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 핫 캘리포니아 - 미드보다 짜릿하고, 리얼 버라이어티보다 스펙터클한 미국놀이
김태희 지음 / 웅진리빙하우스 / 2008년 3월
평점 :
품절



무한도전 김태희 작가의 무한도전 같은 캘리포니아 어학연수(?) 이야기

사실 이 책에서 어학연수 이야기를 기대하지는 마시고, 그가 얼마나 외국인 친구들과 함께, 때로는 홀로 LA를 마구마구 누리며 잘 즐기고 왔는지에 대한 일기장 같은 이야기라고 보면 된다.

평소의 말투로 여겨지는 통통 튀는 어투로 가득찬 이 독특한 여행기는, 그와 어울리는 감각적인 사진으로 가득차 읽는 이들을 한시도 지루하지 않게 만든다. 무한도전이라는 개성 독특한 여러 걸출한 출연진들의 대본을 쓰는 방송국 작가로서의 (그것도 버라이어티 쇼의 작가인) 숨은 저력이 드러나는 책이랄까?

 

물론, 수천만원을 들고 1년 짜리 어학연수를 떠나 노란색 미니쿠퍼 몰며 다니고, 온갖 파티에 참여하며, 운좋게 현지 한인 라디오 방송국에 MC로 일하게 되는,  이 럭셔리한 어학 연수생 생활은 일반 독자들이 함께 따라하기에는 상당한 괴리감이 있기는 하다. 그래서인지 뒷쪽의 작가의 글을 보면, 요새와 같이 환율이 널뛰며 민심이 흉흉한 이 때 이 책을 내는 것이 과연 옳은가에 대해서 생각했었다고 한다. 우리와 그녀와 같이 똑같이 즐기지 못하면 뭐 어떠랴, 원래 여행기란 사실 대리 만족을 하기 위해서 있던 것이 아닌가?  

 

만약 내가 그와 같은 돈과 시간이 있다고 해도, 그와는 판이한 성격 탓에 그처럼 화끈하게 클럽 문화를 즐길 수도 없을테고, 매끈한 배를 뽐내며 선탠한 피부를 자랑하며 할로윈 파티에 코스튬을 챙겨입고 나가지도 못할 것이다. 타고난 싹싹함과 친화력으로 외국인 베스트 프렌드들을 척척 사귀며, 공항의 거지와도 (비록 거지인지는 몰랐지만) 30분 넘게 대화를 나누는 저력 역시, 단지 그가 돈과 시간이 많아서 일어난 일은 아니기 때문이다.

 

'패밀리가 떴다'를 주말에 보면서, 그들의 시골 체험기를 보며 부러운 마음 반으로 즐기는 것과 이 책을 읽는 독서의 느낌을 비교해보면 비슷하다고 할 수 있을 듯 하다.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를 몸소 실천한 이 서른의 발랄한 아가씨는 1년여 간의 LA 생활을 활활 그 한 몸 불태우며 신나게 놀았고, 그리고 그렇게 채워온 에너지로 또 다시 멋진 TV 프로그램으로, 책으로, 또는 우리가 아직 상상하지 못하는 다른 무언가를 들고 대중 앞에 서리라 생각된다. 그녀의 명성이 단지 유명 '김태희'와 동명이인이라는 것만으로 이루어진 것은 아닐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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