 일의 기회가 확장되기를 바래요. 아무것도 없던 불모지에서, 스스로의 힘으로 무에서 유를 창조해 낼 수 있는 게 우리 워커즈컬렉티브이거든요. 한 걸음 내딛는 용기를 가지면, 지금까지 보이지 않았던 세상이 보이게 되지요. 그렇게 한 발짝 옮겨온 그 곳이, 자신에게 편히 기댈 수 있는 안식처가 되어주고요. 워커즈 콜렉티브 운동이 한 발짝 더 나아가기위해서, 저희 연합회도 눈에 보이는 형태의 중간지원을 계속해 갈 수 있도록 해야겠지요." - P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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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협이 왜 이런 것까지 할까 - 생활클럽치바그룹의 도전
오자와 쇼지 지음, 조유성 옮김 / 한살림(도서출판)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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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클럽은 대체 어떤 조직일까? 어떤 시스템이 있길래 계속해서 활동하는 조합원을 배출하고 끊임없이 운동을 이어갈 수있을까? 이들 대부분은 자발적으로 움직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이런 것까지 할까?
이번 취재 시 염두에 둔 건 바로 이 질문이었다. 그러나 실제 이야기를 들어 보니 인재양성 시스템이 체계화 되어 있지는 않았다. 그건 아무래도 조직 속에 면면히 이어져 오는 전통인 듯하다. 아직 명확한 답을 찾지는 못했지만, 다수의 치바드룹 구성원들이 입을 모아 ‘마을 만들기‘, ‘동료‘라는 단어를 언급한 것에서 그 실마리를 찾을 수 있었다. 조직의 규모는 커졌어도, 늘 활동의 중심이 되는 건 지역사회, 그리고 그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누구나 나답게 살아갈 수 있는 마을 만들기‘라는 치바그룹의 운동방침이 여실히 드러나는 것이다. 바로 이 점에서 내가 살기 좋다고 느끼는 마을이 되면 분명 누구나 살기 좋은 마을이 될 수 있으리라는 소망을 발견한다. 더구나 생활클럽에는 폐쇄적인 외골수 운동에 빠지지 않고, 스스로 조직의 한계를 이해하면서 조직 밖으로 사회관계망을 넓혀가는 유연함이 자리하고 있다. - P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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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협이 왜 이런 것까지 할까 - 생활클럽치바그룹의 도전
오자와 쇼지 지음, 조유성 옮김 / 한살림(도서출판)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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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클럽생협치바가 직접 돌봄사업을 운영하기 시작한 때는1994년으로, 이 때는 일본의 고령화율이 14%를 기록한 시기였습니다. 이 시기를 전후로 저희는 생활클럽생협 조합원을 중심으로 다양한 지역 문제에 대처하는 지역 활동조직을 만들어 가기 시작했습니다. 오늘날 이들은 치바그룹을 이루는 10개 단체가 되었습니다. 게다가 이 10개 단체 중 하나인 워커즈 콜렉티브 치바현연합회 산하에는 스무 개 이상의 워커즈 콜렉티브 조직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46년 동안 펼쳐 온 활동 이야기를 한국의 독자들께전할 수 있어 매우 기쁩니다. - P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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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브리바디 - 모든 몸의 자유를 향한 투쟁과 실패의 연대기
올리비아 랭 지음, 김병화 옮김 / 어크로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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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적이고 상상 가능한 성적 다양성의 숫자는 거의 무한하다. - P106

라이히가 생각하는 오르가슴은 사정과 동의어가 아니었다. "그저 하는 것이 아니에요." 한해 뒤에 그는 설명했다. "단지 성교를, 교합을 뜻하는 것이 아니에요. 그건 자아, 영적 자신을 상실하는 진정한 감정적 경험입니다." 다다르는 것the coming 보다는 놓아버리는 것the letting go이 더 중요했다. - P111

프로이트와 달리 그는 사람들이 좌절하고 수치를 느끼면, 금지나 처벌에 대한 두려움으로 절름거린다면, 자신들의 욕망이 나쁘고 잘못된 것이라고 믿는다면, 자유롭고 안전한 표현의 기회를 얻지 못한다면, 미성숙한 상태로 계속 살아갈 것이라고 보았다. 좌절감을 해로운 쪽으로 분출하는 영원히 불행한 아이로, 그에 반해, 성적으로 만족한 인간은 그의 정의에 따르면 불안에서 해방되었다. 섹스는 불안을 방출하는 메커니즘이기 때문이다. 이 건강한 성 표현을 청교도적인 수치심 자극, 피임이나 낙태 기회의 부족 등 다양한 방법을 써서 금지하는 사회라면, 그가 보기에 변해야 하는 것은 사회라는 점은 분명했다. 시민의 리비도적 필요를 더 수용해야 했다. - P114

빅토리아 시대에 퇴화된 인간의 범위는 계속 확대되었다. 빈민, 동성애자, 매춘부, 알코올중독자, 유랑민, 거지, 환자, 병자, 불구자, 자살한 자, 정신이상자. 그 관념은 엄청난 인종주의 세력을 끌어모았고, 소위 후진적이거나 원시적인 민족을 향한 제국의 폭력과 선교 열정을 정당화했다. 그것이 기생 parasicism이란 개념과 자주 결합되다 보니, 나쁘고 퇴화된 신체는 지원해주지 말아야 하고, 관용되지도 말아야 한다는 분위기가 강해졌다. - P125

스스로도 리베르탱인 사드는 자유liberty라는 단어가 가진 복잡성의 화신이다. 그 단어에는 서로 엇나가는 의미들이 담겨 있다. 중세때부터 그 단어는 구속으로부터, 노예제나 감금으로부터의 해방, 자의적인 통제나 독재로부터의 해방을 뜻했지만, 또한 방해나 제약없이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할 능력이나 힘이라는 의미도 지녔다. 운명이나 필연으로부터의 자유, 의지의 자유, 허락, 허가, 어떤 것에 대한 거리낌 없는 사용이나 접근, 관습의 한계를 넘는 행동, 방종, 특권, 면제 또는 권리.
이것이 드러내는 것, 사드가 애써 우리에게 말하고 있는 것은 자유를 취하는 taking liberties 것은 자유를 부여하는bestowing liberties 것과 같지 않다는 것이다. 리베르탱의 낙원이 감옥이라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담으로 둘러싸이고 폐쇄되어, 자유가 박탈당한 사람이든 자의로 붙잡힌 사람이든 누구도 탈출할 수 없는 곳이다. 마음대로 행동할 자유는 불운하게 행동의 대상이 된 몸들에게 지옥 같은 결과를 낳을 수 있고 실제로도 그렇게 되었다. 사드는 경고한다, 절대적 자유는 에덴보다는 아우슈비츠와 더 가깝다고. - P1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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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브리바디 - 모든 몸의 자유를 향한 투쟁과 실패의 연대기
올리비아 랭 지음, 김병화 옮김 / 어크로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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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것이건 나쁜 것이건 라이히의 모든 사유의 기초는 양차 대전 사이의 빈에서 그가 개발한 단 하나의 사상에 있었다. 우리의 몸은 인정받지 못하는 역사, 무시하거나 부인하려고 애쓰는 모든 것을 지니고 있다는 사상이었다. 이것은 그 이후에 그가 전개한 자유에 대한 사상들을 낳은 씨앗이었지만, 또 미국에서 그가 상술한 건강에 대한 난감하고 위험하기까지 한 사상의 기원이기도 했다. - P43

라이히가 보던 것은 판독되어야 하는 히스테리의 상징이 아니라 한 사람의 전체 전재에 만연한 쥠과 죄임이었다. 즉 너무나 견고하고 뚫고 들어갈 수 없어서 무장을 연상시키는 그런 영속적 긴장 상태였다. 사람들이 행한 모든 일, 손을 흔들거나 미소 짓는 것에서부터 그들의 목소리에 이르기까지 모든 일에서 그것이 눈에 보였다. 그는 자신이 성격 무장 character armour 이라 이름 붙인 그것이 느낌에 대한, 특히 불안과 분노와 성적 흥분에 대한 방어라고 생각했다. 만약 어떤 느낌이 너무 고통스럽고 괴롭다면, 감정 표현이 금지되거나 성욕이 억제된다면, 유일한 대안은 긴장을 끌어올려 가두어버리는 것뿐이다. 이 과정은 다치기 쉬운 자아 주위에 신체적 방패를 만들어내어, 즐거움에 둔감해지는 대신 고통에 대한 방어력을 준다. - P50

감정과 몸 사이에 명료한 경계선은 없다. 자아와 세계 사이에 확실한 경계선은 없다. 영화 <세이프>가 그토록 급진적인 것은 그 경계가 정말로 얼마나 열려 있는지를 드러낸다는 점 때문이기도 하다. 이 영화는 몸을 투과성을 지닌, 침습당하기 쉬울 뿐 아니라 본질적으로 외부 세계와 위험한 교류를 끊임없이 해야만 하는 것으로 소개한다. - P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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