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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를 건너라 - 더 큰 세상을, 꿈을, 행복을 향한 도전
한창욱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09년 2월
평점 :
귀여운 갈매기가 오색빛깔로 물결치는 파도 위를 둥실 날아가는 모습의 책 표지를 보니 미소가 살풋 머금어진다. 머나먼 태평양 바다를 건너는 갈매기 이야기를 빗댄 자기 계발서이다. 갈매기를 떠올리면 절로 '갈매기의 꿈'이라는 유명한 소설이 먼저 생각난다. 갈매기의 꿈의 조나단이 홀로 비행연습을 하던 조금 독특했던 갈매기라면, '바다를 건너라'에 나오는 주인공 갈매기 '티오'는 세상에 불평불만 많은 우리네 모습과 많이 비슷한 갈매기라고나 할까?
일년에 두 번 히말라야를 넘어야 하는 고된 비행에 무슨 의미가 있는 것인지에 대한 불만, 밖에서는 존경받는 리더이지만 다정한 가장이라고 하기는 어려운 아버지에 대한 불만, 그 외 이런 저런 불만들로 툴툴 대다가 그는 비행 중 힘든 상황이 다가오자 혼자 단독 행동을 취한다. 순간적으로 짜증이 나서 취했던 그 행동이 그를 생각지도 못했던 몇 년에 걸친 시련으로 떨어 뜨린다. 몇 번의 희망과, 몇 번의 절망. 그를 도운 멘토들의 가르침과 그들의 의미깊은 희생 등, 여러 일을 겪으면서 그는 아버지를 용서하고 되고,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는, 아니 애초에 한계라는 것을 인식하지 않는 갈매기로 다시 태어난다. 이제는 그가 다른 갈매기들의 멘토가 될 차례가 되었다.
뒷표지를 제대로 읽지 않은 상태에서 책을 읽어내려 갔었는데 나를 가장 찔리게 했던 문장인 '결심을 어기는데 익숙해졌다.'라는 내용이 나오는 부분이 뒷표지 부분에 있다는 것을 뒤늦게 알았다. 나 역시 일주일에도 수많은 스스로와의 약속을 어긴다. 운동을 해야지, 조금 더 일찍 일어나야지, 방을 치워야지, 공부를 해야지 등등. 크고 작은 나와의 약속들을 어기는 것이 이제는 너무 익숙해져 버린 것 같다. '내가 그렇지 뭐.'라는 생각을 아무렇지 않게 하면서 내가 이러한 약속을 지킬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보다도 오히려 약속을 하는 순간부터 '난 지키지 못할거야'라는 생각을 무의식 중에 하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얼굴이 화끈했다.
안개를 만나면 위로 위로 올라가면 되는 것이다. 그렇다. 저 위의 하늘은 바람이 조금 더 거세겠지만, 안개 속에서만 비행을 한다면 우리는 길을 잃을 것이다. 그 위를 뚫고 올라가는 사고의 전환과 높은 곳에서도 견딜 수 있는 힘을 평소에 기르는 것. 그리고 그 힘은 매일 매일의 일상 속에서의 작은 약속들을 지켜나가면서 길러지는 것일 테다. 나는 오늘 이 책에서 이 한 문장을 감사히 담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