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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크 리더십 - 가슴이 따뜻해지는 메리 케이 경영 이야기
메리 케이 애시 지음, 임정재 옮김 / 씨앗을뿌리는사람 / 2009년 2월
평점 :
절판
메리 케이 에시의 독특한(?) 인간 중심 경영은 마케팅 서적에서 한 두 단락의 모습으로 종종 만날 수 있었다. 늦은 나이에 자신의 사업을 시작하여, 세계적인 기업을 키워낸 여성 CEO. 많은 회사들이 고객 중심을 외칠 때, 그녀는 자신의 직원 한 명 한 명을 가족처럼 따뜻하게 대하는 방식으로서, 이를 고객 사랑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만들어 냈다. 단편적으로 접해왔던 메리 케이 에시는 전 직원에서 따뜻한 인사 한 마디씩을 건네는 CEO의 모습으로 내게 그동안 기억되어 왔다. 그리고 그녀의 자서전(?)인 핑크리더십을 이제 접하게 되었다.
화장품 회사의 CEO답게 조금 화려한 메이크업을 한 메리 케이의 얼굴이 책표지를 가득 채우고 있다. 조금 날카로워 보일 수도 있는 인상이다 싶지만, 그녀의 입술은 은은한 미소를 띄우고 있고 카메라를 응시하고 있는 눈은 왠지 따뜻해 보인다. 책 표지만으로도 그녀에 대해서 왠지 알 게 된 듯한 느낌을 주는 멋진 사진이라고 생각한다. 책은 저자가 생전에 썼던 책을 아들인 라이언 로저스가 조금씩 최근의 메리 케이 애시사의 이야기를 곁들여 가면서 개정한 책이다. 라이언 로저스의 개정 부분은 핑크 리더십에 어울리게 핑크색 박스 처리가 되어 이전의 원고와 구별을 둔다.
자신의 회사를 설립하기 이전 오랜 기간 판매 교육사원으로서 일했던 메리 케이는 자신이 겪었던 불합리함과 부당한 처우들을 잊지 않고, 자신의 회사를 세웠을 때 그와 같은 기업 환경을 이를 개선해 나갈 뿐 만 아니라 골든룰이라는 주된 원칙으로 삼는다. 그녀는 성서에도 나오는 말 처럼 내가 받기를 원하는 대로 남을 대하라, 라는 대원칙을 가지고 직원을 비롯한 만나는 사람들을 대한다. 또한 칭찬-질책-칭찬을 섞는 샌드위치 법칙, 한 번 입사하여 교육을 받고 일을 한 직원은 부득이하게 타 회사로 전근할 때 까지 그 직원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마치 어머니와 같은 그녀만의 여성성이 가득 가미된 경영 방식은 처음에는 수많은 사람들의 비웃음을 샀지만, 결국 그녀는 옳았다. 그녀의 회사는 이직률이 현저히 낮으며, 직원들이 그녀를 본인의 어머니처럼 느끼고 따른다. 물론 한없이 직원들을 놓아주는 것 뿐만이 아니라, 리더로서 확실한 선을 긋고 옳다/아니다를 가르는 면도 있다. 오히려 그러한 면이 더욱 그녀를 훌륭한 리더로서 만들어 주는 것이다.
수많은 자기경영서들, 여자를 위한 책에서도 많은 부분들이 시장은 남자들에 의해 만들어 졌고, 그렇기에 남자들이 만든 게임의 법칙을 알아야만 한다고 주장한다. 여성성을 버리고, 남자들과 함께 으르렁대며 밥그릇 싸움을 해야 한다고 말이다. 이 또한 물론 맞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모처럼 여권이 신장되고 무엇보다도 여성으로서의 장점을 가득 지니고 있는데, 이 모든 것을 버리고 여자고 남자고 간에 남성성을 앞세우며 인생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직장 생활을 하라는 것은 조금 씁쓸한 일이다. 그러한 면에서 메리 케이 애시와 같은 여성성이 두드러진 리더의 성공은 괄목할 만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사후에도 훌륭한 리더로서 존경받는 그녀가, 차후 CEO, 또는 자신이 있는 자리에서 보다 높은 위치를 꿈꾸는 여성들에게 훌륭한 멘토가 되었으면 한다.