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OW - 대한민국 최초의 브랜드 마케팅 소설
유창조.안광호 지음, 김성민 이야기 / 컬처그라퍼 / 2009년 3월
평점 :
품절



"세상이 놀랄 SHOW를 하라"

들으면 바로 아 그 광고? 할 만큼 눈과 귀에 쏙 들어오는 광고가 있었다. 어린 시절 과학만화에서만 보아왔던 영상 전화가 이제 사천만이 다 쓰는 휴대폰으로도 가능한 세상이 되었다.(아니, 사실 휴대폰의 보급률만 봐도 엄청난 발전이라고 생가하긴 하지만...) 이 책의 리뷰를 쓰는 나는 여전히 2G 세대이다. 영상통화, 초고속무선인터넷의 시대를 달리는 3G에 탑승하지 못하고 있고, 현재의 이 핸드폰이 딱히 고장이 나지 않는 이상 한동안은 요금제나 이동전화사를 갈아타는 일 없이 쭉 갈 것 같다.

 

이러한 나와 같은 고객은 기업의 입장에서 보면 사실 꽤 골치아픈 고객일 것이다. 휴대폰은 보조금을 받아야만 (그것도 번호이동으로) 쏙 바꾸고, 수많은 VIP 고객들에 비하면 통화량도 그다지 높지 않은데 해마다 주는 포인트는 바닥까지 싹싹 긁어 쓰는 얌체같은(?) 고객. 인터넷 가격비교와 온갖 쿠폰제, 구매 후기 쓰기 등을 통하여 정보란 정보는 다 긁어모아 비교해보는 똑똑해진 고객들 때문에 마케터들은 더욱 힘이 드는 시대를 보내고 있을 것이다. 물량 공세로 광고만 빵빵 때린다고 알아주는 시대는 이미 한물이 간지도 오래 되었기 때문이다. 기발한 광고도 광고 내용만 기억하고 브랜드를 기억해주지 않는다면 돈 낭비다. 호기심 강한 현대인들은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원하고, 가격대비 높은 이득을 누리기를 바란다.

 

여기에 만년 2등의 이미지를 벗어나고자 하는 KTF사가 있다. 그들은 죽기 아니면 까무라치기의 자세로 2G를 버리고 오직 3G에 올인 하기로 했다. 잘 되면 대박, 못 되면 쪽박이 아는, 말 그대로 '올인'의 자세였다. 도박사가 올인해봤자 혼자만 망하면 되지만, 임직원이 수천명이 될 대기업이 올인에 실패하면 기업의 존폐 위기가 올 수 있는 큰 위험이었다. 하지만 그들은 결국 기적을 이루어냈고, 그 기적은 치밀한 마케팅 전략과 준비, 그리고 배짱이 이루어 낸 성과였다.

 

이 책은 한 브랜드를 창조하여 그 브랜드를 1위의 자리에 까지 올려놓기의 이야기가 소설처럼 진행된다. 이를 저자는 비즈니스 팩션이라고 한다. 내용과 SHOW라는 브랜드의 참신성에 비해서 밋밋한 표지가 살짝 아쉽긴 하지만(차라리 표지도 검정인 만큼 SHOW의 로고를 제목으로 그대로 써도 좋았을 법 했다.) 내용 구성은 상당히 독특하다. 소설같은 이야기가 전개되고, 경영교수들의 이와 관련한 경영학에 대한 설명이 정리되고, 마지막으로는 이를 재미있는 2페이지 만화로 한 번 더 정리해준다. 마케팅 특강의 경우 중요한 부분을 형광펜처럼 주황색 굵은 밑줄 처리로 눈에 쏙쏙 들어오게 만들어주었다. 마치 교과서를 줄을 그으며 읽어 내려간 기분이다.

 

SHOW라는 브랜드가 만들어진 계기, 그것을 준비하는 과정 속의 마찰과 즐거움, 그리고 마지막에 거두는 성공. 한 회사의 역사에 대해서 자세히 그려놓은 책은 많이 접해왔으나, 아직까지 한 성공 브랜드에 대하여 그 성공 스토리를 꺼내놓은 책은 그다지 보지 못했던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SHOW라는 단일 브랜드의 가치를 다시 한 번 깨닫게 해주며, 또한 이 브랜드에 관한 이야기가 우리가 배우고 반성해야 할 점을 알려주는 한 권의 책으로 엮어 나왔다는 점이 참 반갑다.  

 

어떤 문구에서는 1등 보다 2등이 편하다고 하였다. 1등의 자리에 올라서면 더이상 자신이 목표로 삼던 경쟁자가 사라지고,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는 2등과 3등을 견제하기 위한 스트레스가 엄청나다는 것이다. 그에 비해 2등과 3등은 그저 '1등'이라는 목표 하나만 꾸준히 바라보고 뛰면 되는 것이다. 이제 3G에서 1등의 자리를 차지한 KTF SHOW가 앞으로 어떤 전략을 선보이며 1등의 자리를 굳건히 유지할 수 있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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